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이 활성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며 국내 택배산업 또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국내 택배 물량은 23억 상자에 달한다. 매년 10% 이상의 성장을 보일 만큼 택배 물량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국내 택배 물량의 절반가까이 책임지고 있는 CJ대한통운은 지난 18일 2017년 한 해 동안 배송한 택배상자가 10억 5000만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한국 택배업 역사상 개별업체가 연간 10억 상자를 넘긴 것은 사상 최초다.
휠소터 도입 이전 모습
CJ대한통운이 하루 평균 처리량은 355만개 수준이다. 1997년만 해도 1천만 상자를 처리해 약 100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처럼 많은 택배 물량 처리가 가능해진 이유에는 업계에서 '혁신'이라고 불릴만한 첨단 기술에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소형 바퀴를 통해 택배 상자를 배종 지역별로 자동 분류해주는 장비인 '휠소터(Wheel Sorter)'다.
CJ대한통운의 전국 100여개 서브터미널에 자동분류기 '휠소터'를 설치해 운영중이다. 택배 물량이 휠소터에 의해 자동 분류되기 때문에 택배 기사의 작업 강도가 완화됐다. 이에 따라 배송 효율이 증대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상자를 원활하게 배송할 수 있는 것이다.
발전된 기술이 택배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이외에도 많다. 지역별 인구 밀집도와 물동량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좁은 구역에서 더 많은 양을 배송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당일 배송 시스템도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담당 구역 내 고객 문의에도 빠르게 응대할 수 있다.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높은 강도의 업무로 힘들어했던 택배 기사들은 '휠소터'가 설치된 이후 개선된 업무 환경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한 택배 기사는 "휠소터가 설치된 후로는 전체 직원이 아닌 소수 인원만 교대로 물건을 정리해 업무가 많이 수월해졌다"며, "밤 늦게 일을 마쳐도 다음날 일찍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택배산업의 첨단화를 통해 고객들은 빠르고 정확하게 배송 받아볼 수 있다. 택배 기사는 업무 여건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수입도 증가했다. 고객에게 배송 또는 반품, 거래처 상품 집화 시 택배기사의 수입이 발생하기 때문에 배송량이 많아질수록 월수입은 증가하게 된다. 그 결과 2017년 기준 CJ대한통운 택배기사는 평균 월 수입 551만원으로 2013년 424만원에 비해 약 30% 증가했다. 택배 화물차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업무 강도는 낮아지고, 배송량은 증가했기에 택배 기사들의 그 간 고충을 상당 부분 해소해주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물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에 첨단기술이 적용된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을 건설하고 있다. 약 4,000억원을 투자한 ‘메가허브터미널’은 시설과 분류능력 면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에 완공될 예정으로 현재보다 더욱 발전한 '전국 택배 자동화' 시스템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