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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Jan 25. 2023

오늘의 해

교환학생을 갔던 핀란드의 한겨울은

해가 12시에 뜨고는 3시에 또다시 졌다.

결국 하루 중 21시간을

아주 캄캄한 어둠에서 지내야만 했다.

5시쯤에 누군가에게 ‘지금’을 설명할 때는

낮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밤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때 난, 해를 보러 한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해가 없는 곳에선 난 정말 살지 못하겠다고.


생각해 보면 회사를 다니는 생활을 하는 내가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출근길, 점심시간 정도다.


항상 당연하게 떠 있는 해를 ‘느끼는 것’은

일부러 인지하지 않으면 쉽지는 않다.

그냥 그는 늘 그 자리에 떠 있을 뿐.


내가 그를 불러줄 때만,

그도 나에게로 와서 ‘오늘의 해’가 되었다.


내일은 꼭 해를 봐야지.

(오늘도 해를 놓치고 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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