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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일기 : 중학생 이야기 29

by 제이킴


상남자의 며느리 맞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죽이 잘 맞아온 친구가 생산능력도 좋아서 3남매를 두었는데 첫째가 장가를 간다고 한다.

절친들이 모여서 축하를 해주어야 잔치도 빛이 나는 법이다.

하객이 많다고 잘 된 결혼식일까?

그럼 하객이 적은 스몰웨딩은 서운한 결혼식인가?

신랑/신부가 그리고 혼주들과 하객들이 축복해주고 행복하면 그게 좋은 결혼식이 아니겠는가.


친구의 부인은 오래전 본인들 결혼식 할 때 보고 중간에 통화는 어쩌다가 했지만 무척 오랜만에 만나는 기쁨이 있었다.

물론 세월이 비켜가지는 않는다. 비켜갈 수도 없다. 그렇다고 마냥 피할 수도 없고 기다릴 수도 없다. 그럼 결국은 나이 먹기를 즐겨야만 잘 익어가는 것이다.


이 친구는 결혼이 빨라서 아버지도 먼저 되더니 며느리 맞이도 제일 빠르다.

가수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가 연상되는 고운 규수였다.

물론 신랑도 부모를 잘 만나서 훤칠하고 단정한 총각이었으며 초여름 해바라기 같은 밝은 미소가 무척 매력이 있었는데 이렇게 좋은 날에는 사람도 꽃처럼 보인다.

사실 사람은 저마다 한 송이의 꽃이다.

그럼 첫 며느리를 맞이하는 기분을 녀석한테 물어보았다.

기쁘면서도 덤덤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자신이 살아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울컥했다고 했다.

사실 이 친구의 울컥함을 나는 솔직하게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같이 나누어 온 40년보다 넘치는 추억들 속에 왜 이심전심이 없었겠는가?

말로 표현해야 다 말이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었으니.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내온 우정 속에도 애정이 포함된 묘한 감정선이 있기 마련인 것이다.


‘덤덤’하다는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니 “특별한 감정의 동요 없이 그저 예사롭다”.

그럼 ‘예사롭다”는? “늘 가지는 태도와 다른 것이 없다”.

덤덤하게 며느리를 맞이한다는 이 친구 이야기를 듣고 나의 첫째와 둘째도 성인이 되었고 혼기가 다가오고 있음에 새삼스럽다.

첫째는 사회 초년병으로서 잘 지내고 있으며 둘째도 씩씩하게 졸업을 앞두고 있다.

아이들의 성장을 보면서 나도 인생의 후반전을 맞이하는 선수처럼 기분 좋게 긴장되기도 한다.


나의 아이들이 결혼한다면 나는 무슨 생각으로 맞이하고 보낼 것인가?

첫 번째 감정은 대견함이고 두 번째는 서운함으로 다가온다.

그럼 아이들에게 대하는 애정 표현과 감수성이 풍부한 내 와이프는 어떤 감정일까?

왠지 가슴 한 켠에 휑하게 허무한 바람이 머물다가 지나간다.

내가 친구들 자녀들의 결혼식에 가면 단골 행사로 러브샷 사진을 찍어서 브런치 글과 함께 보내주는 이벤트를 즐기곤 한다.

혼주 부부와 신랑/신부가 주인공이며 잘 된 사진을 골라서 아름다운 추억의 흔적을 남겨야 하는 쉽고도 어려운 미션.

이번 두 러브샷도 잘 표현된 감정과 수줍음이 함께 묻어 난다.

뽀뽀든 키스든 입술로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아름다운 마무리는 주인공도 관객들도 흐뭇하게 만드는 마법이 들어있다.


뒤풀이에서 두 부부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며 기분 좋게 대취할 수 있었다.

왠지 인생의 깊이를 더하려면 술 몇 잔이 들어가야 풍미가 그윽해진다.

술 향기에 취한 듯, 인생에 취한 듯, 우정에 취한 듯.


真男人迎娶儿媳


从初中一年级起就很合拍的朋友,生育能力也很强,有三个孩子,听说老大要结婚了。

挚友们聚在一起祝贺,婚礼才会更加光彩夺目。

宾客多就是好婚礼吗?

那宾客少的小型婚礼就是令人遗憾的婚礼吗?

新郎新娘、主婚人和宾客们祝福并感到幸福,那不就是好婚礼吗?

朋友的妻子,我在很久以前他们结婚时见过,中间偶尔通过电话,这次见面真的是久别重逢的喜悦。

当然,岁月不会绕道而行,也不可能绕道。但也不能一味地躲避,也无法等待。那么最终只有享受变老,才能慢慢成熟。

这位朋友结婚早,所以先当了父亲,现在迎娶儿媳也是最早的。

新娘是让人联想到歌手姜秀智《紫色的香气》的美丽姑娘。

当然新郎也很好,父母养得好,英俊整洁的小伙子,像初夏的向日葵一样灿烂的笑容非常有魅力,在这样的好日子里,人也看起来像花一样。

其实每个人都是一朵花。

于是我问这家伙迎娶第一个儿媳是什么心情。

他说既高兴又平静。

但他说自己走过的岁月像走马灯一样闪过,心头一热。

其实这位朋友的激动,我坦白说能理解一些。

在我们共同分享的超过40年的回忆中,怎么会没有心灵相通呢?

我们都很清楚,有些东西用语言表达并不能完全说明。

在长久共度的友谊中,也包含着微妙的情感线索。

查了一下"平静"(=寡淡)的字典意义,是"没有特别的情感波动,只是平常而已"。

那"平常"呢?"与一贯的态度没有什么不同"。

听了这位朋友说平静地迎娶儿媳的话,想到我的老大和老二也已成年,婚期将至,感到格外新鲜。

老大作为职场新人过得很好,老二也即将坚强地毕业。

看着孩子们的成长,我也像迎来人生下半场的运动员一样,感到愉快而紧张。

如果我的孩子们结婚,我会以什么样的心情迎接和送别呢?

第一个感受是骄傲,第二个是不舍。

那么对孩子们充满爱意表达、感性丰富的我妻子会是什么感受呢?

不知为何,心中一角有股空虚的风停留后又飘过。

每次去朋友孩子们的婚礼,我都会把拍摄情侣照作为固定节目,然后配上brunch文章发给他们,我很享受这个活动。

主婚人夫妇和新郎新娘是主角,要挑选拍得好的照片,留下美好回忆的痕迹,这是个既简单又困难的任务。

这次的两张情侣照也流露出美好的情感和羞涩。

无论是亲吻还是kiss,都要用嘴唇收尾,而美好的收尾有着让主角和观众都感到温馨的魔力。

在答谢宴上,祝愿两对夫妇健康幸运,我们愉快地大醉了一场。

不知为何,想要增添人生的深度,需要喝上几杯酒,韵味才会更加深厚。

像是醉在酒香里,醉在人生里,醉在友情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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