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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아트 Sep 14. 2022

화이트 큐브에서 뛰쳐 나온 미술가들

지난 화에서 살펴본 ‘화이트 큐브’는 오늘 들려드리려는 ‘장소 특정적 미술’과 긴밀히 연관돼 있어요. 잠깐 복습해볼까요? 화이트 큐브는 밝은 단색의 벽면에 작품을 띄엄띄엄 배치한 전시 방식을 말해요. 작품 그 자체에만 집중하게 만들어 미술 전시 공간의 ‘이상적인 형태’로 여겨지죠. 외부와 차단된 채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방식이지만, 사실은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구분 짓고 관람 경험을 획일화하는 측면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많은 예술가들이 ‘화이트 큐브’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그중 대표적인 경향이 바로 ‘장소 특정적 미술’인데요. 화이트 큐브가 전시장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작품을 배치하는 방식을 일컫는다면, ‘장소 특정적 미술’은 어떤 특정한 장소에 작품이 놓이는 맥락을 포괄해요. 다시 말해 장소 특정적 미술(Site-Specific Art)은 장소의 의미가 곧 작품의 핵심적인 의미를 형성하는 미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꼭 그 장소에 있어야만 하는 예술 작품이라고 이해하면 쉽겠네요. 여러분이 전시장에서 보셨던 미술 작품 중 상당 부분은 이러한 장소 특정적 미술에 속했을 텐데요. 그 이유는 1960년대 등장한 장소 특정적 미술이 동시대 미술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에요.


장소 특정적 미술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에는 지리적 토대인 ‘장소’를 기반으로 하는 미술만을 가리켰다면, 198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는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거나 공공 미술의 범주에 속하는 활동들도 장소 특정적 미술로 불리고 있어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넓은 범주의 의미를 포괄하게 된 셈이죠. 처음 장소 특정적 미술이 등장한 배경을 알게 되면 의미가 확장되어 쓰이는 내용들도 파악하기 수월할 테니, 오늘은 장소 특정적 미술이 태동된 시점에 어떤 예술가들의 작품이 있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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