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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WhtDrgon Jul 19. 2021

<유저의 영역을 구분하여 기획하기>

김동은WhtDrgon. 160921 #게임기획자하얀용

개요

이 글은 2016년 9월 21일 페이스북에 포스팅한 내용입니다.

좀 예전 글이라 용어가 다르지만, 차원을 구분하기와 비슷한 내용입니다.

게임뿐 아니라 작품이나 공연 역시 가상, 메타버스, 게임화, 온라인 화하는 과정에서 입장과 동시에 진행되는 전통적인 관객의 역할과 다르게, 게임의 예처럼 순간순간 바뀌는 관객의 역할/포지션/영역을 구분해줘야  필요가 있습니다. 지루함이란 관객이 자신의 포지션에서 이탈하는 과정입니다. 지루함을 막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탈했을  도달할 포지션을 미리 설계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여기서 지루하면 뭘하지? 구석에 볼거리.  지루하면 천장과 창문에  거리.  지루하면? 여기저기 숨은 토끼 찾기.  지루하면?  복도에 땅콩파는 사람. 더 지루하면? 그 사람이 준 공연의 의미 엽서 보기. 더 지루하면?

일단 구분을 해야 그 부분에 기획이 가능합니다.


내용

<유저가 게임에 다이브 하는 영역을 구분하여 기획하기>


현실에서도 우리는 많은 영역들이 동시에 진행된다. 말과 행동에는 의미가 있고 사회에 영향을 끼치거나 인간관계를 틀어놓는다. 돌은 중력에 의해 떨어졌지만 사람이 다치고, 그 사람의 롤(중 하나인) 캣맘에 의해 사회문제가 된다.


 해체적 사고는 내가 게임 기획에 있어서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이지만, 모든 것들을 해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분광 필터처럼 콘텐츠를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영역 구분을 해두는 것이 게임 기획에 더 필요한 것 같다.


영역을 분리해야, 각 영역 별로 변화를 가하거나 수단을 찾을 수 있다.


가령 장기는 몇 개의 영역으로 분리될 수 있을까? 그리고 각 단계별로 어떤 통일감을 줄 수 있을까? 섬세한 기획들을 구상하고 그 수단의 장단점을 구분하여 선택적 적용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휘두른 칼이 적을 베었다.

+7 마법검으로  100 대미지짜리 스킬을 써서 350의 대미지를 입혔다.

퀵슬롯에 아이콘을 키보드의 단축키 2를 눌러 광 참스 킬을 썼다.

4장의 카드 중에 마침 나온 광차 아이콘을 태핑 하여 스킬을 썼다.

연인 연성 이벤트로 강화한 마법검으로 광참 스킬을 보스 몬스터에게 사용했다.

반란군의 영웅인 내가 휘두른 마법검이 적 두목을 베었다.

지금은 반란군의 영웅이 된 공주였던 내가 연인이 영혼을 바쳐 만든 마법검으로 아버지였던 폭군을 베었다.

칼이라는 금속이 사람의 살에 부딪쳐 자상을 입혔다.

금속이 부딪힌 부분의 살을 갈랐다.


이 부분들이 인게임 스토리, 로직, 시나리오, 목표 효과 등의 서로 다른 영역의 표현이 된다.


장기의 경우 항우와 유방의 전쟁이라 초서체와 해서체, 녹색과 적색이 쓰였다. 보드와 말의 소재, 형태, 촉감의 영역, 폰트와 모델의 영역, 바닥에 그려진 선과 말의 배치 영역, 선의 용도와 말들의 규칙 영역, 유저가 선후를 정하고 손을 이용해 게임을 진행하는 영역. 장군이라 외치는 제스처 등등. 이 전쟁의 이야기를 담기 위한 많은 단계 영역들이 있다.


게임의 목표는 세계를 파괴하려는 마왕을 물리친다라는 영역도 있고, 최종 스테이지 보스 전투 승리시 클리어라는 영역도 있다. 플레이 행위는 유저가 버스에서 시간 때우는 것이면서도, 소녀가 캔디 나라를 위기에서 구출하는 것이면서도, 매치 3 퍼즐을 푸는 것이기도 하고, 유리판을 문질러 타일을 움직이는 것이기도 하다.


게임은 워게임처럼 가상의 현실을 차곡차곡 반영하여 시스템화 시키기도 하지만, 거꾸로 시스템 자체가 유저의 기호가 되어 스토리가 요식행위에 가깝게 붙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영역은 구분되어 작용한다.


게임 기획자는 시나리오, 콘텐츠, 시스템, 밸런스의 각 단계별로 하나의 콘텐츠가 각 영역에 적응하여 일관성을 가지고 필요한 만큼 적절한 방법으로 구현되도록 기획하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영역을 구분해야 만 한다.


