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인터뷰 A05] 사람, 그리고 좋은 사람

by 보름


Q. 스위치는 누구와 함께 만들어 가고 있어?


모지스(필명)와 나, 둘이서 함께 시작했어.


아주 우연처럼 보이는 인연이었는데, 돌아보면 꼭 필요한 순간에 만나게 된 것 같아.


모지스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금속공예과를 졸업하고, 10년 넘게 쥬얼리 디자이너로 활동한 사람이야. 그녀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성실함’ 그리고 ‘따뜻함’.


그녀의 고등학교 시절 얘길 들어보면 놀라워. 울산 집에서 매일 부산예술고등학교까지 통학을 했대. 무려 3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게 1,095일이잖아? 봄·여름·가을·겨울을 세 번씩 맞이하면서, 새벽부터 밤까지 여린 소녀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 거야. 그 정도면 얼마나 한결같은 사람인지 굳이 말 안 해도 알겠지?



결국 그녀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고, 4년 동안 한 번의 휴학도 없이 달려갔어. 졸업하자마자 사회에 나와 디자이너로 첫발을 내디뎠고, 첫 직장에서 10년을 몸담고 수많은 쥬얼리를 만들어냈지. 때로는 신나게, 또 어느 날엔 꾸역꾸역 멈추지 않고.



흠.. 지금 네가 왜 웃는지 맞춰볼까? �


그래 맞아, 나와 모지스가 너무나 다르지.


나는 울퉁불퉁 삐죽빼죽, 때론 제 멋대로의 삶을 살았으니까. �


그런 내가 모지스를 만난 건 뜻밖에도 태권도장에서였어. 엄마가 된 후 늦은 나이에 태권도 1단 심사를 준비하면서, 가끔씩 서로 살아온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알게 됐어. 우리 사이에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는 걸.



둘 다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그대로 멈춰 서기보다는 계속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면서 스스로 원하는 미래를 만드려 애쓰고 있다는 것. 그 공통의 가치관이 우리를 같은 길로 달리게 했던 거야.



또 다른 공통점! 둘 다 내향적인 사람이라는 것. 사람들에 둘러싸여 북적이는 것보다는 혼자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을 훨씬 좋아하지. 그런데도 내가 독서 모임을 하자고 했을 때, 모지스는 망설임 없이 같이 하자고 해줬어. 아마 ‘나’ 때문이 아니라 ‘책’이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던 거겠지.







보통 성실한 사람들은 타인의 불성실함을 잘 못 견디잖아? 근데 함께 모임을 운영하면서 모지스는 나의 편견을 깨뜨렸어. 언제나 느긋하게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럴 수 있겠네요.” “많이 힘드셨겠어요.” 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야. 독서모임에서도 가장 먼저 다가가서 얘기 나누고, 글쓰기 모임에 누군가 글을 쓰면 꼬박꼬박 댓글 남겨주는 따뜻한 사람.



그래서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 출발점에서 모임을 만든건 나였을지 몰라도, 사람들을 독려하고 다독이는데는 모지스가 훨씬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나는 기획자, 그녀는 운영자. 그렇게 각자 잘하는 일을 맡아서 함께 성장해가고 있어.


이쯤이면, 모지스가 어떤 사람인지 만나보고 싶어지지 않니? 언제든 우리 모임에 놀러 와봐


내가 한 말들, 100% 공감하게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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