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조현우 Feb 27. 2018

내 사업에 어떤 스토리를 입혀야 할까?

 


약 2800년 전, 다이아몬드는 ‘금강석’이라는 광물질로 인도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를 하늘에서 내린 선물이라 생각하며 악귀와 재난을 막기 위해 사용했는데, 그때만 해도 다이아몬드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돌멩이가 될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다이아몬드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1869년, 남아프리카의 한 농장에서 원주민 소년이 큰 다이아몬드를 발견하면서부터였다. 순식간에 다이아몬드는 귀부인들 사이에 부를 과시하는 사치품이 되었다. 영국인이었던 어니스트 오펜하이머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드비어스 광산 회사를 세웠다. 그가 설립한 드비어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이아몬드 원석 공급 업체가 되었으며, 전 세계 80% 이상의 다이아몬드 원석 채굴과 판매를 독점했다.


서구사회의 경제적 성장시기에 맞물려, 드비어스도 같이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경제력이 올라가면서, 다이아몬드의 판매량도 같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비어스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1929년 10월 24일, 뉴욕 증시가 폭락하며 경제 대공황이 시작된 것이다. 어니스트 오펜하이머 회장은 상품의 90%를 처분하고 브랜드를 재정비하는 등 새로운 시작에 힘썼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지갑을 열지 않았다. 심지어 드비어스 임원진들 중 일부는 이렇게까지 이야기하기도 했다.


 ‘ 다이아몬드의 시대는 이미 한물 지났어요. 지금이라도 사업을 접고 수요가 있는 골드 주얼리 사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오펜하이머 회장이 선택의 갈림길에 있는 동안, 그의 아들인 해리 오펜하이머는 새로운 전략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쌓여있는 재고들을 일 년에 한 번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협찬하기로 한 것이다. 해리가 생각하기엔 대중들에게 다이이몬드 주얼리를 알리고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었다. 1945년, 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조안 크로포드(Joan Crawford)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하고 있었다. 이 날은 우리가 아는 다이아몬드의 역사가 만들어진 날이다. 조안은 24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에 감탄하며 말했다.



‘정말 아름다워요! 무엇으로 만든 거죠?’


해리가 대답했다.


‘우리 회사의 24캐럿 다이아몬드 목걸이입니다.’


조안이 다시 물었다.


‘이 보석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해리는 조안이 자신의 설명을 듣고 기뻐하길 기대하며 말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다이아몬드처럼 영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조안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다이아몬드같이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해리는 그녀가 한 말에서 다이아몬드의 숨겨진 가치를 찾아낼 수 있었다. 그 가치는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원한 사랑’이다. 
해리는 다이아몬드와 영원한 사랑을 결합시킨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 라는 카피를 만들었으며, 이 광고는 세계 34개국에 21개의 언어로 퍼져나갔다. 심지어 다이아몬드의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전 세계의 결혼 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드비어스는 이 광고를 50년째 바꾸지 않고 있다. 굳이 바꿀 필요가 없을뿐더러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 그 자체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로 풀어내며 고객들을 유혹하는 전략이다. 사람들은 제품에 대한 딱딱한 설명보다, 흥미위주의 이야기를 더 친숙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이미 많은 기업들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500대 기업에 자문을 하는 중국의 마케팅 전문가 가오펑은 저서 <이야기 자본의 힘>에서 이렇게 말했다.



 “소비자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이 시대에 고유한 이야기 자본이 없다는 것은 불행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일이다.”


이처럼 브랜드나 상품에 대한 이야기는 마케팅에 있어서 필수요소가 된 지 오래다. 이야기는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뿐더러, 강한 친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같은 상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것만으로 상품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06년, 뉴욕 타임즈의 시사평론가인 롭 워커(Rob Walker)는 중고품 할인 가게에서 2달러 내외의 쓸모없어 보이는 물건들을 구매했다. 그리고는 작가를 고용해 각 물건들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물건과 특별한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이야기들로 말이다. 롭은 전혀 ‘쓸모없었던’ 물건들을 ‘특별한 이야기’와 엮어 이베이(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내놓았다. 과연 사람들은 이 물건들을 얼마에 구매했을까? 1달러도 안 되는 금액에 구매한 마요네즈 병은 51달러, 1.29달러짜리 금이 간 말 머리 도자기 장식은 46달러에 팔렸다. 또한, 3달러짜리 토끼 장식은 112.5달러에 팔리기도 했다. 그저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었을 뿐인데, 원 구매가보다 무려 2,700%나 높은 가격에 판매가 된 것이다.


우리는 안 팔리는 물건을 팔리게 만들고, 사람들의 기억에도 오래 남을 수 있고, 같은 상품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이야기를 사업에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 그렇다면 사업에 적합한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우리는 전문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을 기반으로 한 사례들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먼저 이야기의 기준으로 잡아야 할 대표적인 3가지와 그에 대한 예시들을 보자.


1. 역경을 이겨낸 자신의 이야기

세계적인 오페라가수인 ‘폴포츠’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신인 가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사람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그의 성공비법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훌륭한 노래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못생긴 외모와 환경의 열악함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연히 참가하게 된 노래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그의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사람들은 고된 역경에도 불과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은 그의 인생스토리에 감동하며 팬이 되었다.

 

2. 브랜드의 철학을 녹여낸 이야기

세계 1위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의 광고에서는 절대 제품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 나이키는 광고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의 피땀 어린 연습 장면만을 보여준다. 잘 안 들어가던 슛, 잘 안 되는 패스, 잘 안 되는 드리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은 어느새 정상의 자리에 올라가 사람들의 환호성을 받는다. 그리고 광고는 나이키의 로고와 한 문장으로 끝난다. ‘JUST DO IT(너를 외쳐봐)’


3. 제품에 엮여있는 특별한 사연

1789년, 레세르 후작은 신장결석을 앓으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어느 마을의 우물물을 얻어 마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 물을 마신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의 병이 깨끗이 사라진 것이다. 이 소식이 퍼지게 되면서, 사람들은 기적을 체험하기 위해 끊임없이 그 우물물을 찾았다. 나폴레옹 3세는 1864년, 이 마을에 ‘에비앙(Evian)’이라는 이름을 하사했고 1878년 프랑스 의학 아카데미는 이 에비앙 생수의 뛰어난 효과를 공식 승인했다. 에비앙의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 이로 인해 다른 생수들보다 몇 배 이상 비싼 에비앙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으며 생수계의 1인자로 자리를 굳힐 수 있었다.


본인, 브랜드, 제품에 엮을만한 아무런 이야기 거리가 없다면, 굳이 진짜 사례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거짓 이야기를 진실이라고 속이지만 않으면 된다. 디즈니랜드의 수많은 놀이기구들에는 모두 이야기가 있지만, 그중 진짜인 것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해서 아무도 디즈니의 직원들에게 ‘왜 거짓이야기들로 소비자들을 우롱하나!’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이야기들을 재밌게 느끼며 디즈니를 친구로 여길 뿐이다. 다만 우리가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활용하며 기억해야 할 것은, 하고 있는 사업과 스토리가 어떻게 잘 연계되는지와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이야긴지 확인해야 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1999년 발간한 그의 저서 <꿈의 사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음 반세기의 최고 고소득자는 바로 스토리 텔러가 될 것이다. 제품의 가치는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예견한대로 수많은 스토리 텔러들이 자신이 하는 사업과 멋진 이야기를 결합시켜가며 고소득을 얻고 있다. 앞으로 이야기의 힘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고객들이 나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드는 방법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