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하러 나온 것인지 아니면 스마트폰 성능 검사를 하러 나온 것인지 구별이 안 되는 상대가 있다. 시종일관 '카톡 카톡'하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하하 죄송해요 잠시만요"라고 양해라도 구하면 양반이다. 나중에는 카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까지 모든 SNS를 섭렵하는 듯 손에 지문이 마르고 닳도록 스마트폰을 꼭 쥐고 있는 사람, 정말 꼴불견이다.
"언제, 어디서 태어났죠? 무슨 대학을 나왔어요? 전공이 뭐죠? 현재 직업은요?" 마치 경찰이 취조를 하듯 신상정보를 하나하나 꼬치꼬치 캐묻는 유형이다. 상대방의 정보를 꼬박꼬박 물으면서 그렇다고 자신에 대한 정보를 말해주는 것도 아니다. 뒤 돌아서면 소위 말해 '나만 털린 느낌'.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는 허언증 갤러리가 있다. 허풍을 떠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공간인데 마치 그곳에서 출동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사람이 있다. 딱 봐도 정품이 아닌 가짜 명품을 자랑하거나 증명할 수 없는 과거의 일들을 무용담처럼 줄줄이 늘어놓는 사람이다. 이런 경우는 대개 상대방에게는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혼자 떠드는 경우가 많다.
소개팅을 하러 나온 건지 묵언 수행을 하러 나온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 유형이다. 무엇을 물어봐도 겨우 돌아오는 대답은 "네..." 또는 "아니오...". 도대체 소개팅 자리에 왜 나왔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 소개팅에 나오기 위해 시간과 공을 들인 게 아까울 정도다.
아무리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지만 현실은 2016년이다. 갑자기 "무를 주세요~"라면서 갈갈이 흉내를 내거나 "콩나물 팍팍 무쳤냐"며 고 이주일 씨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 지 난감하다.
한 두 번쯤이야 웃고 넘어가겠지만 이 웃음이 정말로 재밌어서 웃는 것인 줄 알고 계속해 나가면 정말이지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