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의 저렴함
저는 락 느낌을 좋아해요.
라디오 헤드의 Paranoid Android,
스타세일러의 Four To The Floor,
5 Seconds Of Summer의 Youngblood,
아디오스 오디오의 Dissolve를 좋아하거든요.
락이 뭔지 알고 좋아한다 하느냐?
락 느낌이라는 게 뭔데? 애초에 락 느낌이 뭔지 제대로 알고 좋아한다고 말하는가?
락과 다른 큰 갈래의 장르(팝, 인디, 블루스 등) 차이점
락 하위분류와 시대별 유행
락을 대표하는 밴드곡이 대충 입맛에 맞는지, 전반적으로 들어는 봤는지
근거로 든 곡이 락이 맞긴 하냐?
라디오헤드의 Paranoid Android: 위키백과에 따르면 이 곡의 장르는 얼터너티브 록이며 라디오헤드는 얼터너티브 록 밴드이다.
스타세일러의 Four To The Floor: 곡 자체의 장르는 알 수 없었으나 스타세일러는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이다.
5 Seconds Of Summer의 Youngblood: 구글이 팝 록이라고 알려주었다. 이 밴드는 팝 록을 포괄하는 팝 밴드이다.
아디오스 오디오의 Dissolve: 지니에 의하면 인디, 유튜브 공식 계정에 의하면 락이다. 아디오스 오디오 밴드는 이모셔널 팝 밴드라고 한다.
쏜애플, 넬 밴드도 좋아함: 쏜애플은 얼터너티브 록 밴드, 넬도 마찬가지다.
락 노래 자체가 많은 거 아니야?
정말 락 노래만 좋아하는 거 맞냐?
행진곡, 김상사, 출정식 등의 신나는 행진곡
쑥대머리, 뱃노래, 가시리 등 국악풍 노래와 가야지 같은 불교음악
Eldon의 Pink cheeks, 최예근의 어른 등 R&B/Soul
지구 멸망 한 시간 전 같은 힙합곡도 몇 개
노사연의 돌고 돌아가는 길, 임주리의 사랑의 기도, 김수희의 화등 등 성인가요(트로트)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 Mr. Golden Sun, 호키포키 등의 동요
포코 로코, 기억해줘, 빛나 등의 애니메이션 음악
B.A.P의 ZERO 같은 K-POP, 아이돌 댄스곡 등...
락 같은 느낌을 비교적 선호하는가?
혹은 많고 많은 곡 중에 락에 더 관대해서 락 장르를 제일 폭 넓게 선호하는 걸지 모른다.
보헤미안 랩소디 이외에 다른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아예 장르 퓨전곡을 찾아서 들어보고 판단하는 게 나을 것이다. 모동숲은 k.k 아이돌을 제일 좋아하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는다.
B.A.P punch - 날 바라보는 네 그 눈빛들 속에 그런 걱정 따윈 지워주길
심규선 오필리아 - 이제 그만 악마가 나를 포기하게 하시고
이달의 소녀 Why Not? - Ooh la la 아 왜, 아 왜, 아 왜 Ooh la la 왜 왜 안 돼 안 돼
서도밴드 매일매일 기다려 - 북천이 맑다커늘 우장없이 길을 나니
일반 가요에서 좋아하는 킬링 파트를 모으려 했지만 하나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가 몹시 다양할 것 같기 때문이다. 가사가 공감되거나, 노래 자체에서 강조되는 부분이라 애초에 킬링파트로 꼽는 사람이 많거나, 자주 듣는 말투와 닮아서 귀에 잘 들어와서 선호하거나, 따라부르기 쉬운 부분이거나, 그 부분에 쓰인 효과가 마음에 드는 식으로 말이다. 선호하는 킬링파트를 목록화하고, 그 이유를 분석해보고, 패턴을 찾아내는 일은 나름 유의미하겠지만 '특별히 락다운 느낌을 좋아한다'는 주장에 단서로 쓸만하지는 않다.
