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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Nov 14. 2021

회사가 너무너무 힘들때 상사와 면담을! (면담하는법)

나한테만 일이 몰리거나, 나한테만 일이 안 오거나.. 하고 느낀다면? 


최근에 팀에서 본인만 혼자 일이 많다는 친구와,

본인에게 일이 오지 않는다는 후배와 이야기를 했다. 


친구 A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팀에서 나한테만 일이 와. 

나만 매일 12시까지 일을 하고, 

나 혼자 고생하고 나 혼자 바빠. 

다른 팀원들은 괜찮아 보이는데... 

왜 나한테만 그러는 거지? 

너무 힘들어서 그만둘까 봐." 


후배 B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3년 차인데, 

지금 하는 일은 신입 때 하던 일 그대로예요. 

저도 연차에 맞게 좀 더 난이도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맨날 제자리예요. 

우리 팀에서는 제 성장엔 관심이 없어 보여요. 

이직해야 할 것 같아요." 


두 사람에게 내가 했던 첫 번째 질문은, 

"상사랑 면담해봤어?"였다. 


"얘기를 아예 안 한 건 아닌데... 살짝 했는데... 

윗사람은 별로 귀담아듣지 않더라고." 하길래, 


"아니, 그냥 너의 심정을 얘기했냐는 게 아니라, 

진짜 뭐가 문제고,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면담해봤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주변 지인들의 경우, 

그 원인이 2가지일 가능성이 높다. 


첫째는, 정말 내가 일이 많거나 없는데, 

상사가 이를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경우이고, 

둘째는, 실제로는 본인이 일이 많거나 

상사가 본인을 무시해서 일을 안 주거나 하는 것이 

아닌 경우가 많다. 


첫째의 경우는 생각보다 빨리 해결될 수 있다. 

상사가 인지를 하고 업무를 바꿔주면 그만이다. 


둘째의 경우가 머리아픈 일인데, 그 상황을 조금 더 설명하자면, 

A는 실제로는 다른 팀원 대비 일이 많은 것이 아닌데, 

일하는 방법이 잘못되어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즉, 정말 혼자만 일이 많은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B는 실제로는 지금의 퍼포먼스(성과)가 신입 정도 수준에만 머물러 있어서, 

상사 입장에서는 아직 이 친구가 더 어려운 일을 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즉 다른 이유가 있어서 일을 주지 않는 경우일 수 있다. 


각자의 사정이나 상황이 너무나도 다양하기 때문에,

직접 상사가 아닌 내가 정확히 도울 순 없었지만, 

이럴 때, 퇴사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상사와의 정확한 면담"이다. 


물론 세상 개쓰레기 상사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우리 주변의 상사들은 

이런 후배나 팀원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려고 노력을 하고, 

더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상사를 한 번만 더 믿어보자! 


자, 그러면 어떻게 면담을 해야 할까? 




1단계. 면담 준비 (현재의 문제점과 건의사항 적기) 

종이를 펴고 생각해보자. 

지금 내 문제가 무엇인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쓰자.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을 건의사항처럼 한번 제시해보자. 


A는 나 혼자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와 업무 강도(야근량),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우리 팀원들의 업무를 적어본다. 

A는 일의 양이 조금 줄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속도를 조금 조절했으면 한다. 


B는 연차에 걸맞지 않은 단순 업무만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업무들과 업무 강도(하루의 시간 중 4-5시간만 일하고 시간이 빈다는 것), 

그리고 내가 더 하고 싶은 성격의 일을 적어본다. 

B는 더 이상 프로젝트 서포트가 아닌, 정식 멤버가 되고 싶어 했다. 


2단계. 상사의 말을 추측해서, 대안을 준비하기 

이 단계는 주변에 친한 선배가 있다면, 한번 물어보는 것이 좋다. 

이 상황에서, 과연 상사가 뭐라고 할 것 같은지 말이다. 

이를 예측해서 대안을 준비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A의 상황을 들어보니, 

A의 업무 방식 중 고쳐야 할 것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단순 업무들을 빠른 속도로 처리해서 넘겨야 하는데 계속 붙들고 있다든지, 

핵심부터 팀장과 빠르게 방향을 잡고 나머지 일을 해 나가면 훨씬 시간이 줄어들 것 같다든지, 

또 오후에 자주 병원 가고, 개인 전화받고, 운동하느라 실제 업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않는다든지... 

A에게는 '팀장에게 일을 줄여달라고 하면서, 혹시 너의 업무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조언을 해달라, 고 얘기해봐. 도움을 받을 것이 분명히 있을 수도 있어.' 하고 말해줬다. 


