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현우 Feb 14. 2018

어떻게 하면 단골고객을 만들 수 있을까?


편의점4개 지점으로 40억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는 전지현 대표의 이야기다. 그녀는 남양주 금곡점 GS25를 운영하면서 상권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한번은 벤치마킹을 위해 GS25 본사의 직원과 함께 노원역 인근의 점포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 점포는 특이한 점이 있었는데, 점포 자체가 ‘사람들의 약속장소’로 유명했다.


 ‘노원역 GS25에서 만나.’


이런 식으로 말이다. 편의점이 지역의 랜드마크처럼 되다 보니 매출이 수직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노원역의 점포는 남양주 금곡점과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했다. 지하철 인근이어서 입지 자체가 굉장히 좋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여건을 이미 모두 갖추고 있는 상태였다. 포기할 법도 했지만, 전지현 대표는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노역역의 점포가 입지가 좋아서 성공한 것도 있지만, ‘편의점도 랜드마크가 될 수 있구나.’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후 그녀의 목표는 동네 사람들이 ‘GS25 남양주 금곡점에서 만나자’라고 말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점포 인근에 지하철역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머리를 싸맨 고민 끝에 ‘의자’가 생각났다. 사람들이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게 매장 밖에 의자를 두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생각을 바로 실천에 옮겼다. ‘이왕 투자하는 김에 제대로 투자하자’라고 생각해서, 비나 눈이 와도 문제가 없는 ‘방부목 의자’를 배치했다. 일반 목재 의자보다 몇 배나 더 비쌌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당연히 처음에는 사람들이 의아해하기도 했다. ‘의자가 왜 여기 있지?’라며 말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계획대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할머니들이 잠깐 앉았다가 가시기도 하고, 버스 타러 가기 전에 잠깐 머물기도 하고, 약속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앉아있기도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그들 중에는 매장에 들어와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사람들은 차츰차츰 매장 앞의 의자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1년쯤이 되자 그녀의 매장은 사람들의 약속장소가 되었다.


 ‘너 지금 어디야?’ ‘여기 금곡 GS25 앞이야. 여기로 와’


매장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당연히 매출도 조금씩 상승하기 시작했다. 전지현 대표의 ‘랜드마크 만들기’ 전략이 정확히 통한 것이다. 그녀는 최근의 인터뷰에서 편의점을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편의점이 랜드마크로 성장하려면 해당 매장에 ’가치‘를 넣어야 합니다. 가령 ’가장 편한 곳‘, ’가장 다양한 곳‘, ’가장 친절한 곳‘등의 가치 말이죠. 그러면 지역 주민들이 해당 매장을 약속 장소로 잡을 거고, 그러면 랜드마크로 성장할 수 있어요.’


매장 앞에 의자를 둔 것은 사람들이 편의점 앞을 ‘편하게 자주 머무를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편하게 자주 오는 사람들을 단골로 만드는 것이 훨씬 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랜드마크 전략을 사용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다른 편의점보다 더 많은 상품, 더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방법은 고객들을 단골로 만드는데 굉장히 효과적이다. <육일약국 갑시다> 김성오 대표 역시 이 방법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가 육일약국을 운영하던 시절에는 네비게이션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약국 문을 열고 길을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약국에 들어온 사람들은 아마 별 기대 없이, 그가 길의 방향만 알려주길 바랬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걸로 만족하지 않았다. 손님이 없을 때는 약사가운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길안내를 해주었다. ‘청송아파트요? 지 따라 오이소.’ 사람들은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다가도 같이 걷다보면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곧잘 하곤 했다. 길을 묻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약국에 전화를 빌리러 오는 사람 또한 꽤 많았는데, 그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부담 없이 전화기를 쓸 수 있도록 내주곤 했다. 이렇게 사람들과 하나 둘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육일약국에 정을 느끼게 되었고, 그 결과로 약국에 찾아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단골이 되곤 했다.  


