131125 #게임기획자하얀용 김동은WhtDrgon.
두줄요약:
스트레스와는 다른 '포기압박'이라는 또다른 게이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없애야하고, 하나는 먹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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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정리를 못해서 게임 기획만 시작하면 갑갑하다는 신참들에게.
일목요연하게 보이는 곳은 시야거리의 바깥 뿐이다.
꼬이기 시작하면 공부가 시작된거라고 보면 된다.
게임 기획도 비슷해서 '갑갑함'의 구간이 있다. 이건 정상이다. 이는 아이디어의 종류에 따라 4~8시간, 혹은 그 이상의 시간 투여를 필요로 한다. 다행히도 10여년쯤 지난 나중에는 적절한 감이 온다. "아- 이건 꼼짝없이 4시간은 써봐야 된다 안된다 답이 좀 보이겠구나." 내지는 "이건 중요한거니까 10시간은 써보고 어떻게 할지 생각해봐야겠다."
모든 새로운 학습,그리고 게임 기획에는 '포기 압박'이 존재하는데, 이는 줄일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어서,포기압박과 함께 찾아오는 '스트레스'와는 다른 것이다.
스트레스는 감소시키거나 기분전환등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이 '포기 압박'은 학습이나 구상을 속행하는 한 절대 줄어들지 않는다. 흰둥이가 '세이브 포인트'라고 부르는 곳을 만날 때까지 계속 하는 수 밖에 없다. 그 세이브 포인트에 도달하게 되면 스스로 안다. 아! 이건 괜찮다. 여기서 더 발전시켜보자라는 느낌이 든다. 더 깊게 들어가다가 정 안되겠으면 여기로 돌아와야지라는 생각이 드는 기획구상의 안전지대 같은 것이다. 학습에서 '계단현상'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를 돕는 모든 것들은 '격려'나 '동기부여'같은 극복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일 뿐, '포기압박' 자체를 어떻게 해 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 스트레스쪽만 어떻게 할 수 있다면 쉬지말고 더 밀어붙여서 돌파하는 수 밖에 없다는 쪽이 더 맞는 설명 같다.
그 과정에서 온갖 '번뇌'와 '유혹'이 찾아온다. 신입 기획자들은 이 갑갑함과 장시간 싸워본 경험이 없어서인지, 스트레스와 '포기압박'을 구분 못해서인지 갑자기 의미를 찾으려들고, 효율이나 필요를 따지지 않나, '본격적으로 구상하기위해' 같은 장소를 계속 바꿔가며 노트북 싸들고 뱅뱅 돌게된다. 그러다가 목표가 아닌 문제를 공격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목표과제물을 검토해줄, 과제를 낸 상사를 비난하거나 하거나 자신의 기획재능,적성,능력을 비하하는 등, 온갖 번뇌의 참상을 보여준다. 이건 숙련된 기획자라고 없어지는 현상이 아니다. 더 심해지는 느낌이다. 나역시.
아무리 게임개발이 좋고 기획이 좋아도, 적성과 재능과 모티베이션, 흥미가 있어도 책의 몇페이지를 넘기면 이 '포기압박'이 찾아오고, 이 뇌의 덜컥거림은 드디어 이 공부가 본궤도에 들어섰다는 신호이다.
당신의 재능과 열정,실력.. 모두 이 '포기압박'을 감소시킬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이라곤 그것의 존재를 알고 그냥 왔구나 생각하고, 계속 가는 방법뿐이다.
주변의 지식이나 대화를 통한 아이디어 교환, 다른 영감의 계기. 촉발점을 찾는 것도 몇번 꽤 성과를 볼 수 있는 좋은 도구일 뿐,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 '포기 압박'은 먹어치워서 없애야 하는, 아이디어를 둘러싸고있는 '(밀가루)죽의 장막' 같은 요소이다. 걍 부지런히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