B의 상황을 죽- 들어보니, 

B의 경우, 태도가 문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어려운 일을 하고 싶다면서 기존의 단순 업무들을 하고 나서 무언가를 더 하고 싶은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든지, 기본적인 업무를 하면서도 본인이 일이 어떻게 쓰이는지 단 한 번도 묻지 않았다든지, 더 발전된 산출물을 만들어보고 싶은 의지를 한 번도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신입처럼 일하는 태도가 보였다든지... 

상사가 왠지 B의 진심 어린 의지를 한 번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B에게는 '제가 기존에 업무를 하면서 혹시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면, 꼭 조언을 해 달라, 반드시 그것을 고쳐서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전까지 준비를 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니까 프로젝트에 투입시켜 달라'라고 어필하라고 조언했다. 


대안을 준비해가면, "저는 일이 많아요." 하면, "응, 너 일 안 많아. 효율적으로 해봐" 하는 말이 돌아오거나, 

"저는 일이 없어요." 하면, "일을 받을 태도가 안되어 있는데 뭘" 하는 말이 돌아올 수 있다. 

비효율적인 무한루프 답정너 대답을 듣고 싶지 않다면, 상사의 입장까지 생각해서 대비해가면 좋다. 


3단계. 진지하게 면담 신청하고, 정확하게 말하기 

상사에게 면담을 신청했을 때는 마치 보고를 하듯이 진지하고 정확히 말해야 한다. 

웃으면서 좋게 말하면, '제가 그냥 조금 힘들다'는 식으로 말하면, '얘기를 하긴 했다' 식으로 말한다면, 

상사는 100프로 그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팀장들은 정말 수많은 면담을 하기 때문에, 약간의 징징댐 정도라면 그 강도가 약하다고 생각하고, '내가 해결해야 할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뤄둔다.  (이는 정말 당연한 리액션이다.) 

그러나, 정말 이 친구가 퇴사까지 생각할 정도로 절박하는구나, 정말 변화를 시켜주지 않으면 이 친구 퇴사하겠구나, 느낄 정도로 정확히 문제와 건의사항을 얘기해야만, 그때부터 생각을 시작한다. 


'내가 팀장님에게 이런 면담을 신청해도 되나 싶다'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팀원들은, 당연히 면담을 신청할 권리가 있고, 본인의 문제를 리포팅하고 해결해달라고 요구할 필요가 있다. 

혼자만 고민하다가 '조직에서 절 신경 써주지 않으시니, 전 나가겠습니다' 하는 것만큼 팀장 입장에서 배신감을 느끼는 상황은 없다.  (물론, 정상적이고 좋은 팀장인 경우의 이야기다) 

우리는 팀장이 나를 위해 고민해주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줄 책임을 부여해주어야 한다. 팀장들은 기꺼이 당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볼 것이다. 

그래도 잘 안된다면, 그땐 퇴사를 통보해도 좋다. 


4단계. 변화된 상황을 지켜보고, 충분치 않다면 또다시 면담 신청하기 

지겨울 수도 있다. ㅎㅎㅎ  그러나, 면담은 최소 2번 이상은 반드시 해야 한다. 상사를 물고 늘어져야 한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문제가 한방에 해결될 수는,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이땐, 팀장이 배려해주어 좋게 바뀐 것에 대해 꼭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점을 다시 한번 얘기하는 것이다. 

한 번만 더 같이 팀장과 함께 상황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보자. 

또 한 번, 팀장에게 기회를 주자.  

그리고, 또 한 번, 나 스스로도 바꿔보기 위해 노력해보자. 


아주 간혹, 면담을 하기 싫어 도망 다니는 팀장이 있다는 이야길 들었다. 

한번 안 좋은 얘길 들었기 때문에 회피하는 것인데, 

이땐 조금 무모하더라도 굳이 미리 약속 잡지 말고, 

팀장에게 쳐들어가서 "면담해주세요, 팀장님" 하고 말하자.   

그럼 꼼짝없이 잡혀올(?) 것이다. 





A와 B가 현재 어떻게 면담을 진행하고 있는지는 아직 알 수는 없다. 

다만, 혼자만 퇴사를 고민하고 있었을 때보다, 

훨씬 안정되었고, 조금 더 문제를 감정적이기보단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제 차근차근 면담을 진행하겠지, 

좋은 방향으로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적어도 혼자 고민하는 문제는 아닐 것이다. 

팀에서도, 회사에서도 A와 B의 커리어를 위해, 워라밸을 위해, 

신경 써줄 수 있을 것이다. 




tvN 또 오해영, 출처:인사이트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라요. 또, 난 당신이 늘 애틋하고 잘 되길 바라요. 

tvN 또 오해영 대사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늘 위로가 되어요!) 


(커버 이미지: 선정릉역, 티컬렉티브(Tea Collective), 청담에 본점이 있다고 하고, 선정릉역(삼성점) 지점은 지금은 폐업했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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