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나의 이야기, 나의 아저씨
연기를 못해서 망한 연예인과
그녀를 만나서 영화를 망한 감독은
술자리에서 대화를 한다.
(아직 9화 보는 중이라, 이것만 안다)
"어쩜 그렇게 구김살이 없냐는
소리만 들었는데, 누구 때문에 구겨졌다!"며
그녀는 감독에게 울면서 외친다.
"나 원래대로 펼쳐놔요.
다시 깨끗하게 펼쳐놔요. 활짝.
성심성의껏 최대한 잘 펴놔요"
요즘 한창 빠져있는,
<나의 아저씨> 중
송새벽과 권나라 명대사다.
권나라의 울부짖음(?)에,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어릴 적엔, 나도 참...
구김살이 없던 아이였는데.
나이를 먹고,
가끔은 사람에 치이고,
조직이나 사회에 치이면서,
이래저래 구겨져버렸다.
아마 모두의 삶이 그렇겠지,
특히 우리 부모님들의 삶은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어느 순간부터
자꾸 구겨졌을 거다.
구겨져도, 구겨져도,
자꾸만 스스로를 펴내야
하는 것이 어른인가 보다.
그런데
있는 힘을 쥐어짜서
나를 펴고, 또 펴다 보면,
이유 없이 서러울 때가 있다.
권나라의 대사가
그래서 더 와닿은 걸까,
누군가에게
"나를 펴 달라"라고 하기가
참 어려운 세상이라.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다.
어느 골목
조용하고 어둑한 선술집에서,
내 구김을 한번
봐줄 수 있겠느냐고.
구김을 좀 펴 줄 수 있겠느냐고.
아주 성심성의껏. 최대한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