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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Apr 17. 2022

콘텐츠가 전하는 우리 삶의 다정함과 무해함에 대하여

<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책 리뷰 

#1. 

책을 추천해준 지인이 말했다. 

"너는 카페 가서 2시간이면 한 권 다 읽을걸!" 

그리고 그 예언(?)은 현실이 되었다. 

한 자리에서 책 한 권의 첫 장을 넘기고 마지막 장까지 닿은 것이 얼마만인지. 

<고막 메이트> 만큼이나, 책 역시 편안했다, 마치 동네 형, 오빠, 언니를 만난것마냥. 


#2.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난무하는 요즘, 

다정하고 무해한 콘텐츠를 지향하는 <고막 메이트>, 그리고 <고막 라이브>가 탄생하게 된 과정들을 기획자와 PD의 눈으로 담담하고 솔직하게 그렸다. 


가끔은 콘텐츠와 SNS 피드의 홍수 속에서, 럭셔리하고 대담하고 짜릿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내 삶이 지극히 평범하고 무해한 것이 이상한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매운맛으로 한번 살아봐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물론 실천은 절대 안되겠지만) 

끊임없이 '다정함'과 '무해함'을 추구하는 옥 PD와 채 과장의 지난 시간들을 몰래 들여다보며, 

내 무해한 삶도 나쁘지 않다, 꽤 괜찮다, 하고 은근한 위로를 받기도 했다. 


어쩌면 앞으로도 나는, 아니 나와 비슷한 수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순한 맛 콘텐츠들을 찾아보며, 살아갈 것이다. 

순해서 편안하고, 좋으니까! 


오랜만에 지난 <고막 메이트> 사연들을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다. 


편안함엔 역시, 커피 한잔이지! 나는 따뜻한 커피 선호!


#3. 

나이가 들수록 기쁜 일들도 많지만, 그만큼 누군가를, 또는 나 스스로를 위로할 때가 많아진다. 

이별과 배신, 아픔과 슬픔, 그리고 상실과 죽음. 

공감과 위로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막상 돌아보면 혼자 이겨내야만 할 때가 더 많다. 

'아, 이래서 인생 혼자 사는 거라고 말하는구나' 그럴 때마다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스물몇의 어느 날, 친구에게 물었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를 위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속 깊은 내 친구가 가만히 생각하다가 말했다, "나는 나의 더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어 들려줘. 그 외엔 무슨 말도 위로가 전해지지 않더라."  

어린 시절이었지만, 누군가의 생각이나 감정에 공감하고 위로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서른이 넘어 마흔을 향해 달려가는 지금도, 나는 여전히 똑같은 생각을 한다. 

애정 하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는.  


<고막 메이트>는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콘텐츠다. 

호들갑 떨지 않고, 그저 덤덤하고, 4명의 MC들이 본인의 생각을 나눈다. 

시청자/청취자 막둥이들은 댓글로 함께 공감하고, 위로를 전한다. 

나만 찌질한가, 나만 이렇게 사나, 나 정신병인가...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기 어려운 요즘, 새삼 <고막 메이트>가 고맙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전하는, 채 과장과 옥 PD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도, 고맙게 느껴진다.  


'우리는 내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콘텐츠, 힘들 때 위로와 공감이 되는 콘텐츠, 따스한 노래 한 소절 들려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몸과 마음이 지친 금요일 밤, 퇴근길에 보면서 위로와 공감을 넘어 치유를 선사해주는 그런 콘텐츠 말이다. '너의 이야기 우리가 들어주고 노래로 들려줄게'라는 <고막 메이트>의 결은 이렇게 탄생하였다.

(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채 과장 이야기, p.57)  


'슬프도록 아름다웠다. 우리는 이 불완전하고 가혹한 세계에서 각자의 아픈 기억을 꺼내놓으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서로 연대하고 지지하며 따뜻하게 치유하는 장이 펼쳐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뭉클함과 뿌듯함이 피어올랐다. 마치 거대한 '위로 퍼레이드' 속에 놓여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옥 pd 이야기,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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