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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y Aug 06. 2015

분노를 다스린다?

소중하지 않은 감정은 없다


얼마 전 ‘분노 다스리기’라는 제목의 잡지 기사를 읽게 되었다.


왜 분노조절 장애가 많은 사회가 되었는지,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문화가 일조했다는 이야기, 적절한 수위로 표현하고 상황을 오해하지 말고 일기나 명상 등으로 자신을 차분히 돌아본다면 분노는 해결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늘 화남과 좌절을 반복하는 우리네 삶을 생각해보면 분명 귀담아 들을 내용이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분노를 과연 어떻게 다스린단 말인가. 달리 보고자 한다.


먼저 분노는 부정적인 감정이 아니다.


감정은 단지 우리가 어떤 상황이나 대상을 마주할 때 나오는 감정일 뿐이지 긍정도 부정도 아닌 성질로 자연스러운 일부로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해보자. 분노하는(혹은 분노했던) 자신을 잘못된 행동을 한 것으로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말자. 분노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하나일 뿐이다. 다만 왜 분노를 하는지, 판단없이 그냥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관찰과 경청의 훈련이 필요하다.


상대나 상황, 혹은 자기자신을 비난하기에 앞서 분노한 자신에 대해 관찰하고 내면의 목소리(억울하거나 두렵거나 등등)을 귀기울여 들어보자. 분노의 게이지가 슬슬 올라갈 때나 분노를 표현하는 와중에 본인에 대해 관찰과 경청이 이뤄진다면 훈련이 필요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네는 대부분 분노한 이후에 본인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뒤늦게 보이게 된다. 화를 낸 이후에라도 관찰과 경청의 훈련을 계속 해보자.

그리고 다스린다는 건 일시적 처방일 뿐이다. 화를 낸다는 것은 단지 하나의 원인이 아닌 수많은 원인과 요소가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현상임을 알아야 한다. 복잡계의 결과인 것이다.

개인이 과거에 겪었던 경험과 감정, 혹은 그로부터 형성된 성격이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만나 발현되는 것이다. 억울함, 좌절감이나 열등감, 낮은 자존감, 두려움, 생존에의 본능적 욕구 등이 화 뒤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으며 그런 감정들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닌 자신의 오랜 삶의 궤적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멈추기가 쉽지 않는 것이다.

숨겨져있는 삶의 궤적까지 관찰하고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훈련이 필요하다. 관찰과 경청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마음의 동요없이 분노가 필요한 순간 화내는 척 할 수 있게 되고 나 자신이 아닌 상대방을 위한 화로 바뀔 수 있다.

분노는 다스리기 보다 분노 자체를 인정하고 화난 감정 이면의 모습과 소리를 관찰하고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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