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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일기 : 로마 이야기 1

by 제이킴

로마 플랜


해외여행을 가자고 하는데 내가 미루다가 가족들의 원성이 높아졌다.


몇 해전인가?

방콕 여행을 간다고 계획을 세우길래 나만 빼고 다녀오라고 했더니 정말 3명이 오손도손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이 커서 그런지 계획만 서면 바로 행동이 가능하더라.

와이프와 첫째는 여행 취향이 비슷하고 둘째는 나와 닮은 구석이 있다.

예를 들자면 와이프와 첫째의 여행은 순례보다는 휴식의 개념이 강하고 나와 둘째는 휴식보다는 순례의 기준으로 여행을 받아들이며 출발하는 경향이 있으니.

방콕 여행은 나의 부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는데 새삼 다들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인생은 혼자 또는 함께 걸어서 가야 하는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훈훈한 순례가 아니던가.


방콕 여행을 다녀온 가족들이 한결 같이 살이 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정말 ‘방콕’ 위주의 여행을 한 것 이리라.

똠양꿍과 쌀국수, 커리크랩 등을 실컷 즐겼으니 허리가 불어나는 것은 즐거움의 나이테가 아닐런지.

나도 쌀국수는 정말 좋아한다.

지금 같아서는 매일 한 끼를 쌀국수를 먹으라고 한다면 흔쾌하게 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해외여행을 기획하는데 나도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으며 유럽 여행의 특성상 최소 1주일은 시간을 비워야 하는데 전년에 모아둔 연차가 여유가 있어서 그리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문제는 여행 경비인데 대충 항공비를 제외해도 제법 목돈이 필요했다.


종친회에서 장학금을 준다는 소식을 접한 후 다행히도 둘째의 성적이 자격 범위에 들어서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로 신청을 했는데 조상님들의 도움으로 선정이 되었고 여비에 큰 보탬이 되었다.

첫째의 인턴과 둘째의 편입의 결과를 고려하자면 여러모로 조상님들의 보살핌이 있었다는 강한 생각이 들었기에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인생에 어쩌면 한 번 또는 자주 오지 못할 수도 있는 가족만의 장거리 여행이므로 강한 추진력으로 온 가족들의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당시 첫째도 건설회사 인턴으로 출근을 하고 있었고 둘째는 학생이지만 편입을 위하여 노력했던 결실을 얻었기에 복학을 앞두고 동면 중 이었다. 겨울방학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자 순식간에 항공편 일정과 숙소와 렌터카 등 다각적인 조사에 착수하였다.


여행은 목적지를 정하고 접근법을 찾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첫째가 인턴으로 휴가 일정을 맞추는 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1진과 2진을 나누어 출발하자고 제안을 했다. 나와 둘째는 먼저 가서 현지에 적응하고 있다가 와이프와 첫째가 오면 선행된 경험으로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나는 일주일 일정이었고 둘째는 나랑 같이 있다가 2진과 합류하여 2진이 귀국할 때까지 함께 행동하는 것으로 계획이 잡히자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일리가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나와 둘째가 먼저 출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고 목적지에 대하여 호불호가 있었으나 항공편 일정 및 출도착 시간대를 감안했더니 이탈리아, 로마가 가장 합리적이었다.

둘째가 대학 편입을 준비할 때 나도 동네 도서관에 같이 다니며 읽던 <로마 이야기>나 <시저>, <마테오 리치>, <루벤스> 이야기에 집중해서 그런지 서양 역사의 출발점인 로마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아울러 스페인어에 관심을 갖던 차에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가 많이 유사하다고 들은 풍월과 언젠가 로마에서 주재 근무를 하고 온 지인이 유럽은 로마의 군대가 스쳐간 곳이 나라별 수도가 되었고 아직도 도처에 로마 유적지와 건축물들이 산재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렇게 나와 둘째는 항공기에 먼저 올랐고 미지의 세계로 한 걸음을 내디뎠다.



罗马计划


有人提议去海外旅行,但我一直拖延,家人的怨声越来越高。

是几年前的事吧?

当时说要去曼谷旅行并制定了计划,我让他们除了我之外都去,结果真的三个人其乐融融地去旅行回来了。可能是孩子们长大了,只要计划一定,马上就能付诸行动。

妻子和老大的旅行喜好相似,老二则有些像我。

举例来说,妻子和老大的旅行与其说是朝圣,更偏重于休息的概念,而我和老二则倾向于以朝圣而非休息的标准来接受旅行并出发。

曼谷之旅成为了一个里程碑,证明即使我不在场,大家也能过上快乐的人生,我重新觉得大家都很了不起。

说到底,人生不就是有时孤独、有时温暖,需要独自或一起走下去的朝圣之旅吗?

从曼谷旅行回来的家人们异口同声地说胖了,看来真的是进行了以"曼谷"(宅在酒店)为主的旅行。

尽情享受了冬阴功汤、米粉、咖喱螃蟹等美食,腰围增加不正是快乐的年轮吗?

我也真的很喜欢米粉。

像现在这样,如果让我每天吃一顿米粉,我应该能欣然答应。

策划这次海外旅行时,我也提议一起去,考虑到欧洲旅行的特点,至少需要空出一周时间,不过前一年积攒的年假比较充裕,所以不是什么大问题。

问题是旅行费用,即使除去机票费,也需要相当大的一笔钱。

在得知宗亲会提供奖学金的消息后,幸运的是老二的成绩符合资格范围,抱着万一的期待心理申请了,在祖先们的帮助下被选中了,对旅费有了很大的帮助。

考虑到老大的实习和老二的插班结果,从各方面来看都强烈感觉到有祖先们的庇佑,因此再次心怀感激。

这是人生中可能只有一次或者不会经常有的家人长途旅行,所以我以强大的推动力开始协调全家人的行程。

当时老大也在建筑公司实习上班,老二虽然是学生,但为插班努力得到了成果,正值复学前的冬眠期。得出利用寒假是最佳选择的结论后,瞬间就着手对航班日程、住宿和租车等进行了多方面的调查。

旅行从确定目的地并寻找接近方法的那一刻就开始了。

由于老大作为实习生很难调整休假日程,我提议分成第一批和第二批出发。我和老二先去适应当地环境,等妻子和老大到了之后,可以凭借先行的经验担任向导的角色。

我的行程是一周,老二跟我一起待着,然后与第二批会合,一直到第二批回国时一起行动,这个计划定下来后,大家都点头认为是个有道理的提议。

于是确定了我和老二先出发的方向,对于目的地虽然有不同意见,但考虑到航班日程及出发到达时间段,意大利罗马是最合理的选择。

老二准备大学插班考试时,我也一起去社区图书馆,读过《罗马的故事》、《凯撒》、《利玛窦》、《鲁本斯》等书籍,可能是因为专注于这些内容,从西方历史的起点罗马开始是比较理想的。

此外,正值我对西班牙语感兴趣之际,听说意大利语和西班牙语有很多相似之处,还想起了曾经在罗马驻外工作回来的熟人说过的话——欧洲各国的首都都是罗马军队经过的地方,至今到处还散布着罗马遗迹和建筑物。

就这样,我和老二先登上了飞机,向未知的世界迈出了一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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