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현우 Feb 16. 2018

고개 구매거절에 대처하는 방법은?


세일즈맨에게 고객의 거절은 높은 벽이자, 꼭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물론 완벽한 상품과, 포지셔닝을 통해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도록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어떤 전문가들은 세일즈맨에게 ‘거절을 즐겨라’, ‘거절은 YES의 또 다른 표현이다.’ 등의 조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나는 이런 비슷한 류의 조언들이 세일즈맨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나 뜬구름 잡는 방법일뿐더러, 가능한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거절은 거절일 뿐, YES가 아니다. 그리고 사람이 어떻게 거절을 즐길 수 있겠는가? 거절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생계를 위해, 또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비록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도 거절을 이겨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러기 위해 지아 지앙이 얻은 교훈은 분명히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지아 지앙은 어린 시절, 담임선생님은 교실의 학생들에게 서로 칭찬을 해주고 칭찬을 받은 사람은 선물을 하나씩 가지고 가라고 말했다. 40명의 학생들은 모두 자신과 친한 누군가를 지목하며 칭찬을 했고, 칭찬을 받은 학생들은 선물을 들고 자리로 돌아갔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칭찬을 받길 기다리는 학생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어갔다. 마침내 칭찬이 멈추었을 때는 3명의 학생이 아직 선물을 못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지아는 그 3명 중 한명이었다. 이 사건은 어린 소년에게 굉장한 충격이었으며, 그는 사람들로부터 거절 받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


이 일이 일어난 지 약 8년 후 14살이 됐을 때, 그는 우연한 기회로 빌 게이츠의 연설을 듣게 되었다. 빌 게이츠의 연설에 감동을 받은 그는 가족들에게 ‘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를 만들어서 그 돈으로 마이크로소프트 회사를 사겠다.’라고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또 다시 시간이 흘러 그는 서른 살이 되었다. 그는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아마 그랬다면 우리는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가 노력하지 않은 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는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MBA 과정을 밟기도 했으며, 억대 연봉을 받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이것들은 모두가 알다시피 절대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그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다녔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 자신의 모습에 끊임없이 찝찝해 했다. 무언가가 가슴 속을 답답하게 만들곤 했다. 그는 기업가가 되겠다는 꿈을 잊고 살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출산을 앞둔 아내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아내는 그의 생각을 막지 않았다.



‘그럼 약속해줘. 6개월 동안 당신이 하고 싶은 창업을 시도해 보고, 대신 6개월 이내 투자 유치 등 가시적 성과가 없다면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 일하겠다고’


 아내의 허락과 함께 들뜬 마음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을 준비한지 약 4개월이 지났을 때, 그는 충격적인 이메일을 받게 된다. 지난 몇 개월간 공들여온 투자자로부터 이유 없이 거절의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충격적이었다. 남은 2개월 간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았다. 모든 걸 포기하려던 와중에 아내의 응원을 받고 다시 시작하게 된 그는 우연한 기회로 ‘거절 테라피’라는 것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는 ‘매일 한 번씩 100일 동안 거절당하기’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기에 이른다.


거절을 버티는 능력이야말로 창업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며, 자신에게 가장 부족한 능력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그는 이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룰 수 있었다. 그 결과 그는 이 경험들을 토대로 TED에서 ‘100일간의 거절을 통해 배운 것들’이라는 강의를 하기도 했으며, <거절당하기 연습>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가 말하는 100일간의 거절을 통해 배운 것은 과연 뭐였을까? 그가 도전했던 프로젝트들은 일부러 거절당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였다. 처음 본 사람에게 가서 100달러를 빌려달라고 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리필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누가 봐도 불가능한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몇 번의 사건을 통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일부러 거절을 받기 위해 실행한 프로젝트 또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음은 TED의 강연에서 그가 한 말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수많은 비밀도 발견했고요. 예를 들어, 제가 물러서지 않는다면 거절 당해도 "아니오"를 "네"로 바꿀 수 있다는 겁니다. 비결은 "왜"라는 단어에 있습니다. 어느 날 손에 꽃나무를 들고 낯선 집에 가서 문을 두드리고 물었습니다. "저기요. 이 꽃을 댁의 뒷뜰에 심어도 될까요?" 대답은 "아니오" 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뒤돌아서기 전에 물었습니다. "그런데 왜 안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는 설명했습니다. "내가 개 한 마리 키우는데 이 개가 뒷뜰에 뭔가를 심기만 하면 다 파헤쳐버려요. 당신의 꽃만 낭비 될 거요. 꽃을 심고 싶다면 길 건너 코니에게 가봐요. 코니는 꽃을 좋아해요." 알려주는 대로 했습니다. 길을 건너 코니네 집 문을 두드렸죠. 저를 보고 너무 반가워하더라고요. 그리고 30분 후 꽃나무는 코니의 집 뒷뜰에 심겨졌습니다.’


