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례씨에게 듣는 그녀의 이야기

맥주를 좋아하는 [내돈쓰는데왜이래]담당 "돈"이례 씨의 브런치 연재기

by 외이례

해당 인터뷰는 브런치 연재를 시작한 2021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면서 외이례 멤버들 개인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저희의 짧았다면 짧고 길었다면 길었던 여행 과정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장애물도 있었고 무척이나 반가웠던 뜻밖의 발견도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글로 생각하는 과정에서 굳게 자리했던 관점의 변화를 겪었고, 또 다른 이는 삶에 새로운 목표가 생기기도 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네 명이서 함께 노를 저어 도착한 오늘이라는 곳에 잠시 머물면서 이 여행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귀를 기울여보고자 합니다. 또한 이 인터뷰를 통해 저희 모두가 처음의 취지를 되새기거나 발전시키고, 뜨거운 여름휴가철을 맞아 잠시 쉬어가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자, 그럼 돈이례 씨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인터뷰 안내사항 ★

1. 솔직 솔직 솔직한 답변!!! :D

2. 엔터 맘껏 치면서 평소 카톡 하듯 편안히 답변하길 ㅋㅋㅋ

3. 각 질문마다 정해진 답변의 길이는 없으니 정말 자유롭게 답변해줬으면 좋겠어! 길이 신경 써서 굳이 짜낼 필요도 없어! :)


☆ 2021년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어떤 기대를 안고 있었어?

생각해보면 나는 20대 초반에도 진지충이었던 거 같아. 토론을 좋아하는데 날이 갈수록 더 토론의 장이, 토론하고 싶어지는 사람이 줄어드는 거 같아서 아쉽더라. 토론이 적어진다는 말은 내 생각이 발전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지 못하고, 점점 더 내 생각에 갇혀간다는 의미인 것도 같기도 해서 토론이 가능한 사람, 장소,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 같아. 그러다가 함께 얘기를 했을 때 생각이 확장되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을 다행히 만났고, 그들 각각이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인 것 같아서, 함께 뭔가 생각할 수 있는 글을 같이 써나가 보면 어떨까했지. 결국 생각하게 만드는 글을 쓰며 내 생각도 유연하면서 또 단단하게 만들어 보자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 같아. 한 마디로 "글을 준비하면서 토론을 할 수 있는 장," 이게 내가 그리던 외이례 프로젝트의 청사진이었어!

"엄마가 보리밭에서 파란하늘이랑 지평선이 같이 사진에 나오게 찍는걸 좋아했거든? 주머니에 꽂은 들꽃도 나한테 잘 어울리는거 같고~~ 항상 저 때처럼 살고 싶어."

그랬구나. :) 그럼 우리랑 같이 글을 써가는 게 토론을 통한 성장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 것 같아?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좋았던 점은 아무래도 토론이 되는 주제들이 던져지고, 토론을 통해 정말 내 생각이 넓어진 느낌이 들었을 때! 초반에는 조금 가능했던 거 같아.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가며 개인의 일정이 우선시되면서, 토론은 사라지고 각자 글에 피드백을 주고받고 그 피드백을 받아들이냐/안 받아들이냐 하는 물음표만 남게 되었다는 거? 토론은 사실 완전히 부재라, 이건 초반의 의도랑은 좀 다르기에 아쉬워. 더 비판적인 질문을 많이 했어야 했고, 내가 모르는 분야라도 대충 피드백해서는 안됐어. 다른 사람들도 우리같이 반응할 거라는 걸 짐작했더라면 좋았을 것 같아. 가끔 토론이 가능하지 않은 주제들도 다뤄지기에, 나 스스로는 (플젝을 제안한 사람으로서) 개인이 글 쓰는데 들인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둬야 하나 VS. 내가 초반에 생각하던 외이례의 그림을 고수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긴 해. 그래도 아직은 개인의 글과 성향을 가장 존중해야 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편이라 흐르는 대로 두고 있어. 이번 1년은 그래서 시행착오 기간이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처음엔 토론도 있었고 적당한 핑퐁게임도 있었는데 요즘은 글 피드백해주고 업로드하는 걸로 끝나면서 퇴색된 점이 있지. 우리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더 많은 공유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봐.

어쩌다 보니 아쉬운 점을 길게 썼는데,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미리 읽으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건, 구독자의 입장으로,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 이유로 사실 개개인이 선택한 주제랑 글 스타일을 존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었고.

타지에서 힘겹게 이룬 결실. 그래서 더 멋진 그녀.

☆ 지금까지 글을 8편 정도 연재했는데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은?

