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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hy Sep 10. 2015

문제를 모르니 답답할 뿐이다

 고전을 면치 못하는 LG전자의 상황에 대한 단상

인터넷을 돌다 눈에 띄게 특이한 기사가 보였다. 요즘은 이슈에서 멀어진 듯한 LG전자의 IR에 대한 기자의 솔직한 느낌을 적은 기사다.


LG전자 "뾰족한 수가 없다"…타개책은?

LG전자 IR 팀장은 "중국 업체들 때문에 애플이나, 삼성전자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우리도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LG전자 임원의 말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는 줄 알았지만, 투자자 앞에서 대책이 없다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LG전자 팀장이 자리에 맞지는 앉지만, 현실에 부합하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내용은 회사의 전망을 과장되게라도 발표해야할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LG전자는 "방법이 없다"라며 사석에서나 나올만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다. 기사에서 나오듯 LG전자는 소위 말하는 백색가전 분야에서는 흔들림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한때 세계시장점유율 10%를 넘을 정도의 스마트폰 분야는 여러 요인으로 우울한 상태이며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한다.


과연 LG전자 위기는 어디서부터 왔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던 중 얼마전 SNS에 올라온 두 개의 링크가 갑자기 기억이 난다. 



#1


'LG전자를 떠나며 CEO에게 남긴 글'이라는 제목으로 퇴사하는 직원이 CEO에게 보내는 글이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Top management(CEO/CTO)나 연구소장의 코멘트가 있었다’라고 이야기 되면, 그 진위 여부나 이유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고 바로 그 코멘트에 맞게 의사 결정이 납니다. 또, 경쟁사, 특히 삼성이 어떻게 한다더라 하면 이 역시 비판적인 토론 없이 의사 결정이 많이 나버립니다.


LG전자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Risk-taking를 허용하지 않는 문화, 지나친 보안강조, 자유로운 토론문화 부재/윗선 일방향적인 지시, 그리고 주인의식을 가지는 회사의 걸맞지 않은 직원관리 문화 등을 꼬집은 내용이다. 몸담았던 조직의 발전을 위해 CEO에게 보냈지만 답장은 없었다는 것이다.




#2


프랑스인이 바라본 LG전자 근무경험을 적은 [한국인은 미쳤다]라는 책 리뷰기사 부사장 사진 찍었다고 사표? 이게 한국 기업를 보자.




한국의 역사는 자유가 발 디딜 틈 없이 엄격하게 서열화된 군대식 규율 속에서 만들어졌다. 전문가들이 사무실에 틀어박혀 내놓은 예측과는 딴판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파악하지 못해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이러한 시스템의 약점은 외부에 대한 관찰보다 내부의 효율성을 더 신뢰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나는 엘지가 스마트폰으로의 대전환을 얼마나 참혹하게 놓쳤는지 기억하고 있다. 확신에 찬 나머지 엘지는 이동전화라는 불안정한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다.


저자는 한국기업이 직원의 미래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직원 배려는 아예 없는 분위기에 놀라고 갑갑하기만 한 기업의 위계질서 속에서 직원은 '순수한 열정과 헌신'이라는 초심을 잃고 무책임한 기계같은 존재가 된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현재 LG전자의 고전이 모두 위와 같은 원인들에 기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인 것은 분명하다. 어렵고 혼란한 시장환경에서도 성장하는 기업들도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정작 가까운데 쉽게 있을 수도 있다.


P.S.

LG전자만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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