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일기 20230412
너가 보고싶지는 않다. 본다는 건 정말 두려운 일일 것이다. 아픈 너의 목소리가 들릴까 두려워 연락조차 마음 속으로 몇번이나 미뤘는데. 그 시간을 후회하면서도 나는 지금도 두렵다. 종교를 믿지 않지만 믿고 싶어졌다. 저 너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 혼자 있으면 자꾸 얼마나 아플까? 계속 생각하게 된다. 내가 우는 건 너를 못 본다는 그리움 때문이 아니고 나의 큰 존재가 일부가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사라진다는 감각이 끔찍하다. 나를 구성하고 있던 너였는데, 나는 이미 그걸 알고 있었다. 너무 슬프고 우리에게 이 시련이 왜 왔나 싶지만 나는 너를 너무 사랑해서 너가 내 친구인 게 좋다.고통도 기꺼이 감내할만큼 너를 만났던 게 기뻐.
'내 안에는 영원히 함께할 거라는 말' 그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죽는다는 말을, 죽고 싶다는 말을 달고 살던 나인데 그 못된 입버릇을 니가 싹 고쳤다. 그게 얼마나 큰 슬픔을 주는지, 내 사랑하는 사람들로 인해 알아버렸다. 질투도 미움도 의미없는 것이다 정말. 차라리 누군가가 질투날 정도로 잘 살아주는 것이 얄미워서 미운 것이 축복이다. 그냥 다들 그렇게 무사히 잘 사는게 낫다.
나는 오늘도 써야 할 글을 생각했다. 어떻게 견딜지 몰라서 이 슬픔을. 그리고 어떻게 이 슬픔을 이용하고 표현할지도 상상했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하면 숨통을 트이고 살 수 있을지 방법도 생각해냈다. 글쓰기, 남친 만나기, 맛있는 거먹기, 쇼핑가기. 인간이 참 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글 다쓰고 누운 이 밤에는 슬퍼해도 되는거지? 믿기지는 않지만 장례식이 온다면, 그때는 어떻게든 웃으며 보내주고 싶어. 그전까지는 많이 대신 슬퍼할게.
신은 무슨 이유로 사람을 살리고 죽이고 그럴듯한 운명들을 만들어내냐 재능과 타고난것들과 질병을
그렇게 생각하다 신이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누군가를 위한 사건이었다는 식으로 해석된다면 콱 신을 물어버릴테니까.
실패도, 열등감도, 다 의미없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기위해 사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해.
그거 아니? 진짜 어릴때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이걸 고백해야하나 고민할 정도로 나는 너를 좋아했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무력감은 너무 미안하고 괴롭다. 이뤄말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