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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l 17. 2021

<진심이 더 싸다.>

김동은WhtDrgon. 160214 #게임기획자하얀용

개요

이 글은 2016년 2월 14일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옛 글을 브런치로 옮기는 중입니다. 


본문

<도서관 벽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짓도록 하는 것이 더 싸다>


1. 인간의 필요영양소를 분석해서 그걸 다 알약 형태로 챙겨먹는 것보다는 그냥 하루 세끼 골고루 잘 챙겨 먹는 것이 더 싸다


... 생략...


10. 이미 성공한 게임을 더 잘 분석하고, 요소를 추출해서 재현하려는 노력보다 우리는 다르게 해서 성공해보자는 시도를 통해, 개발자의 자긍심과 회사의 가치상승을 기술노하우 획득 시도를  통해 유지하는 편이 더 싸다.


 예술가들이 대체로 사업요령 획득을 버린 채 예술활동에 집중하는 이유는 그것밖에 모르는 멍청한 오덕/매니아/소년이라서가 아니라, 전략적 결정. 즉 동일한 자원을 투입해서 얻어지는 모든 활동들에 대한 기대이익보다 '훌륭한 작품'이 투입자원 대비 효율이 월등하게 높기 때문이다. 

 게임은 어떨까? 게임이 예술이라는 소리가 아니라, 게임개발은 어떤 활동이 가장 큰 이득을 보장할까.


 그럼 기획자들/개발자들을 좋은 게임에 집중하게 놔두는 것과, BM과 사업,마케팅을 고려하여 성공한 게임을 잘 베껴 만들라고 주문하는 것 중에 무엇이 더 쌀까?


-------생략된 것들 ---------


2. 시험관 아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마치 줄기세포 때 처럼) 아이들이 시험관에 담겨 가게에서 팔리고, 미지의 독재자가 군대를 키우게 될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냥 현실이 더 싸다. 


3. 어린 애들을 가둬서 살인기계로 키워 특수부대로 만드는 영화들이 있지만, 그냥 시험봐서 우수한 사람을 뽑는 것이 더 싸다.


4. 석유가 국가적 부의 상징이라 엄청 비싼 것 같지만, 현대가 석유에너지 문명인 이유는 그게 가장 싸서 그렇다. 석탄도 있지만 인건비와 수송비 덕에 더 비싸졌듯 석유를 대체하려는 많은 시도들은 석유값이 오르면 해결되는 것들이다. 환경비용에 대한 인식이 더 올라갈수록 '석유값'은 더 오르고 300달러쯤 되면 거의 모든 대체발전이 경쟁력을 가진다. 결론은 석유가 더 싸다. 


5. 엘빈토플러의 새책을 나오자마자 사서 읽었을 때 가장 기억나는 것은 '프로슈밍'보다 '배변훈련의 경제성'이다. 회사가 직원의 배변훈련을 가르쳐야만 한다면 엄청난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를 더 좋은 사람으로 되도록 투자하게 하는 쪽이 더 싸다. 


6. '저녁있는 삶'으로 표현되는 , 안정적 가정이라는 것은 개인의 복지,안락,나태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세이브하게 된다. 도덕적 가치가 높은 사회는 경제체계 전체에 상당한 이익을 가져오고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경제집단'과 싸울 경쟁력을 제공한다. 좋은 가정이 더 싸다. 


7. 어릴적 세운상가가 아직은 용산보다 더 잘 나갈 때 . 여기가 곧 망하겠구나라고 느낀 것은 열풍이 몰아치는 실내복도길로 각 가게 창문마다 내밀고있는  '창문형 에어콘'들을 보고있을 때 였다. 아마 내가 첫 체감한 공유지의 비극이었던 것 같다. 함께 시스템에어콘을 설치하는 편이 더 싸다.


8. 기업은 사회에서 사람을 공급받아,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돈을 번다. 기업이 사회라는 환경을 보호하는 쪽이 더 싸다. 하지만 각 기업들은 그때의 세운상가처럼 서로의 경쟁관계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고, 모두 합심하여 비싼 행위를 반복한다. 하지만 여전히 공통의 터전을 보호하는 쪽이 더 싸다. 


9.  기업 특히 게임기업은 좋은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엄청나게 높다. 이른마 킬러 컨텐츠는 회사를 만들어낸다. 가령 리니지는 NC를 만들고, 바람의나라는 넥슨을 만들고, 고스톱은 NHN을 만들어냈다. 좋은 제품은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를 위해 더 엄격한 면접, 더 엄격한 생산성관리, 더 엄격한 규칙들을 적용할 수 있겠지만 1번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알약들보다는 건강한 삶에 대한 열망이 훨씬 더 싸다. 

 게임산업의 위기를 극복함에 있어서 정부의 투자, 인건비 절감, 엄격한 면접, 엄격한 생산성관리가 답이 될까? 다른데서 성공해본 개발자라거나, 경력이 높은 신입사원을 획득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게임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개발자의 허세를 인정해주는 쪽이 더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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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군단으로 승부를 보는 집단이 있고, 게릴라전을 해야만 하는 세력이 있다. 어떤 전략은 스타트업이나 작은 회사들이 선택해서는 안되는 전략인 것이다. 표절이 더 비싸다. 인디와 소집단은 전략에 의해 창작을 하게 된다. 열정페이를 동력으로 삼는 이런 환경에 있다면  팔리는 물건을 흉내내는 것보다 창작에 집중하는 것이 더 싸다. 


https://www.facebook.com/whtdrgon/posts/1103804646319046

표지사진 : Photo by Museums Victori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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