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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과로백수 Jan 02. 2022

하얀 거짓말

220101_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저는 산타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믿기엔 너무 세상을 살아버린 어른이지만, 그래도 어딘가엔 산타 할아버지가 존재하실 거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을 머리맡에 놓아두시던 부모님을 잠결에 본 이후 그때까지 받은 선물이 모두 부모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걸 알게 됐지만, 그래도 제가 올 한 해 착하게 살지 않아서거나 혹은 저보다 착한 어린이들이 엄청 많아서 그쪽에 가시느라 저를 찾아오지 않으신 거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물론 이제는 ‘어린이’가 아니니까 찾아오지 않으시는 거라고도 생각하고 있구요ㅋ


그런 맥락으로 저는 기독교를 믿는 사람은 아니지만 실제로 예수가 태어났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후 다시 살아나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석가모니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열반에 드셨고 중생을 구하는 부처가 되신 것도 믿구요, 동네 어귀를 지키고 있는 장승들도, 후손들을 굽어 살피신다는 조상님들의 존재도 믿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제가 스스로 저에게 믿게 하는 ‘하얀 거짓말같은 겁니다. 착하게 살면 복을 받을 거고,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존재들이 저의 착한 행동을 지켜보고 함께 하며 착한 일에는 상을 주고 나쁜 일을 하지 않게 감시도 하고 있다고. 그러니 가급적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그런 맥락의 거짓말을 저의 양심과 이성에게 하고 있달까요? ^^’


연말에서 새해로 넘어가는 세상에서는 온통 덕담이 가득합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도 십자가에 못 박혀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진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고 예수의 은총이 우리에게 함께 하기를 빌고,“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며 이루고 싶은 걸 다 이루기를 기원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며 덕담을 하죠


머릿속 이성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모두 다 행복하고 건강하고 이루고 싶은 걸 다 이루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라고 따지는 듯한 생각이 든다고 해도 어떻습니까? 솜털 같이 많은 살아가는 날 중에 며칠 정도는, 바라면 이뤄질 거라고, 한 번이라도 더 덕담을 건네고 소원을 빌어주면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어보는 게 뭐 부끄러울 일인가요?


그 정도의 “하얀 거짓말”은 아마 산타 할아버지도 예수님도 부처님도 그리고 또 누군가도… 웃으며 이해해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혹시 모르죠, “착한 짓”이라고 한번 더 카운팅 해주고 계실 지두요ㅎ


그러니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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