좋았던 점 밖에 없어! 한 번 비건 관련 글에 비판적인 댓글이 올라왔는데 난 그런 게 좋았어. 다른 시각을 가지신 분이 내 글을 시간 내 읽어주시고 공감가지 않는 부분에 자유롭게 댓글 달아주셨을 때! 아마 그때가 보통 불편한 상황일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이분을 당장 만나서 더 얘기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 가끔 책갈피라는 이름으로 독후감을 쓰기도 했는데, 다른 멤버들이 내 맘대로 쓸 수 있게 둬서 고마워 ㅎㅎ 진짜 책 읽으면서 생각했던 부분 공감 갔던 부분들을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이 많지 않은데 그걸 할 수 있어서 통쾌하고 내 생각도 더 말끔히 정리돼서 좋았어. 마지막으로 좋은 점은 글에는 책임감이 있어서, 내가 글을 쓰며 다짐했던 부분을 잘 지키게 되어서 진짜 내 삶이 다르게 shape 된다는 느낌이 들어(원래 좀 그랬지만 더). 주변의 생각에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게 된 것도 장점이랄까?

사랑스런 부부이자 소울메이트인 두 사람. 2014년 기약 없는 장거리 연애 중

책임감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해줄 수 있을까?

글을 쓴다는 건, 내가 여러 번 생각해 온 것을 "씀"으로써 공식화하는 일 같다랄까. 한 번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 힘든 것처럼, 글로 쓰인 내 다짐은 더 번복하기 힘든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야. 예를 들면 나는 SPA 브랜드 구매를 하지 않겠다, 화장품 소비를 줄이겠다고 선언하고 나서는 좀 더 책임감 있게 나의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되거든. 당연히 생각은 바뀌고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해. 근데 글로 쓰인 약속이나 다짐한 것은 나에게 더 책임감을 주고 있어.

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부가 설명 고마워 :) 한 가지만 더 귀찮게 물어보자면, 주변의 생각에 갈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럼 한 가지 의견에 몰두하게 되면서 자기의 의견만 고수하게 되거나 편협한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위험도 있을 것 같은데 이건 어떻게 생각해?

너무 좋은 질문! 타인의 생각을 들으려고 노력하는 중에 내 생각을 더 고수하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있어서 나도 좀 진퇴양난 ㅋㅋㅋ이었어. 근데 이거 같아, 타인이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을 생각하게 하는데, 그 부분에 더 깊이 사고하면서 스스로 더 발전된 결론을 내릴 수 있어. 그러면서 더 사려 깊은 결정을 하게 되고 내 결론, 생각에 더 힘이 실리는 것 같아. 나의 소신은 있되, (소신 있다는 것이 항상 편협하다는 말은 아니니까) 항상 다른 건설적인 의견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거지. 타인의 의견을 모두 수용할 이유는 또 없으니까. 결론적으로 둘 사이 균형을 잘 맞추면서, 현명한 소신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퇴근 후 취미생활이 있는 평화로운 벨기에 회사 생활, 현지 동료들과의 어렸을 적 사진 공유! 성별, 국적, 나이를 떠나 진정한 한 사람으로 사회에 받아들여짐을 느낀 순간이다.


☆ 너의 삶을 브런치 시작 전과 후로 나눈다면 외이례 연재를 통해서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해?

눈에 띄는 변화는 평소에 글감을 찾고 있는 나? 그러면서 많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면을 생각하게 되고 좀 더 조사하고 제대로 알아보게 만들고 그런 면은, 진짜 브런치를 하기 때문에 생긴 리액션인 거 같아.


☆ 내년 계획은 어때?

내가 아는 사람들이랑만 하니까 토론이 좀 사라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 내년에는 외부인 두 명을 공개로 지원받아서 총 5-6명이서 프로젝트를 유지해보고 싶어. 토론을 의무로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미팅을 가져야 하는 ㅋㅋㅋ 토론이 본인의 글에 책임감을 들게 하는 자극제가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다른 멤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꾸준히 이 외이례 작가를 연재했으면 좋겠어. 아무래도 혼자서 지금의 발행 속도를 맞추는데 무리가 있을테니. 새로운 멤버를 (관심 있는 분 누구나) 몇 명 더 영입해서 건전한 토론 및 글쓰기 모임으로 키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내가 꼭 아는 사람이 아니라도 외이례 계정에 공고를 올리고 지원자를 받아서 함께 만들어 가는 외이례 글쓰기 프로젝트를 했으면 해.

참 그녀답게 나온 사진

☆ 남은 하반기에 다잡고 싶은 다짐 같은 게 있다면 공유해줘. :)

남은 하반기는 아무쪼록 본캐와 부캐의 밸런스를 잘 찾으면서 1년을 잘 마쳐보자. 그래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프로젝트가 1년 만에 끝나더라도 후회나 미련이 없고, 계속 유지된다면 더 현명한 글과 지속되는 열정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글감을 계속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함께 글을 쓰는 외이례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없어?

처음에 말을 꺼냈을 때, 정말 선뜻 같이하겠다고 해준 점이 아직 고맙지 ㅋㅋㅋ 글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흔쾌히 함께하겠다고 해 준 덕분에 일단 내 작은 꿈이 현실화된 거니까~


☆ 우리의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에게 간단히 한마디 드린다면?

(답변은 아래 사진에)

진하게 끓인 설렁탕 같은 인간


* 기자/편집자 : 편이례

* 본 인터뷰 글에 포함된 사진은 편이례가 돈이례씨의 SNS를 염탐하며 그녀를 떠올리게 하는 사진들로 맘껏 골라 퍼왔고 그녀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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