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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킴 Jan 29. 2021

추억 일기 : 탄생과 성장 21

母의 추억 #5 : 자식들의 투병


여동생이 11살까지 결핵약을 먹으며 1년에 1-2차례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고 투병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나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비활동성 결핵으로 판단되는데 만약 활동성이었다면 나와 다른 가족들도 함께 걸렸을 것이 아닌가?

어머니 자신도 같이 투병생활을 하는 마음으로 딸의 무사함을 기원하며 옆에서 지켜보았을 것인데 그 과정이 얼마나 조마조마했을까?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다.

여동생은 국민학교에 입학한 후 예전에 살던 한옥 집 건너편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와 피아노를 모두 잘하는 아이로 유명세를 떨치게 된다.

당시 어머니의 삶 속에는 딸의 기나긴 투병생활과 아버지 친구들의 잦은 방문에 많이 지쳐 있을 법도 한데 슬기롭게 대처하신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여인은 약할 수 있지만 어머니는 자식들 앞에서 그 누구보다 더 강할 수 있는 것이리라.

여동생은 어머니의 정성대로 학업과 피아노에 큰 자랑거리가 되었고 오랫동안 집안을 대표하는 모범생으로 부모님에게 많은 기쁨과 행복드렸다.


효도는 다양한 방법으로 부모님에게 기억될 수 있다.

반드시 공부가 모든 것은 상징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효도의 덕목으로 들어간다.

공부를 잘하는 자식을 원망하는 부모는 지금까지 보지를 못했으니 말이다.

우리 아이들도 잘 커주었는데 이 또한 큰 기쁨이고 나에게는 작지 않은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잘 컸다는 표현 안에는 아름다운 의미가 모두 녹아져 들어있는데 참으로 잘 커 주었다.

결국 어머니 입장에서는 양념 딸이 잘 커 준 것이었다.

어머니가 살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여동생을 잘 건사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자식 앞에 장사가 없다는 말은 허튼 말이 아닐 진데.


나는 중1 시절 크리스마스를 병원에서 지냈던 기억이 있다.

전날까지 멀쩡하던 내가 다음 날 학교에서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자체 판단으로 담임선생님께 말하고 조퇴한 적이 있었다.

병원에 갔더니 급성 간염이라고 해서 5일 정도 입원해 있었는데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평생의 교훈을 얻었던 경험이다.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던 전 날 까지만 해도 전혀 증상이 없다가 다음날 갑자기 호흡곤란과 비상식적인 피로감으로 교실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사람은 그렇게 예기치 못한 파도가 뜸하게 한 번씩 올 때가 있는데 당황스러움을 줄이고 슬기롭게 기다리며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고 보니 남동생은 입원이나 투병의 경험이 없었던 것 같다.

다행히 한 명은 건강하게 성장하여 학창 시절을 농구선수로 활약하면서 부모님에겐 건강한 유전자의 상징으로 남았다.

내 아이들도 윗대의 우수유전자와 처가의 튼튼한 유전자까지 합쳐져서 지금까지 별다른 이상신호 없이 잘 커가고 있으니 이 또한 행운이고 복인 것이다.

인생에 건강만큼 중요한 덕목이 어디 있겠는가?


첫째는 입대 전 1박 2일 속리산 등반을 통하여 확인된 건실한 청년의 모습은 아비의 입장에서 듬직함으로 남아있으며 둘째와 3년 전부터 시작한 호수공원 주말 달리기는 평생의 좋은 추억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행복한 기운들이 내 주변에 모여 있으니 자랑스럽고 아이들의 앞날에 좋은 자양분과 기억으로 남아서 자기 속한 사회 영역의 건강한 인력으로 자라나 주기를 기원한다.


또한 나는 작은 소원이 하나 있다.

내 아이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는 것을 보고 싶다.

너무 과한 욕심이라고 여겨지는가? 요즘 장수하는 추세를 보면 그리 힘들어 보이지도 않는다.

내가 60살 전후로 할아버지가 된다그다음엔 90살 전후로 내 아이들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내가 90살 시절이 되면 의료기술의 발달로 그리 장수한 측에 못 낄지도 모른다.

내 부모님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내 아이들이 한 5년 안에 누군가는 결혼해서 손주를 볼 수도 있으니 결국 두 분의 입장에서는 자식인 내가 할아버지가 되는 것을 보는 것인데 정말 불가능한 바램이 아니지 않은가?

내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나도 아이들도 와이프도 건강해야 한다.

인생은 혼자 그려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그려가야 하는 아름다운 여정이기 때문이다.

애들아.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다 함께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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