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영 일기 : 살상 본능

by 제이킴

#13 장교와 사병


어릴 때부터 겨울이 되면 손이 잘 텄다.

안 씻는 것도 아닌데 손이 터 있으면 왠지 주눅이 들었는데 아마도 그 시절 유달리 손 피부가 건조해서 그랬지 싶다. 군대에서는 규칙적인 생활의 영향인지 아니면 동기 훈련병이 가지고 온 핸드크림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잘 트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문제는 목욕할 기회가 많지는 않아서 꼬질꼬질했고 덥수룩한 수염 때문에 실제 나이보다 많게 보이는 측면도 있었다. 동기들 평균 나이보다 내가 1-2살 많은 수준인데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군대를 조금 일찍 올 걸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 훗날 내 아들이 군대를 온다면 사병보다는 장교로 생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군대를 두 번 올 수는 없겠지만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장교로 오고 싶다.


#14 바나나빵을 아시나요


오전에 눈이 엄청 왔다.

연병장과 내무반 주변에 눈을 치우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누가 그랬던가. 군대에서 눈은 하늘에서 내리는 쓰레기라고.

겨울 하면 눈이고 눈 하면 눈사람, 눈싸움인데 군대에서 훈련병한테는 즐거운보다는 고역이기에 아이러니하다. 오늘 쌓인 눈 때문에 내일 아침이 걱정된다.

갑자기 어릴 적 겨울 친구들과 눈싸움, 연날리기, 쥐불놀이를 했던 기억이 났다.

훈이네 이층 옥상에서 눈을 뭉쳐 도로 건너편 집을 향해서 누가 멀리 던지나 시합했었고 연을 날리다가 옥상에 매달아 놓고 다음날 보면 실이 끊겨 날아가 버렸던 기억도 있고 실컷 놀다가 배가 고프면 바나나빵(일명 X빵)을 먹으러 몰려다녔던 꾸러기들.

지금은 다들 잘 살고 있으니 이 또한 축복 이리라.


#15 살상 본능


오늘은 사격훈련을 했는데 한 마디로 스릴 만점이었다.

아마도 사람은 파괴본능이 있는 것 같다. 맹자가 그래서 성악설을 얘기하지 않았을까?

인간은 천성이 악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수양과 절제로 심신을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

어느 정도 맞는 이야기다.

사격의 묘미는 격발 순간 탄약이 폭발하면서 전해지는 몸 떨림, 탄환이 날아가 때 생기는 소음, 그리고 탄착군에 대한 결과들이 있는데 영점 조정을 하고 나름 신중하게 목표를 향해서 발사하지만 ‘엎드려 쏴’를 해봐도 생각보다 명중률은 그리 높지 않다. 더군다나 ‘앉자 쏴’나 ‘서서 쏴’는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실탄 사용량 대비 사망자를 계산을 해보았더니 수 천발 당 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하는 걸 보면 실제 전쟁에서 소총으로 적군은 살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고 군인들에게 소총이 없으면 이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랬다.

전쟁은 내가 다치거나 우리 편이 죽지만 않으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16 독수리타법 탈출기


누군가 타자를 배워서 입대를 하면 도움이 된다고 하길래 겨울방학 때 한 달간 타자 학원을 정말 열심히 다녔다. 하루 2시간씩 완전 집중해서 연습을 하자 한글자판을 보지 않고 타자를 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는데 아마도 학창 시절 중 벼락치기 공부 외 가장 집중했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대단한 결과물은 아니지만 자판을 보지 않고 칠 수 있다는 것은 나만의 작은 자랑거리라고 생각했다. 군대에서 혹시나 도움이 될까 했지만 훈련병은 당장 그리 쓸모가 없었다.

앞으로 자대 배치를 받지만 이미 규칙적인 생활과 훈련으로 단련된 심신은 어디에서라도 잘 적응할 수 있게 준비가 되었다. 6주간 같이 웃고 추억이 담긴 동기들과 헤어진다는 생각을 하면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들아. 어디서 근무하든지 대한 국군의 자랑으로 몸 건강하게 잘 지내기를 기원 하마.



#13 官和兵


从小一到冬天手就爱裂。

又不是不洗,但手裂开的话,不知为何会畏缩,可能是因为那个时期手部皮肤特别干燥。 不知道是在军队里受到规律生活的影响,还是同期训练兵带来的护手霜的影响,幸好没有裂开。

问题是洗澡的机会不多,所以脏兮兮的,因为浓密的胡须,看起来比实际年龄大。 虽然我比同届同学的平均年龄大1-2岁,但并不是什么问题,但也有早一点来军队的遗憾,如果以后我儿子来军队的话,比起士兵,以军官的身份生活似乎也不错。

虽然不能来两次军队,但如果再有一次机会,我想以军官的身份来。


#14 知道香蕉面包吗


上午下了很大的雪。

在练兵场和内务班周围扫雪花了很长时间。

正在吃午饭,又下起雪来了。

是谁干的呢? 在军队里,雪是天上掉下来的垃圾。

一提到冬天就是雪,一提到雪就是雪人,一提到雪仗就是打雪仗,但在军队里,对于训练兵来说,这与其说是快乐,不如说是苦差事,真是讽刺。 今天的积雪让我很担心明天早上。

突然想起小时候冬天和朋友们打雪仗、放风筝、玩鼠火。

在勋家的楼顶上积雪,对着马路对面的房子比赛谁扔得远,放风筝的时候挂在楼顶,第二天一看就断线飞走了,还有尽情玩耍后饿了就到处吃香蕉面包(又名"X面包")的淘气鬼们。

现在大家都过得很好,这也是一种祝福。


#15杀伤本能


今天进行了射击训练,一句话就是惊险。

也许人具有破坏本能。 孟子所以才会说声乐说吧?

意思是说,人类天生就很恶劣,所以要用修养和节制来控制身心。

这在一定程度上是正确的。

射击的妙趣在于射击的瞬间弹药爆炸时传来的身体颤抖、子弹飞走时产生的噪音以及弹着军的结果,虽然调整了零点并慎重地向目标发射,但即使"趴着射击",命中率也没有想象中那么高。 更何况,"坐下射击"或"站着射击"的概率必然会下降。 世界大战结束后,计算了实弹使用量对比死亡人数,结果发现每数千发子弹就出现一名死亡者,由此可以看出,在实际战争中,用步枪杀伤敌军是多么的不确定。 但如果军人没有步枪,这也不像话。

有些人是这样的。

战争是世界上最有趣的游戏,除非我受伤或死在我们这边。


#16 老鹰打字法逃生记


因为有人说学打字入伍会有帮助,所以寒假时非常认真地上了一个月的打字补习班。 每天集中练习2个小时,达到了不看韩文键盘就能打字的水平,大概是学生时期中除了突击学习以外最集中的时期吧。

虽然不是什么了不起的结果,但我认为不看键盘就能打出来是我个人的小小骄傲。 虽然担心在军队会不会有所帮助,但训练兵立即没有多大用处。

虽然以后会被分配到部队,但是已经做好了在任何地方都能适应规律的生活和训练中锻炼出来的身心准备。 一想到与一起欢笑6周、充满回忆的同期们分手,就觉得世上真的生活在很多相遇和分手中。

同学们,无论在哪里工作,我都会以韩国国军的骄傲,祝愿你们身体健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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