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평가 B의 굴레에서 탈피하고 싶다면?
회사에서 나의 성과평가가 몇 년째 항상 B라면?
“선배. 전 정말 열일하는데,
우리 부서에서 일도 제일 많이 하고.
왜 항상 성과평가만 받으면 B가 나오는지
억울해 죽겠어요.
물론 저도 제가 엄청 일을 잘하는 건
아니란 걸 알지만,
그래도 이 정도 했으면 한 번쯤은
A를 줄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세상 열심히 일하는 후배는
성과평가 시즌마다 늘 억울하다.
성과평가 B라는 것은,
물론 못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한 것도 아니고.
아무리 상대평가라지만,
뭔가 1년 동안의 나의 노력을 인정받지는 못한
느낌이어서 늘 찜찜한 점수다.
물론 그 팀에 떡하니 버티고
윗분들의 예쁨을 독차지하는
그 과장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후배의 이야기를 들었을 땐,
평가를 잘 받을 만한 건수가
하나도 없었던 것도 그 이유였다.
이제 연말이고,
곧 성과평가의 시즌이다.
성과평가 S, A를 받는 친구들은
어떻게 성과를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걸까.
좋은 평가를 위해 노력해보고 싶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아래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점검해보자.
<체크리스트>
1. 내가 올해 맡았던 업무가 우리 부서의 루틴한 업무인가? 팀 입장에서 새로운 업무를 내가 하나라도 했나?
2. 내가 했던 일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 되었나? 내가 만든 보고서를 상사가 거의 재작업을 하진 않았나?
3. 상사가 ‘나의 업적’을 인지하고 있는가? 혹시 우리 임원이 나의 이름조차 잘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성과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첫째, 올해 한 번이라도
‘부서의 중요한 일’을 해야 한다.
중요한 일의 기준은 무엇일까.
정답은 없지만, 보통은
‘높은 직급 사람들이 관여되어 있고,
최대한 높은 직급에 보고가 되어야 하는 일’ 이어야 한다.
또, 가급적 ‘새로운 일’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재무회계 부서에서 결산을 하는 일이라든지,
마케팅 부서에서 매년 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거나,
영업부서에서 평소 하는 상품으로 실적을 내는 것은
항상 해오던 업무이기 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성과를
더 크게 인정받기는 어렵다.
눈치챘겠지만,
새로운 변화를 위한 ‘TF(Taskforce)’에 참여를 하거나,
경영진에 보고해야 하는 과제를 받은 경우,
손을 들고 참여해보면 좋다.
팀원으로도 좋고,
실무 책임자로 참여하면 더욱 좋다.
기존 일도 많은데, 어떻게 새로운 일까지 하나, 싶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손을 들지 않지만,
이럴 때 어필해서 일단 일을 시작하고 나면,
의외로 기존 일들은 어떻게든 굴러가고 정리가 되기 마련이다.
정 하다가 힘들면, 팀장에게 이야기해서 업무를 조율할 수도 있다.
(기존 업무를 줄이거나 다른 사람과 같이 하는 방향으로)
일을 못하는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새로운 일에 절대 먼저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일을 잘하는 사람의 특징은
새로운 일을 맡아서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해낸다.
내년에는 무조건 ‘중요한 일’에 참여하고,
내년 연말엔 “팀장님 저 그 일 하면서 고생 많이 했잖아요.”라고 말할 수 있게 해 보자.
둘째, 그렇게 맡은 중요한 일에서
“완성도”를 보여줘야 한다.
저는 항상 완성도 있게 일을 하는데요?
하고 반문한다면,
본인의 결과물이 어느 정도 수정되어
보고가 되는지를 냉정하게 돌아보면 된다.
내가 만든 초안은 틀(구조)이나 핵심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상사의 의견을 일부 반영하여 완성되어야 한다.
초안을 혼자 완벽하게 잡으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초안이라는 것은 팀장이나 상사와 함께 논의해가며 잡는 것이다.
윗사람들의 방향을 빨리 읽고 거기에 맞게 만들기만 하면 된다.
일을 못하는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초안을 완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잡아오거나, 수정해오라고 했는데도 상사의 방향을 이해하지 못해 여전히 본인 생각대로 수정해오는 것이다. 이 경우, 상사는 포기하고 ‘그냥 나한테 줘’하고 직접 수정한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열심히 내가 일을 했고,
아무리 중요한 일을 맡았어도, 이건 본인의 성과가 아닌 것이 된다.
상사를 괴롭혀서라도 여러 번 피드백을 받아서
무조건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내 성과'가 된다.
셋째, “존재감을 어필”해야 한다.
상사는 정말 바쁘다.
상사에게는 많은 직원들이 있고, 많은 직원들은 서로 다른 많은 업무들을 한다.
우리 부서 임원이 내 이름조차 모르고 있다면,
또는 내가 하는 업무를 모르고 있다면,
그건 아쉽지만, 성과평가 B 이하를 받는 지름길이다.
내년에는 우리 부서 임원에게 인사라도 먼저 해보자.
나는 정말 저직급 뽀시라기였을 때,
“상무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00팀 000입니다.
혹시 이름 모르실까봐 먼저 인사드립니다.” 하고
이름을 대놓고 말하고 다녔다.
그 임원은 왠 젊은 신입사원이 인사를 하니 처음에는 어색하게 “아, 예. 안녕하세요.”하고 지나가셨다.
두 번째 인사를 드리자, “아, 그렇구나. 반갑네. 00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 하고 묻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내 이름을 알리고, 내 업무를 알리고 하다 보면, 그분도 나를 인지하게 된다.
나와 상관없을 것 같은 높은 임원이지만,
인사를 나누고 서로 알게 되면,
우리 팀 팀장도 나에게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인사를 트면, 업무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00 씨 반갑네, 요즘 뭐 어려운 것 있나?”
“제가 요즘 00 TF 업무를 하고 있는데요,
제가 이런 업무를 처음 맡았다 보니, 유관부서들을 조율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희 팀장님과 논의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도 똑바로 안 하면서 사내정치를 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필자는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가장 안 좋아한다)
적어도 내가 한 일을 윗사람이 알 수 있도록,
성과를 평가할 때 내 업적을 과소평가하거나
누락하지 않도록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내가 어떤 팀에 존재하고,
어떤 일을 하며 회사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만 하면 된다.
그 외에 더 할 일은 없다,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면 된다.
별거인 듯 별거 아닌 ‘성과평가 높은 등급 받는 법’을 정리해봤다.
일 잘하고 늘 성과평가를 잘 받는 사람들은 위의 3가지가 생활화되어 있다.
본투비(Born to be) 그렇게 타고 나서인지 전략적으로 억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는 것이다. 절대 얄미워하거나 미워할 필요는 없다.
이 글을 읽으며 ‘B의 굴레에 빠진 건 바로 나’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아마 위의 3가지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정말 어려운 과제처럼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하나씩 실천해본다면 이것이 곧 ‘일 잘하는 법’이 되기 마련이다.
올해는 다 갔는데, 내년 성과평가 시즌에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년에는 적어도 내 노력만큼 평가받아 뿌듯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성과평가를 하면서 S,A를 받을 사람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이 사람이 '무엇을' '남들보다 더' '잘' 했는가'이다.
내년엔 이 질문에 스스로도 답할 수 있는 성과를 한번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