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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l 20. 2021

<나올 것 다 나왔는데 뭘 더 창작할 수 있나>

김동은WhtDrgon.171106#게임기획자하얀용

개요

이 글은 2017년 11월 6일 페이스북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

슈퍼히어로, 사이버펑크, 환타지 모든 분야가 개발되어있는데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냐고 한 기획 지망생 학생이 물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은 자주 들었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이런 생각, 이런 질문이 나오고 있겠지요.  "이미 모든 것이 다 나온 것 같은데 무엇을 창작해야 하는가?"


본문


1줄 질문 : 나올 것 다 나왔는데 뭘 창작해야 하나?

1줄 답변 :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것들은 너에 의해 다시 창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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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글에서 말하는 콘텐츠의 나이라는 것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한 유용한 표 하나를 소개드린다.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OaF1CWEDYj0-EimneIZp69GUmxYwOr8NMl9-a8Cmd6o/edit?fbclid=IwAR0jsR7yF4o7OxMHTIbcCw7GM2Vj50TvrA6u_sxdAcI6kzrmhhWJz_gTXes#gid=0

우리 대부분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얻은 콘텐츠와 문화의 감각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덕분에 당연하게도 70년대생의 10대, 80년대생의 10대, 90년대생의 10대가 모두 다른 콘텐츠들로 채워져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단어, 어떤 상황, 어떤 스토리에 대하여 연상과 이미지형성, 반응이 모두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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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사에 L사가 푸른 밤이라는 주류를 내며 '긴 밤' '짧은 밤' 버전을 냈다. 알코올 도수 차이임을 짐작할 수 있겠지만 저 단어는 옛날에 성매매 여성들의 이용시간 단위를 칭하는 단어였다.


어떤 회사가 망하고 브랜드만 남았을 때 그걸 노리고 사들이는 회사가 있을 수 있는데, 단어도 그런 식의 시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사우스 파크의 한 에피소드에서는 faggot이라는 동성애자 모욕 단어의 재배치에 대해서 훌륭하게 다루고 있다.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total&no=9095891&fbclid=IwAR05Edkej4sIapsxuADrWP6QhwqSTplFFW6OBvQynVLpNdsvtGXsOPdxy1U



어떤 단어는 죽고, 어떤 단어는 태어나고, 나머지 모든 단어들은 환생한다.


30년쯤 지나면 단어는 재배치될 수 있다. 80~90년대 공포의 단어였던 AIDS는 (아직 꽤 도전적이긴 하지만) 이제 술 이름이나 일반 상품 이름으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P사의 치약 '시로 마로 시바 치약'이라거나.

https://m.huffingtonpost.kr/2017/09/15/story_n_18002906.html?fbclid=IwAR2-39UUIJTQTXmhoRHDdLKwCX1Wk-n3QUgxgurHn4ZtX70Ps5_2fKd3bZ8


성인용 애니메이션 에비추라거나. 나의 리바이스, 카톡, 전화, 미팅... 모든 브랜드와 개념들은 학생들과 다르다.


학생들이 아는 아이언맨, 배트맨, 슈퍼맨과 나의 그들은 다르다.

나의 스타워즈  로봇과 그들의  로봇은 다르다.

내가 사이버펑크, 라이트 사이버 펑크로 떠올리는 단어는 다르다.

블레이드 러너, 로보캅,  리콜, 트론 그리고 그들의 마도카와 나의 마도카는 다르다.

(물론 많은 마도카 중에서도 나의 아유카와 마도카만이 진정한 마도카이다.)


지금 당장 그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할 것들이 진정한 콘텐츠이며 컬처의 본질이다.

평생 향후 30년간 유지될 씨앗. 그 이전의 모든 작품들은 원형이 있고, 위대한 예술가의 어린 시절 흡수되어 재해석되고 재구성되어 재창조된 것들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은 지금의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의 탄생, 창작의 탄생 이래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당대 가장 좋은 도구와 소재로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버전을 달리 한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공산주의 유머처럼 이야기들은 계속하여 재구성된다.


우리 학생들에게 항상 그 말을 해준다.

지금 그 콘텐츠가 아니라, 콘텐츠가 주는 느낌을 기억해라. 자신이 지금 느낀 그 순간의 느낌.

그래 그 느낌적인 느낌. 결국 나만의 느낌이 세상에 통하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때가 됐을 때 세상의 주인, 콘텐츠의 독자는 지금의 교수나 평가자들이 아니라 같은 시대에 같은 콘텐츠를 보고 자란 너희들일 것이다. 그 현장에 나갔을 때 그리고 창작에 대한 결정력이 생겼을 때 그 느낌을 전달할 준비를 해야 한다.


171106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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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사진: Photo by Martin Widenk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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