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Witch 24개의 질문
최초의 아이디어는 독서모임에서 시작됐어. 그날 모임의 과제가 “내가 겪은 문제를 사업으로 기획”하는 거였어. 모든 사업은 자신의 불편에서 출발하는 거니까. 살면서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을까, 가장 큰 불편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니 단번에 나오더라.
[일(꿈)과 가정의 양립]
결혼한 여성 그 중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여자에게는 선택의 순간들이 와. 누구든 예외없이.
일인가, 가정인가? 꿈인가, 육아인가? 일(꿈)을 고집하는 여성들에게는 은근한 비난의 시선도 있다는 걸 느낀적도 있었지.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모든 정부의 목표라지만 그런게 과연 가능한 걸까? 정부에서 일한 나도 헤매인 걸. 사실 생각해보면, 한 생명을 성숙한 인격체로 길러내는데 마땅히 희생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어.
역시 나에게 그 선택의 기로가 왔고. 자의반 타의반 가정을 선택했지. 그때 나는 인생 선배가 너무 필요했어. “라떼는 말이야~” 하는 무용담도 좋고,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실패담을 솔직하게 들려줄 선배도 있었으면 했거든. 그러다 보니 예전의 내가 떠올랐고, 내가 헤맸던 시간들이 누군가한테는 길잡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면서 ‘인생 멘토를 찾아주는 모임’을 해보자는 열정이 생긴 거지.
그 도구는 글이었어.
말은 거침이 없고, 즉각적이고, 휘발되어버리니까.
하지만 글은 곱씹는 시간이 필요하고, 머무르고, 생각하게 해주잖아.
내 성격이 뭔가 마음에 불이 붙으면 일단 한 발은 내딛어야 직성이 풀리거든. 그래서 작게라도 시작해보자 싶었어. 결국 3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글쓰기 모임을 모집했지.
모임명은 [쓸만한 삶] ,
‘적어서 남주자’라는 당찬 포부를 담았어. 각자의 끄적거림이 끄덕거림으로 이어지게 하자며.
사실 처음 모임을 시작할때만 해도 2주에 한 번 오프라인 만남을 기획했었어. 우리의 계획은 매 주 1회 편지처럼 글을 써오면, 나누어 가지며 그 글에 답장을 해주는 펜팔 방식이었어. 하지만, 예상대로 되지 않더라고. 모임 직전에 취소하는 이들이 생겼고, 막상 모임에 숙제를 준비해오지 않는 사람도 있었지.
그래서 결국 온라인으로 방향을 틀었지. 비공개 카페를 만들고, 회원 가입도 자율이 아니라 승인과정을 거쳐야만 했지. 굳이 비공개로 한 이유는, 글 하나하나가 다 너무 소중해서 보호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 무엇보다 편하게 쓰고 읽을 수 있는 우리만의 일기장을 만들고 싶었고. 그
“혼자 블로그에 쓰면 되지, 왜 굳이 모여서 하냐?”
내가 말했잖아. 혼자 하면 3일도 못 간다고. 근데 같이 하면 석 달은 간다니까. ‘함께’라는 게 이렇게 큰 힘이 있어. 나도 솔직히 이 모임 아니었으면 글 쓰기는 엄두도 못냈을껄?
모임은 꼭 생명체 같아. 살아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거니까 유기적이고 계속 변하거든. 그래서 계획대로 안되면 견디지 못하는 캐릭터라면 좀 괴로울 수도 있지.
근데 나는 오히려 그런 순간들이 재밌더라. 처음 생각한 거랑 완전히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고, 방향을 틀기도 하고. [쓸만한 삶]도 원래는 펜팔 형식의 오프라인 모임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온라인 중심으로 굴러가잖아.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두 번째 오프라인 만남이야. 원래는 한 달에 한 번 만나는데, 그날은 아무 주제 없이 모여봤거든. 근황 얘기로 분위기가 흘러가더니 갑자기 집단 심리상담처럼 되어버린 거야. 마침 참가자 중에 심리상담가가 계셔서 자연스럽게 이끌어주셨지.
이런 순간을 만나면, 나는 그냥 한 발 물러서서 흘러가는대로 내버려 둬. 억지로 방향 틀려고 하지 않고, 그냥 한 발 물러서는 거야. 내 의지는 잠깐 서랍에 넣어두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흐름을 따르는 거지. 물론, 대화의 주제나 방향이 유익한 쪽으로 흐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은 해야겠지만.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건강한 대화를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최선의 방향으로 흘러가더라. 너도 한번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 앉아서 건전하고 유익한 대화에 너를 맡겨봐. 분명 너도 푹 빠지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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