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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이례 Dec 23. 2020

SUV를 사려는 이들에게

안티-SUV 운동에 대해 아시나요? #climatekiller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의 일정 중 오토쇼에 갔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앙증맞으면서도 세련되어 보이는 미니쿠퍼를 처음 보고는 언젠가 꼭 저 차를 타고 말아야지 하고 다짐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어렸을 때 너무 재미있게 봤던 인디아나존스와 같은 어드벤처물을 보며 동경해왔던 지프차를 사고 싶어 졌다. 도심 속 탐험가 같은 그런 쿨한 이미지를 동경했기 때문인 듯하다. 30대에 들어서며 실용적이면서도 경제적인 차를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놀랐다. 40대, 50대에 들어서면 차량 구매 기준에 편함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들어가게 되겠지.


이처럼 무언가를 구매할 때 개개인의 구매 기준은 나이, 성향, 자라온 환경이나 현재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특히나, 제2의 거주지와도 같은 차량 구매라면 더더욱 신중해질 것이다. 이번 글을 통해 차량을 구매할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보면 좋을 선택의 잣대 한두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혹시, SUV를 구매할까 망설이고 있다면? 마음의 결정을 하기 전에 꼭 한 번 이 글을 읽어봤으면 한다.

도심에서도 자연의 와일드함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게 하는 SUV 광고

SUV 차량 광고가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미지는 종종 자유로움, 와일드함, 실용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나도 혹했던 적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호객이지만) 덜 쉬운 호객이 되기 위해서는 항상 광고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 뒤에 숨은 부분들을 살펴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SUV를 타면 광고에서 보는 것 같은 쿨한 라이프 스타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가장 먼저, 쉽게 접근 가능한 연비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

차량을 구매하려고 알아보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차량 연비가 어떤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구매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다. 차체가 크고 무게가 무거워질수록, 출력을 위해 더 많은 연료가 소비될 것임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그 말인즉슨, 일반적으로 승용차보다 무거운 SUV를 탐으로써 탄소발자국을 더 많이 남기게 됨을 의미한다. 국제 에너지 기구 (Ineternational Energy Agency)에 의하면 10년 간 전력생산 다음으로 SUV가 세계 이산화탄소 방출량을 증가시킨 원인으로 조사되었다.* 특히나 SUV의 판매량이 급증하였기 때문인데, 더가디언지에 따르면 2010년에 5대 당 1대 꼴로 SUV가 팔렸다면, 현재는 5대 당 2대가 팔리고 있다는 통계가 있었다. (영문 출처 링크)


그뿐만이 아니다. 높아진 차체로 공기저항이 높아지는 점도 연비를 높이는데 한몫한다. 그 외에도 수리비, 타이어 교체비 등등도 더 비싸다는 정리 내용이 있다.


*그럼 하이브리드나 전기 SUV 차를 타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는데, 전기를 생산하는데 어떤 연료가 사용되는지 잊어서는 안된다. 특히 전기 생산량의 많은 부분이 원자력으로 생산되고 있다면?


독일의 오토쇼에 기후 파괴자라는 글귀를 들고 나타난 그린피스 운동가

그럼, 안전성 측면에서는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안전성 부분에 가산점을 부과하며 SUV 구매에 현혹될지도 모르나 운전자 그리고 보행자에게도 더 위험한 차량이 SUV라고 밝혀진 조사가 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볼 때 높은 차체는 매력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만, 이 점은 무게 중심을 높여 핸들링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되고, 또한 무거운 차체로 차량이 전복되었을 때, 머리 부분이 손상될 위험이 더 크다고 한다. 그럼, 보행자의 입장에서는 어떤가. 동일한 상황에서 SUV는 크고 무거운 덩치로 보행자에게 더 치명적인 상해를 입힐 수 있다. 또한, 더 좋은 가시성을 확보할 것만 같은 높은 차체는 아이러니하게도 낮은 부분의 가시성을 안 좋게 하여 어린이에게 더 위험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차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이미 우리는 충분히 주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 않은가. 세대 당 소유한 차량 수는 늘어나고, 주차장은 점점 작아지는 와중에 우리의 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니 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그럼, 주차장을 더 많이 그리고 더 크게 짓는 것이 해결책일까?


이미 세계의 몇몇 나라에서는 SUV의 모순점에 대해 얘기를 하며, 안티 SUV 행보가 보이고 있다. "SUV 비판"이라는 타이틀로 위키피디아가 따로 만들어진 것만 봐도 이게 최근에 떠오른 이슈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대표 국가인 독일에서 활발하게 SUV 반대 시위가 보이고 있으며, 도심 내에서 SUV를 금지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미국과 영국에서 있었다. 한 때 벨기에에서는 SUV 차량의 앞 유리를 부수거나 타이어를 펑크 내는 조금은 과격한 반달리즘 형태의 시위도 있었다고 한다.


오프로드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매 주말 오프로드를 떠날 준비가 된 이에게 SUV를 구매하며 죄책감을 려는 것이 아니다. 또, SUV를 가지고 있더라도 차를 적게 이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차량을 매일 이용하는 사람보다 탄소발자국이 적을 것이라 본다. 그저, 광고가 주는 이미지 뒤에 숨겨진 단점들에 일부러 우리가 눈을 감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보길 바란다. 여전히 차량으로 내 사회적 지위를 평가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그 사람과 인연은 끊자.) 앞으로는 차로 인해 내 사회적 지위가 낮게 평가된 것보다 Climate Killer (기후 파괴자)가 된 것에 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될테니까.


* 더 읽을거리

본문 내용 중 밝은 하늘색으로 밑줄 친 부분은 출처가 링크로 걸린 것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더 읽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영문) 관련 그린피스 활동

(영문) The Guardian SUV 관련 백점짜리 기사 (메인 사진 출처)

(영문) The Guardian 더 가디언지의 도심 내 SUV 금지 관련 기사

(영문) 깔끔하게 정리된 "왜 SUV가 SUCK인가"에 대한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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