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참> 프레스콜 말말말!
우리나라 최초로 쌍꺼풀 수술을 하고 최초의 전기펌을 시행했던 미용사 오엽주의 삶을 모티브로, 시대를 앞서간 그녀의 인생을 담아낸 뮤지컬 ‘아이참’. 여성이 처음으로 자신을 꾸미는 행위를 하게 되는 아이템이자 매력(Charm)있는 나(I)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가진 제목으로, 나만의 아름다움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요.지난 3일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아이참’의 프레스콜에서 배우 및 창작진들이 남긴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패션모델로 20년 넘게 무대에 섰던 장윤주. 장윤주는 이번 연말 뮤지컬 ‘아이참’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첫 도전을 하는데요. 그가 맡은 인물은 한국 최초의 미용사이자 쌍꺼풀 수술을 받은 여성 오엽주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현석주. 이날 장윤주는 “연기를 시작한 지 시간이 꽤 흘렀지만, 모델을 할 때만큼의 엣지나 자신감은 뿜어져 나오지 못했다”며 “무대가 너무 그리웠다”는 소감을 남겼는데요. 이어 “무대에서 연기를 하면 조금 더 자신감이 나오지 않을까 고민하던 중 몇몇 뮤지컬, 연극 작품 제안이 들어왔고, 지금까지 해왔던 작업들을 녹여낼 수 있는 작품이라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극 중 현석주는 1930년대 조선 여성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인물인데요. 아름다움이 자칫 외모 지상주의처럼 느껴질 수 있지 않는 우려에 석주 역의 방진의는 “아름다움은 외면과 내면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음이 건강할 때 외면도 건강할 수 있는 법”이라는 생각을 전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그는 “보편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저 역시도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뮤지컬 ‘아이참’에서는 자신만의 멋을 추구하는 주인공 현석주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내는데요. 하지만 황정은 작가는 “이 이야기가 교훈적이거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주입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길 바랐다”고 창작 과정의 경계했던 지점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작품을 보러오는 관객들에게는 “각자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다른 만큼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를 누구나 자연스럽게 정의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뮤지컬 ‘아이참’ 속 등장하는 넘버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기존의 뮤지컬 넘버와는 스타일이 조금 다른데요. 심지어 주인공임에도 현석주는 독창곡 없이 독특한 형태의 멜로디로 넘버를 이어 나가죠. 이 작품의 프로듀서인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의 석재원 대표는 “4년여 간의 작품 개발 과정에서 실존 인물 오엽주에 관한 자료를 조사할수록 개성이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느꼈다”며 “아리아(서정적인 독창곡) 같은 노래를 주면, 감성적인 사람이 되어버려 캐릭터의 개성이 사라질 것 같았다”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뮤지컬 ‘아이참’의 무대는 전형적인 느낌이 아닌 화려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로 구성됐는데요. 임지민 연출은 “1920-30년대는 새로운 문물들이 무분별하게 들어오는 시기였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시기”리며 “오엽주는 어떤 시대에 살더라도 한발앞서 나아간 사람이었던 점에 공감해 레트로 퓨처리즘을 컨셉으로 무대를 꾸몄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습니다.
*레트로 퓨처리즘 : 과거 당시 사람들이 상상한 미래상을 현재의 관점에서 지칭하는 개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