기기가 단순해지고, 체험 요소가 강할수록 이 심리적 일관성을 일치시켜야 한다.


가령 VR의 경우나, 가족 게임류,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이 체험 요소가 더 중요해지고, 익숙해진 플레이어를 위해서는 더 깊은 영역에서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 익숙해질수록 유저가 머무르는 영역은 더 깊어진다.


 VR 디스플레이 기기 + 자이로 컨트롤러 + 고개 돌리기 제스처 + 핸드 컨트롤러 + 휘두르기 제스처 + 게임 UI/ HUD의 존재 납득 혹은 무시 + 의미부여 + 사실감 획득 = 다이브 = 몰입.


한때는 각 다이브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고 서로가 침해되는 행위를 엄격히 막는 것이 디자이너의 덕목인 적이 있다. 어쩔 수 없이 +1이나 아이콘을 배치하긴 하지만, 이를 게임 안의 세계와 명확히 개념을 구분하여 게임의 세계에 다이브 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구분해 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앱 결제도, 가챠도, 가챠 옆에 강제되는 % 의 표기도 모두 게임의 다이브를 방해하는 행위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이브 되지 않은 게이머는 콘텐츠가 아니라 시스템을 즐기는 영역에 머물게 되고, 이는 게임이 자극해야 할 감수성을 차단하게 된다. 게임사와 유저, 정부의 서로의 몰이해와 책임론이 뒤죽박죽이 되어있어서 잘잘못을 단정 할 수 없는 문제는 여기서는 논외로 하자.


물론 게임이 일상화되면서 딱히 게임 디바이스/프로그램/GUI/규칙/묘사를 분리하여 서로 간섭을 방지하는 것은 점점 큰 의미가 없어지고 콘셉트 단계에서부터 '이 게임은 카드를 꺼내면 용이 나온다!'식으로 이리저리 섞이고 있지만, 그래도 이런 구분이 게임의 콘텐츠/시스템들의 전후와 목적과 방침을 만들어준다.


 게임 내의 공주가 개그콘서트의 유머를 남발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게임 세계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게 되고, 누군가는 낯선 세계와 자신과의 공통분모를 반기기도 하는 것이다. 판타지 소설을 읽는데 끊임없이 작가가 세계에 개입하거나 독자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해보면 되겠다. 게다가 특정 단계 이상의 몰입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심하게 거부감을 일으킨다. (오덕?)


기획자로서 기획 요소들을 관리하기 위하여 심지어 전투 중 일어나는 이펙트 하나라도 어떤 영역에 관여하고 있는지 분별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가령 보라색 이펙트는 전투를 더 박진감 넘치게 해 주지만 동시에 무기에 부여된 크리티컬이 발생했다는 신호로 작용한다.


 유저 편의를 위해 적에게 입힌 대미지가 -48 -23 식으로 화면에 뜨더라도, 붉은색을 부여함으로써 마치 혈투처럼 보이도록 영역의 효과를 조정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이 부분을 더 강화하기 위해 폰트를 바꾸거나 분무되어 흩어지는 사라짐 효과를 넣는 시도 같은 것들을 구상해 볼 수 있게 된다.


- 대략 구분하고 있는 것들 -


디바이스 영역 - 기기. 장비. 스마트폰, VR장비, 아케이드 머신, 디스플레이.

컨트롤러 영역 -  터치패드, 키보드, 스틱, 핸들. 일반적으로 디바이스에 종속.

제스처 영역 - 3 핑거 스왑, 고개 돌리기, 시선고정, 흔들기 등 일반적으로 컨트롤러에 종속.

애플리케이션 영역 - 인스톨, 언인스톨, 패치, 추가파일의 설치. 애드온 설치.

네트워크단 영역 - 서비스 로그인. 계정 분실. 접속 보안, GPS, 서버의 결정.


-In-

인 게임 인터페이스 영역 - UI, 세팅, 옵션. EXIT 등의 영역.

인 게임 비주얼 영역 - 2D, 3D 피지컬과 로지컬의 역할 분리. 터지는 드럼통.

인 플레이 인터페이스 영역 - 인벤토리, 스킬 트리 등의 영역.

인 플레이 시스템 영역 - 어빌리티, 파라미터, HP, MP, 공격력 등의 숫자. +1.

인 월드 콘텐츠 영역 - 게임 내의 클래스와 스킬, 피트, 경매 등의 영역.  

인 월드 스토리 영역 - 게임 설정/세계관 내의 인물, 역할, 종교, 세력.


20160921

김동은WhtDrgon.

#게임기획자하얀용


표지: Photo by George Kedenburg II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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