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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Dec 20. 2021

회사에서 '모르겠습니다'를 현명하게 말하는 법

일잘하는 사람들은 '모르겠는' 순간에 어떻게 대응하나요?

"언니, 전임자 인수인계를 거의 못 받고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협업부서나 고객들이 질문을 할 때마다 미치겠어요. 

심지어 상사마저도, 제가 인수인계 못 받았는지 뻔히 알면서도 

저한테 이것저것 자꾸 물어보는데요. 

‘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모르겠다’는 말을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회사에서는 ‘모르겠습니다’라는 말조차 쉽게 말하기 어렵다.

모르겠다는 말은 자칫 책임감이 없이 들리기도 하고, 

상대방이 나를 무시하진 않을까 걱정도 되고, 

매번 선임이나 누군가에게 물어보자니 

민폐인 것 같은 마음도 든다. 


그렇다고 모르는 걸 안다고 대답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또 업무를 하면서 

‘모르겠는’ 순간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모든 일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나를 위한 매뉴얼’ 도 존재할리 없다. 

전임자는 인수인계를 다 해줬다지만 

후임자인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는 내용은 

글쎄, 거의 없다.


일을 잘한다는 사람들도, 

모르겠는 순간들에 직면한다. 


그렇다면, 

'일 잘하는 사람들'은 모르겠는 순간에 

어떻게 대처할까? 

그들은 어떻게 말을 하고, 

어떻게 답을 찾아갈까? 

 



사실 모르겠는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은 

'내가 얼마나 모르겠느냐' 그 수준에 따라 

다르다. 


그렇지만 가급적 안 하면 좋은 말은, 

'아.... 저....' 하는 등 머뭇거리는 말, 

'모르는데요?' 하고 딱 잘라 말하는 말, 

'제가 온 지 얼마 안 되어서요...' 또는 

'전임자가 인수인계를 안 해줘서요..' 하는 말. 


내가 위와 같이 답을 하면, 

당연히 나도 좀 민망하지만, 

무엇보다 질문을 한 상대방이 불안해진다. 

상대방이 불안해지면, 

내가 나중에 연락하여 한 답변을 

믿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또, 우리 팀에 대해서 

프로페셔널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정말 '모른다'라고 

솔직히 말해야 하는 때도 있다. 

그렇지만 나도, 상대방도 서로 불안하지 않도록,

시간을 갖고 답을 찾고, 답을 줄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현명하게 대응해볼 수는 없을까? 


'모른다'는 말을 잘하는 법!


먼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전체를 모르는 것은 아니고 

부분적으로라도 알고 있다면, 

최대한 아는 내용까지는 대답한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이 이슈는 

abc 시스템의 오류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인데, 

왜 이런 오류가 나타나는지까지는 

제가 다시 한번 확인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제가 얼른 정확히 확인하고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뭐라도 답은 했으니, 

질문한 사람도 조금은 궁금증이 해소되었고, 

나도 완전히 바보가 되지는 않았으며, 

시간도 조금 더 벌었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는데,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설명하면 

오히려 질문한 사람이 짜증 날 수 있다는 것! 

적당한 길이의 설명과 함께 

다시 알아보고 말씀드리겠다는 

답변이 가장 좋다.


시간을 번 후에, 자료들을 찾아보거나, 

주변에 선임에게 물어본다. 

(선임이 정확한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그래도 나보다 이 조직에 오래 있었으니, 

뭐라도 힌트를 알 수도 있다. 

정 선배도 답을 모른다면, 팀장에게 묻는다.) 


답을 알게 된 후에는 

다음에 잊어버리지 않게 잘 기록해두고, 

질문한 사람에게 연락하여 

최대한 정확하게 답변한다. 




두 번째! 

질문은 이해는 했으나 답을 전혀 모르겠다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답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고 나서 바로 선임에게 

답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 


"네, 문제를 잘 이해했습니다.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다른 시스템과의 연계 부분이 있어서 

팀에 다시 한번 확인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확인한 후에 

답변을 드려도 괜찮으실까요?" 


물론 듣는 사람은 아무 답도 받지 못했으므로 

짜증이 날 수는 있다. 

그래도 당황하지 말자. 

한번 더 확인해서 정확한 답을 주는 것이 

미숙하게 대응하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100번 낫다. 

 

최대한 답을 빨리 찾아서 회신하자. 

문제는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잘 해결하고, 잘 대응하면 된다. 




셋째! 

질문조차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천천히 다시 물어서 질문의 배경과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라. 

그러고 나서, 선임에게 그대로 전달하라. 


정말 가끔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왜 이걸 나한테 묻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올 때도 있다. 


그럴 때 나의 미션은, 

상대방의 말이라도 그대로 받아 적기, 이다. 


"정말 죄송하지만, 말씀해주신 내용을 

들어보니 제가 팀에 다시 한번 전달하여 

정확한 답을 가지고 

다시 회신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좀 전에 말씀 주셨던 부분이 'A'와 'B'가 

동시에 발생한 것이 문제라는 말씀이시죠? 

또 이런 상황이 평소에는 

한 번도 없으셨다는 것이고요?

아... ABC 시스템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하셨다는 거죠?

네, 잘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제가 얼른 팀에 이야기해서 확인하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까지라도 

문제를 정확히 받아 적어야 한다. 

그리고 상사나 팀장에게 이를 그대로 전달하여 

문제의 답을 찾은 후에, 

다시 답변을 해야 한다. 


만약 내가 답변하기 너무 복잡한 문제라면, 

상사나 팀장에게 부탁하여 

답변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고, 

나는 그 내용을 잘 적어두고 숙지하여, 

다음부터는 혼자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면 된다.  




'모르겠습니다' 할만한 순간은 

어쩌면 당연하고, 필수적인 업무의 과정이다. 


'모르겠다'는 말을 잘하는 법의 의외의 핵심은, 

내가 답을 찾는 동안 상대방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초 대응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작업은 내가 다시 연락하여 답변을 할 때, 

나의 답변이 신뢰를 얻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시간을 번 후에는 최대한 정확한 답을 얻어서 

정확하게 답변을 전달해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답을 

반드시 따로 기록해두고 공부해야 한다. 


일 잘하는 사람들의 

'모르겠는 순간'에 대처하는 법, 

여러 번 직접 해 보면, 

더 이상 '모르겠는 순간'이 무섭지만은 

않을 것이다. 




(영화 '행복의 속도' 포스터. 영화에는 '봇카'라고 하는 묵묵히 깊은 산속 산장에 짐을 나르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들은 그들의 속도에 충실하다. 누구나 처음부터 다 알 수는 없다. 천천히, 자기의 속도대로 배워나가면, 그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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