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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Mar 28. 2021

리뷰(검토) 받을 땐 상사에게 말대답(?)하기!

일잘러들의 일 잘하는 방법


3년 전부터 팀장을 맡으면서 리뷰(검토) 할 일들이 많아졌다.


한때 내가 제일 싫어했던 순간이 컨설팅 보고서(산출물)에 대해 상사에게, 또는 고객에게 리뷰를 받는 순간이었는데, ‘리뷰만 없으면 참 즐겁게 일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리뷰를 받는 어떤 땐 정말 공포감까지 느껴졌었다. 언제나 마음 무겁게 후덜덜하며 리뷰를 받기 시작했는데, 마무리될 때 아주 큰 수정사항만 나오지 않으면, ‘아, 한 고비를 넘는구나’ 싶어서 뿌듯하기도 했다.




리뷰라는 것은, 자료나 업무가 제대로 되었는지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상사의 피드백을 받거나 서로 토론하며 합의점을 찾아 일을  마무리하게 하는 단계이다. 그런데 항상  시간은 마치 지적당하거나, 지적하는 순간처럼 되어 버려, 리뷰를 받는 사람에게도 리뷰를 하는 사람에게도 편치 않은 시간이다.


리뷰를 하는 사람이 아무리 좋게 말하려 노력해도, ‘이건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이 상대방에게 듣기 좋을 리는 만무하다. 또한, 리뷰하는 사람, 리뷰받는 사람 등 서로의 위치와 입장도, 어찌 보면 원활한 토론을 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상사가 피드백을 하고, 후배는 그 내용을 듣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팀장을 맡은 순간부터는 임원 보고만큼 후배들의 작업이나 결과물을 리뷰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 나는 리뷰하면서 항상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거나, 다른 생각 있으면 얘기해요.’라고 말을 하지만, 리뷰받는 상대방은 “아, 네네, 그렇게 수정할게요.” 하지, 내 의견에 이견을 말하는 경우는 많지는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새로 들어온 한 후배가 리뷰를 받던 날이었다. 우리 회사에 온 지 오래되지 않아서인지, 역시나(?) 자료가 논리가 맞지 않았다. “이렇게 만들어야 좀 더 논리적으로 위아래가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A가 맞아야, B가 달성된다는 느낌도 잘 줄 수 있고.”  나는 항상처럼 피드백을 했다.


네, 네, 하던 팀원이 조용히 머뭇거리며 입을 뗐다. “팀장님 말씀이 맞는 것 같은데요. 사실 제가 자료를 이렇게 만든 이유는, 정량적인 지표들을 넣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요...”


그 말을 듣고 나는, 아차! 싶었다.

첫째는, 내 말대로 논리를 챙기다 보니, 정량화된 지표를 넣는 것을 나도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고. 둘째는, 이 팀원이 정말 다각도로 고민을 많이 했구나 라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00님 말도 맞네요. 그럼 큰 그림은 내가 말한 대로 수정하되, 00님이 얘기한 정량 지표를 신경 써서 넣어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훨씬 좋은 그림이 나오겠네요. 고민 많이 했네. 수고했어요.”  칭찬이 절로 나오는 리뷰였다. 그리고, 내 생각과 팀원의 생각이 합쳐진 아주 좋은 결과물이었다.


나에게 상담해오는 후배들 역시 “리뷰는 진짜 스트레스 받아요. 리뷰하면서 자기 맘대로수정할 거면 처음부터 그렇게 얘길 하지  저보고 초안을 잡아오라는 거예요?  진짜 짜증 나요.” 하면서 리뷰의 순간과 상사에 대한 욕을 쏟아낸다.


언젠가부터 나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리뷰를 받을   본인이  그렇게 작업을 했는지, 어떤 생각과 고민으로 이런 자료를 만들었는지,  상사에게 설명하기를 바란다. 상사는 완벽히  일의 큰 그림과 디테일을 모두 그려줄  없고,  일을 가장 많이 고민한 사람은 바로 본인이다.  나쁜 피드백을 듣더라도, 너무 명확히 내가 수정해야 하더라도, 반드시 ‘말대답(?), 아니 변명(?), 아니 설명해야 한다. 설명을 잘할수록,  설명이 설득력 있을수록 일 잘러가 되는 지름길이 된다.


당연히 처음엔  설명조차 틀릴 때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고, 또다시 상사의 의견을 듣는 티키타카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하다 보면  바빠 보이는 상사의 의견을 들을  있는 시간이 절실한데, 리뷰가 바로  시간이다. 돌이켜보면,  역시 리뷰가 세상에서 가장 싫으면서도, 리뷰가 끝나고 나면 알 수 없는 뿌듯함이 느껴졌던 것도  이유였던  같다.


상사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화법을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다.

“팀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그 방향으로 수정할게요. 그런데 이 부분은 제가 이러이러한 생각으로 작업했었는데, 이 관점을 좀 더 고려할 필요는 없을까요? 혹시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방식의 화법을 썼을 때, 말대답한다거나, 불필요한 말을 한다고 생각하는 상사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본인의 업무 스타일에 감동을 받거나, 조용히 본인의 노력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혼난다고 주눅 들지 말고, 짜증 난다고 대충 회피하지 말고, 상사에게 무조건 네네- 하지 말자. 상사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되, 적절한 말대답(?)과 변명 (?), 그리고 자기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직장생활에서 필수적이고, 나를 위한 행동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리뷰 전에는 상사가 피드백   같은 내용을 미리 예상해보는 것도 아주 좋다.  상사의 피드백을   알아들었다면, “그대로 수정할게요. 그런데 이렇게 수정해야 하는 이유가, A 때문일까요? 아니면 B 때문에  가까울까요? 제가 조금  정확히 이해하고 싶어서요.” 하고 물어보는 것도 좋다. 몇 번 상사와 이런 식의 대화와 토론을 하다 보면, 상사가 원하는 방향을 점점  정확히 파악할  있게 된다.


 경험에도, 리뷰를 할 때 조용히  말대로 수정만 하는 사람보다는, 활발하게 본인 의견을 얘기해가면서 나와 방향을 맞춰가는 팀원이 훨씬 빨리 퍼포먼스가 좋아진다.  짧은 시간에 나와 합이  맞아진다.


바람직한 말대답으로, 일잘러가 되어보자!





(커버 이미지) 동네 커피빈에서, 박준 작가님의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책을 읽으며...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항상 오늘보단 조금만이라도 좋아진 내일을 살려고 하면, 회사 생활도 조금은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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