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별 작가나 작품을 해석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흐름을 관통하는 담론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해요. 담론은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의미나 생각, 가치관 정도로 정의해볼 수 있는데요, 현대 미술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커다란 담론을 정리해 두면 누군가의 설명 없이도 개별 작품들을 이해하기 수월해지실 거예요.
이번 화에서는 현대 미술에서 주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담론인 ‘인류세(Anthropocene)’에 대해 알아보려 해요. 요즘은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가 부각되다 보니 인류세라는 용어도 널리 쓰이고 있는데요, 인류세는 인류에 의해 지구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내포한 용어입니다.
인류세 논의는 지질학 등 과학 분야를 필두로 제기되고 있지만, 예술 분야에서도 인류세 개념을 중심으로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예술이 인류의 생존에 무용하다는 입장도 존재하지만, 환경 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환기시키고 사람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속하잖아요. 미술계에서도 생태미술, 에코아트, 환경미술, 지속가능한 예술, 자연미술 등의 이름으로 인류세와의 접점을 형성하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