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을 갔던 핀란드의 한겨울은
해가 12시에 뜨고는 3시에 또다시 졌다.
결국 하루 중 21시간을
아주 캄캄한 어둠에서 지내야만 했다.
5시쯤에 누군가에게 ‘지금’을 설명할 때는
낮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밤이라고 해야 할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때 난, 해를 보러 한국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해가 없는 곳에선 난 정말 살지 못하겠다고.
생각해 보면 회사를 다니는 생활을 하는 내가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출근길, 점심시간 정도다.
항상 당연하게 떠 있는 해를 ‘느끼는 것’은
일부러 인지하지 않으면 쉽지는 않다.
그냥 그는 늘 그 자리에 떠 있을 뿐.
내가 그를 불러줄 때만,
그도 나에게로 와서 ‘오늘의 해’가 되었다.
내일은 꼭 해를 봐야지.
(오늘도 해를 놓치고 난 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