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과 진정성을 강조하던 그는 '쯔이 사안'에 왜 그렇게 반응했을까
요즘 핫한 이슈 중의 하나가 쯔이의 대만국기(청천백일기) 논란입니다.
아직도 진행형인 사안은 아래와 같습니다.
대만 국적의 쯔이가 한국방송 프로그램에서 대만국기를 들었다고 대만 출신의 친중 연예인인 황안이 비판하면서 시작됩니다.
이후 중국의 한 TV가 쯔이 출연 예정의 방송을 취소하면서 논란은 증폭되고 중국 인터넷상에서도 비난 여론이 일게 되자 JYP 측에서 1, 2차에 걸쳐 사과문을 게재합니다. 그럼에도 사업적 타격이나 정치이슈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자 쯔이가 직접 동영상 사과를 하고 박진영도 인터넷을 통해 공식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대만총통 선거에 영향을 끼쳐 당선자가 언급하고 중국 신문까지 나서면서 일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해외언론까지 가세하면서 중국과 대만, 양안관계의 핫이슈가 되어버린 상황입니다.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면 트와이스 쯔이 청천백일만지홍기 논란 참조
국내 인터넷에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린 쯔이가 무슨 잘못이 있나", "JYP는 중국시장이라는 현실 때문에 저자세를 취했다", "대만은 국제적으로 소외된 나라이기 때문에 문제없다", "중국이 과민하다", "역사적으로 한국이 대만을 배신한 거 아니냐" 등등.
중국과 대만의 특수한 양안관계, 양안을 둘러싼 국제관계, 대만 내 정치적/역사적 지형 - 대만독립주의자, 통일주의자, 친중세력이 경쟁하고 있고 이번 선거에는 대만 독립에 우호적인 정당이 승리 -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대만선거라는 시점과 더불어 증폭된 점도 있습니다.
쯔이라는 '개인' 입장에서만 보면 어땠을까
그런 복잡하고 거시적 문제와 개인적 의견은 차치하고 쯔이라는 개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안을 간단하게 만드는 열쇠라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16세인 쯔이가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설혹 있다 하더라도 따질 이유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안이 벌어지고 생각보다 이슈화 되자 JYP라는 회사 입장에서는 가장 큰 시장인 중국비즈니스에 대해 걱정을 했을 겁니다. 물론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사과'를 빠르게 밝혔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유감'이 좀더 정확한 표현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사안이 점점 커지자 영상을 통해 쯔이가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쯔이라는 개인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일까요. 힘과 비즈니스의 논리에 밀려 연예인으로써의 꿈이 수포로 돌아갈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본인이 나고 자란 나라를 부정하고 "중국은 하나고 나는 중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말하지는 않았을까요.
위에서도 말했듯이 회사 차원의 공식 사과는 어쩔 수 없다고 쳐도 16세밖에 안된 쯔이가 자신의 생각과 양심은 뒤로 한 채 직접 사과를 하게 만들어야만 했을까요.
평소 박진영 대표는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특히 요즘 출연하는 K팝스타 프로그램에서도 진심이나 간절함, 열정이나 인성 등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더구나 다른 심사위원에 비해 참가자에 대한 공감이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사업적 위기감이 '마음'을 강조하던 박진영에게 초래한 결과
하지만 이번 사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박진영 대표가 쯔이의 마음은 '공감'했다면 '동영상을 통한 직접 사과'라는, 그것도 본인을 부정하는 톤의 사과를 시키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업적 위기감이 마음을 강조하던 본인의 눈과 귀를 가린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중요한 건 사안을 주체적으로 적절한 기준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상황에만 끌려다니며 대처한 결과, 중국은 물론 대만으로부터도 국내에서도 JYP에 대한 불만과 비판만 불러일으키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쯔위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15일 쯔위가 검정색 옷을 입고 “중국은 하나다”라는 사과문을 읽는 영상을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웨이보에 올렸다. 소속사인 JYP가 두 번이나 사과를 했는데, 17세 소녀가 “나는 중국인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등 사상 검증을 확인하는 식의 사과까지 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마리텔'은 왜 조용? '쯔위 사과' 갑론을박
사업도 결국 사람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하고 평소에 본인이 강조하던 진정성과 인성이라는 가치에 반한 의사결정으로 말미암아 본인은 물론이고 소속 연예인도 비즈니스도 위기에 빠트리고 말았습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은 바닥을 드러낸다
박진영 대표는 물론이고 대부분 사람들은 어려움이 닥치면 본능적(이기적)인 자세로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위기의 순간에 판단을 유보하고 자신을 버린 채 관찰자의 입장에서 전체를 조망하며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쯔이의 마음이 얼마나 당황하고 두렵고 혼란스러울 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논란의 소지가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이를 논란으로 만든 것은 외부세력이었기에 JYP는 "유감이지만 이용하지 말라"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쯔이를 보호했어야 합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한 자 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