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왼손잡이 일상 4컷 일지 #소소한 전환
머리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너무 덥수룩하다, 답답하다 싶으면 그걸 쳐내는 식. 그래서 '넌 개도 아니고 털갈이하냐?' 혹은 '나무 가지치기하는 것 같다'는 얘길 종종 들었다. 올해 처음으로 탈색과 염색을 같이 해 봤다. 신기했다. 원래 머리 색깔이 밝아서인지 한 번 탈색하자 샛노란 금발이 나왔다. 백금발이 될 때까지 탈색을 해 보려 했지만 좀 망설여져서, 탈색은 두 번만 하고 색을 입혔다. 애쉬 브라운에, 회색과 카키색을 섞었다. 물이 빠지면서 신기하게 카키색이 나오고 있다. 마음에 든다.
왜 미용실에 가는지, 왜 '헤어스타일'이 끊임없이 탄생하는지 좀 알 것 같았다. 회사에서 대화할 소재도 되고, 내 모습도 좀 다르게 느껴지고. 착 가라앉은 일상을 한 두 번쯤 흔들어 주는 건 나쁘지 않다.
※ P.S. 사실 원체 소심해서, 지금까지 늘 헤어스타일 주문을 못했다... 뒤늦게 알아버린 미용실의 재미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