락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넬을 통해 내가 모던 락 장르에 호감이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고, 이후에 쏜애플 곡 몇 개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머지 좋아하는 락 노래들은 우연히 듣고 좋아진 것이다. 락을 깊게 파헤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가리는 게 많았으으므로.
결론
대충 락도 좋아하는 걸로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면 락 감성이 내 성향이랑 닮았기 때문이다.
나는 곡 취향이 정서와 사고의 결을 따라간다고 믿는 사람이다. (뇌피셜)
내가 좋아하는 곡을 살펴보았을 때 크게 3가지 느낌으로 나뉜다.
신나서 방방 뛰는 곡
가볍게 흐물흐물하는 곡
소리치거나 흐느끼는 곡
대충 내가 이런 느낌의 정서가 왔다갔다하는 인간이고, 락은 마지막 느낌에 해당되어서 좋아하고, 발라드와 힙합처럼 크게 좋아하지 않는 장르 곡이 가지는 일반적인 정서는 공감이 안되어서 선호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두자. 슬픈 발라드는 안좋아하면서 슬픈 록은 왜 좋아하냐고 하면,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빨리 답을 내리고 치우고 싶기에 대충 생각해보건대, 내가 끌려하지 않는 발라드 곡은 선명하게 슬프고 내가 좋아하는 락은 배배 꼬여서 복잡하게 슬퍼하는 느낌 차이가 아닐까? 뭔 소린가 싶겠지? 나도 잘 모르겠다. 음악에 대해서는 영 문외한이기 때문에 천천히 알아봐야 한다. 악기별 사운드조차 구분하지 못하니 말이다.
그래서 내 생각을 자신있게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다. 아니 사실, 의견을 많이 말하긴 하는데 내 아둔함이 들통나지 않길 바라면서 도박하는 것에 가깝다.
슬퐁.. ㅜ.ㅜ
얼마 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나의 비논리성은 직관에 의지하는 것 때문에 나오는 것 같다. 어떤 분이 나의 그런 점을 듣고는, 그건 어릴 때 흔히 하는 실수라고 얘기해주며 외부 정보를 판단의 근거로 삼으면 태도에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는 결론을 내도록 도와주셨다.
난 어릴 때부터 나만의 이론이나 남들이 하지 않은 고찰을 발표하고 싶어했으며, 선대 똑똑이들이 낸 결론을 나도 고안할 수 있다고 믿고 싶었다. 그래서 정보 수집 외에 내부적 고찰에만 집중했다. 타인이 고안한 생각을 너무 잘 수용해서 내 생각인양 무의식적으로 주장하는 추태를 부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쉽게 말해서, 나 그거 못 들어봤으니까 이거 온전히 내 힘으로 생각한 거야!! 이러려고 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점점 인풋이 빈약해 아웃풋마저 초라해지더라고. 어릴 때는 괜찮았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점점 흠이 되었다. 배운 적 없는데도 알고 있다는 사실은 더이상 자랑이 아니다.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생각에 저작권이란 게 어딨는가. 남의 생각을 내 생각인양 수용하고 재생산하고 배포하면서 사상의 자유시장에서 겨루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의견(사상, 생각)은 창작물이 아니고 내 편에게 입히는 정치적 도구인 것이다. 어린 나는 몰랐다.
이제껏 해왔던 것처럼 뭐가 나오지도 않는 사골을 계속 우릴 바에 이런저런 근거를 더해서 주장에 힘을 싣는 것이 훨씬 이롭다. 유년기에 고찰하는 것에 집착한 영향으로 나름 생각을 파헤치는 법은 배운 것 같으니, 이제 논리가 부족한 포인트를 집어내어 그에 대해 조사를 해보자. 그런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나는. 어렵겠지만...
내가 종종 가지는 문제- 저렴한 논리
'나는 락을 좋아한다'는 주장을 따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