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라는 새로운 영역을 배우며
5개월, 6개월 정도의 과정, 드디어 끝!
긴긴밤이 끝났다. 부끄럽다. 또 하지만 또 해내긴 했다.
늘 아쉽고 늘 서툴기만한 나.
나는 왜 항상 못하고 서툴기만 할까.
최선을 다해봤자 왜 그 최선도 왜 늘 아쉬울까?
이런 괴로움으로 평생을 보내게 될까?
나아지고 있었던 거긴 할까?
그래도 이 부족하고 서툰 나를
내가 아니면 누가 좋아할까?
그럼에도 도전을 해볼 수 있어 좋았다.
나의 글에 하마터면 만족할 뻔했는데,
얼마나 글을 못쓰는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그간의 나의 오만함도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세계의 영역으로 넘어가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얕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로 가니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인물‘ 만들기였다.
희곡으로 늘상 과장된 인물을 써왔던 나에겐
(희곡에서도 인물을 사실적으로 잘 쓰는 분들도 많다.)
주변의 자연스러운 일과 사건을 상상하는 것조차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다.
오랜만에 엄마의 멍하고 공허한 눈을 보았다.
‘사랑’이란 정말 무엇일까?
징글징글하고 매섭다는 생각과 함께
이러한 이 세상의 수많은 어머니의 슬픔을
'나의 이야기’ 안에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들었다.
드라마라는 장르,
이 어렵고 힘들고,고되고 잘 못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내 주변의 슬픔과 기쁨과 아름다움을 담고 싶다.
어느 드라마 작가님이 말했다고 한다.
남의 행복을 위해 우리는 평생 불행하게 산다고.
막상 그 삶이 닥치면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러한 각오가 어느정도 되어있다.
쉽게 불행해지고, 쉽지 않게 행복해지는 나에게,
언제나 불행에서 겨우 지탱하고 살게 해준건,
나를 나답게 느끼게 해준 건, 글쓰기였다.
그래서 드라마를 쓰고 싶다.
너무나도 위로를 주고 싶다, 누군가에게,
그리고 나의 엄마에게, 나의 친구에게.
지난날의 불행들을 생각하노라면,
글쓰기의 고통과 불행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구원이다.
우울감이 너무 심해 며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감기처럼
우울감과 죽음은 내 곁에 남아있다.
겨우 집안을 꾸몄다.
크리스마스를 환영하며 번쩍이는 불빛들이
그래도 어두워진 내 마음을 한층 밝혀주었다.
사람은 정말 끝으로 내몰리고 또 내몰려야
성장을 하는 듯하다.
또 잘 넘어가서 어느새 성장한 내가 되면 좋겠다.
다시 시작, 또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