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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북스 Aug 13. 2018

리모트-첫 번째, 우연이었지만 당연하게 된 리모트

리모트의 시작과 현재 이야기

위키북스(http://www.wikibook.co.kr)는 IT 전문 서적을 출간하는 출판사로써 2006년 설립 이후 300여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리모트 근무를 도입한 지는 거의 8년이 넘어가는 것 같은데요, 리모트를 해야겠다는 사명의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효율적인 근무형태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도 아니었습니다.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리모트 근무가 도입됐고, 이제 위키북스 구성원 대부분이 리모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파주에 있는 본사(?)에서는 2명이 각각 제작과 기획을 담당하고 있고, (전국 각지에 있는) 다른 3분의 직원은 저서 및 번역서에 대한 교정 및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표지/내지 디자인은 외주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슬랙을 이용하고, 각자의 일정은 구글 캘린더로 공유하고 있습니다. 공통적인 문서나 파일은 구글문서나 구글드라이브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래 지도에 있는 직원 1, 2, 3은 각자가 자기가 맡은 영역별로 교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물론 명확하지는 않고, 바쁠 때는 서로서로 도와가며 교정 작업을 진행합니다). 원고를 받으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가늠해서 구글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하고, 일정에 맞춰 진행합니다.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다른 일이 생기거나 일정이 지체되면 해당 사항에 대해서 슬랙으로 이야기한 후 조정된 일정을 다시 구글 캘린더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위키북스 직원 분포도(?) >

리모트는 아직 국내에서는 익숙한 근무형태가 아니지만, 이미 많은 해외 기업에서 시도했던 근무형태이고, 물론 실패도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큰 기업에서 도입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근무 형태인 것 같지만, 소규모 조직에서는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조직 형태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느꼈고, 향후 이러한 근무형태가 점점 일반화될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8년 동안 “와~와 넘 좋다” 하면서 지내왔던 것은 아닙니다. 장점이 존재하는 것만큼 단점이 존재하고 이러한 단점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계속 고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리모트 장점


두말할 것 없이!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점입니다. 평균 1시간씩, 출퇴근 시간 2시간을 줄인다면 하루 24시간에 2시간을 더 생기는 것이니까 남들보다 10%의 인생을 더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출퇴근 시간 만원 전철 속의 에너지 소모를 생각하면 2시간 이상의 이득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 장점은 감정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약간 애매한 문제이기는 한데요.. 서로 간에 의사소통을 할 때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슬랙 등의 메신저나 메일로 소통하는 것이 감정 소모가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고, 그 감정에 내 기분을 덧붙임으로 인해 생기는 오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각종 경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사무실 임대료를 포함한 사무실 운영을 위한 각종 비용이 1인당 꽤 되는데, 이러한 비용이 고스란히 통장에 쌓이게 됩니다(직원 입장에서는 반대일 수도 있겠네요;;)


리모트 단점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정의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중 하나라고 이야기했지만, 아무래도 원격으로 서로 간의 의사소통을 할 때 몇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우선 3인 이상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입니다. 깊은 논의가 필요한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 슬랙 등의 메신저를 이용해서 세 명 이상이 토론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구글 행아웃을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쑥스러움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로 시도해보지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상시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입니다. 아무리 타이핑이 빠르고 메신저에 익숙하다고 해도 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빈도나 깊이 등에서 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보다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물론 나중에 이야기한 내용을 정리할 때는 메신저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좋습니다!)


리모트, 그럼 한번 해볼까??


우선 아래와 같은 조건을 충족한다면, 한번 시도해볼 만합니다. 


5인 이내 소규모 조직이면서

각자 업무 내용이 명확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전제된다면...


이 세 가지 조건 중에서 마지막 세 번째 조건이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캘린더를 통해서 일정을 관리하고는 있지만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1년에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든 분도 있습니다)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눈치(?)를 볼 사람이 없고 대부분 집에서 업무를 진행하기에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이 적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옆에 무서운 상사가 있다고 열심히 근무하는 것도 아니고, 구성원 각자가 리모트라는 근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공감을 한다면 자발적으로 근무에 임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고, 지금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즉 회사와 조직원 사이에 신뢰가 있고, 제도에 대해 공감대가 있다면 운영상 문제점 들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리모트가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마법의 지팡이는 아닙니다. 위키북스에서 출간한 리모트 도서에 대한 추천사를 적어주신  이창수 님(5Rocks CEO)의 아래 글이 아마 정답일 것 같습니다. 자기 조직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방법을 한번 찾아보세요, 그리고 리모트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줄 수도 있습니다.


"원격근무가 무조건 좋으니 해라, 하지 마라는 단편적인 결론보다 팀이 최고로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모든 구성원이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한 최적의 팀 문화를 갖추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면서 ‘물리적 장소’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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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버 사진 출처: https://www.pexels.com/photo/apartment-close-up-coffee-computer-357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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