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04_탈모약의 건보 적용 공약에 대한 뒷이야기
바야흐로 대선정국이 한참입니다. 그래선지 하루 종일 티비를 틀어두고 계시는 부모님의 채널 선정에도 점점 뉴스 채널의 비중이 커지는 느낌이구요. 하지만 대체로 정책에 대한 내용이나 비전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른 이합집산에 대한 뉴스가 대부분이라 뉴스를 보면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것들이 더 많더라구요
그러다가 오늘 지인을 통해 모 당의 후보가 “탈모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공약으로 발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며, 그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들도 같이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 내용은 그 공약에 대한 “탈모갤(탈모인들의 커뮤니티 이름)”의 반응이었습니다. 그 커뮤니티에 개시된 배너가 이렇대요.
탈모인들이 모인 커뮤니티이다 보니 ‘머리가 빠지거나 뽑힌다’는 말에 예민해서, 후보를 지지하는 걸 “뽑는다”라고 하지 않고 “심는다”라고 한다네요ㅋㅋㅋㅋ 그리곤 해당 후보의 선거 슬로건을 패러디해 “나의 머리를 위해”라는 카피를 덧붙였습니다. 그 아래 파릇파릇 자라나는 머리 같은 잔디 이미지는 또 어떻구요.. 하 정말 탈모를 막고 싶은 진심이 배너의 처음부터 끝까지 가득가득 들어있는 수작인 듯 싶습니다ㅋ
이게 무슨 대단한 공약일까 싶지만, 탈모라는 건 남자라면 언젠가는 마주치게 되는 숙명적인 질환이니까요. 인류 최고의 난치병은 암이 아니라 “비만”과 “탈모”라는 이야기도 있구요. 하여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데 많은 비용을 쓰는 남성분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해당 약이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어떤 분들은, 탈모약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지만 보험이 적용되면서 호르몬 농도가 더 강한 전립선 질환 치료제를 비뇨기과에서 처방받은 후에 칼 같은 걸 이용해서 약을 쪼개 복용하거나 인도 같은 곳에서 관련 약을 해외직구로 구매해서 복용하기도 한대요. 그런 분들에게 탈모약이 보험적용이 된다는 건 참 절실하고 간절한 혜택이 될 수 있는 거죠. 공약을 만든 분의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탈모인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저격하는 공약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탈모갤의 반응과 더불어 한 가지 더 웃긴 소식도 전해 들었습니다. 바로 국회의원 중 탈모로 인해 고생하시는 한 분, 박주민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입니다
해당 후보의 공약 슬로건에 “ “를 추가해, 이 공약이 진짜 본인을 위한 공약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강조한 위트가 웃기지 않습니까? ㅎㅎ
국민들이 대선을 통해 본인이 바라는 국가 복지/행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느끼는 거 좋은걸요. 그걸 이렇게 위트 있게 받아주는 우리 국민들도 좋구요. 그리고 솔직히…. 저도 탈모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 기대도 되고 그렇습니다ㅋㅋㅋㅋ 이런 대선과 관련된 위트 있는 이야기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정치’ 관련 뉴스 보고 빵 터졌네요 ^^”
(이 글은 저의 정치적 지지성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글이라는 점을 사족처럼 덧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