또한, 당시에는 형편상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약사와 상담하고 약을 지어 먹는 경우가 많았다. 고민 끝에, 서있는 상태에서 대화해야 하는 높은 테이블을 낮은 책상으로 교체해서 누구나 편히 앉을 수 있게 만들었다. 약사 혼자 권위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약사용 좌석과 손님용 좌석도 똑같은 것으로 맞췄다. 그리고 그는 약국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일단 앉기부터 권했다. 먼저 앉게 한 뒤에, 드링크 한 병을 주며 편하게 마주 앉았다. 손님들을 앉게 하는 것은 꽤 효과적이었다. 그냥 서있도록 두었다면 용건만 끝내고 바로 나갔을 사람들이 일단 앉기만 하면 여유로워지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약국에 오래 앉아있으면 ‘필요한 약이 없나’라며 구경하거나, ‘오래 있었으니까 뭐라도 하나 사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모양이었다. 또한 한명 한명이 약국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손님이 계속 이어지는 효과까지 있었다.



테이블 앞의 의자에 앉은 사람들은 그를 마치 의사처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00약 주세요.’가 아니라 ‘3일 전부터 목이 아프고..’라며 증상을 설명하며 상담을 요청하곤 했다. 그는 귀찮음을 마다하고 환자들의 궁금증이 해소 될 때까지 최대한 열심히 알려주었다. 자신도 모르는 것은 그 자리에서 바로 책을 찾아가며 설명해주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병의 진행 상태와 약의 효능을 정확히 알 수 있었고, 당연히 약을 잘 챙겨먹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다른 약국들보다 처방효과가 좋았던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성실한 상담과 효과를 본 사람들은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육일약국의 단골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영업사원이 되어 주변사람들에게 약국을 홍보해주었다.


김성오 대표는 사람들이 약국에 오는 것을 부담 없이 느끼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친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많은 단골고객을 만들었다. 어떤 누가 다른 사람의 영업장에서 100% 마음 편하게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고, 오랜 시간동안 도움만 받으며 머무를 수 있겠는가. 비록 몇 번은 그렇게 할지라도 누구나 약간의 부담은 느끼게 된다. 당신의 상품에 대한 비용이 그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손님들은 당신의 상품을 반드시 구매할 것이다.


자, 이제 고객들을 부담없이 오게 만들었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단계까지 왔다. 이 정도만 해도 고객들은 충분히 단골이 될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당신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개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경쟁자와의 대결에서 더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다음의 방법을 추가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말이다.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은 자신의 저서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에서 이렇게 말했다.


‘단순히 제품만 팔고 세일즈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객이 그 제품에 얼마나 효용을 느끼고 있는가, 구입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가를 진심으로 염려하며 수시로 살펴야 한다. 고객이 제품을 구입한 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거나 사용하지도 않을 불필요한 제품을 샀다고 생각한다면 그 고객과의 인연은 오래 이어지기 어렵다. 반면 그 제품을 선택한 것에 대해 일말의 후회도 없다면 고객은 자진해서 다른 고객을 소개해준다.’


최고의 세일즈맨들은 상품을 팔고 난 뒤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상품에는 이상이 없는지, 만족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친다. 그들은 수많은 경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바로 이 순간이야말로 또 다른 고객을 소개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사실을 말이다. 최고의 자동차 판매원인 톰 암스트롱은 렉서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나서 바로 24시간 내에 전화를 건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한다.



‘문제가 생기면 꼭 저에게 연락을 해 주십시오. 저와 서비스 매니저가 한 팀으로 일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님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런 서비스 정신을 갖춘 세일즈맨이 당신에게 정확히 필요한 상품을 팔고 있다면, 단골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당신의 입장에서도 손해를 보는 일이며, 바보나 하는 짓이 될 것이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핵심 영업비법은 사실 충성고객 확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대기업처럼 막대한 광고비용을 쏟아 부으며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상품의 가격을 낮춘다던지, 매장의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민다던지 하는 등의 그 대부분의 방법들은 기업의 예산과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소상공인들이 이 방법들을 따라 해서는 위험하다. 대신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


충성고객을 만들고 싶다면 손님들이 당신의 매장(또는 당신)에 부담 없이 찾아오도록 만들어라. 그리고 그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라. 물론 판매 이후에도 말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의 단골이 되지 않는 고객들을 바보로 만들어라.

 


작가의 이전글 마케팅에 아무리 돈을 써도 매출이 안오르는 이유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