그가 100일간의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거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상대방이 ‘왜’ 거절하는지 물어보면 생각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과 동시에, 거절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같이 없앨 수 있었다.  


‘만약에 제가 처음 거절을 당했을 때 떠났더라면 온갖 추측을 다 했을 겁니다. ‘그 남자가 날 믿지 못해서 그랬던 거야. 내가 미쳤던 거지. 옷을 제대로 입지 않거나 너무 못 생겨서 그런 거야.’ 이런 이유들 때문에 거절한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제공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실은 그분은 저에게 앞집을 추천해 줄 만큼 절 믿었습니다. 판매 용어를 사용하자면 그런 거죠. 거절을 추천으로 바꾼 겁니다.‘


우리는 거절을 받는 것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 때문에 고객에게 세일즈를 시도하지도 않거나, 진짜 의도를 들으려는 노력조차 안하고 쉽게 포기해버릴 때가 있다. 우리에게는 과도한 두려움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즐기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당신이 정말 고객에게 도움이 될 만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면, 당신은 고객에게 협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잠재고객에게 필요할만한 제안을 할 수 있고, 그들은 거절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우리는 상대방의 거절 의견을 존중하면서 그 정확한 이유를 물어볼 수도 있다.



지그 지글러는 저서 <당신에게 사겠습니다.>에서 베테랑 세일즈맨이 되기 위해 잠재고객이 거부하는 진짜 이유와 가짜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잠재고객들이 가짜 이유를 들면서 세일즈맨의 제안을 거부하는 현상을 보고 ‘고릴라 흙먼지’라고 부르는데, 이 흙먼지를 걷어내기 위한 간단한 테스트를 알려주었다. 간단하다. 고객에게 거부 이유를 물어보아라.


‘오늘 이 제안을 받아들이시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나요?’ 이 질문은 고객의 거절 이유를 전부 다 말하게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고객의 문제가 만약 당신의 해결능력 범위에 있다면 아래 예시처럼 질문하여 확답을 받아라.


'    가 해결되면 구매하시겠습니까?'’


질문을 통해 고객의 진짜 거절 이유를 확인하게 되면, 이를 해결해주어서 거래를 성사시키면 된다.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줄 수 없다면 굳이 그 한 명의 고객에게 매달릴 필요는 없다. 고객이 당신의 제안을 거절할 수 있듯이, 당신도 고객의 조건을 거절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정중히 거절하고, 더 좋은 조건을 제공할 수 있을 때 연락을 주겠다고 말하라.  


만약 고객이 끝까지 자신의 이유를 말하지 않고 얼버무린다면 역시 구질구질하게 매달릴 필요 없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다른 잠재고객을 찾아보는 것이 낫다. 세일즈맨에게 진짜 거절이유를 말하지 않으려는 고객은 이미 구매를 할 의향이 없다고 보는 것이 현명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전 세계 자동차 판매 기네스북에 오른 세일즈의 천재 조 지라드의 말을 참고하라.



‘가짜 거부반응을 알아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거부반응을 제거할만한 분명한 대답을 해주고 난 다음에 그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리가 분명한 대답을 듣고서도 반응이 없으면 그들이 진짜 이유를 감추고 있다는 좋은 단서다. 또한 서로 관련없는 여러 가지 거부반응을 드러날 때도 단서가 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살 수 없는 진짜 이유를 그렇게 많이 갖고 있지 않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진짜 거부 이유를 모르겠다면 솔직하게 물어보라.’


이 말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세계 최고의 세일즈맨조차 고객의 진짜 거절 이유를 물어보기 전까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여태까지 멋대로 고객들의 거절 이유를 상상하지 않았는가.


명심하라. 우리는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안을 할 수 있고, 그들은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여기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거절에 마음 상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진짜 거절이유를 찾아서 해결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설명을 하면 이해하는 표정은 짓는데 왜 구매는 안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