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대신 '선풍기'로만 폭염을 견딘 사람에게 벌어진 일이 안타까움을 줬다.
7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7시 30분쯤 광주광역시 북구에 있는 한 주택 2층 거실에서 A(여·81)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요양보호사가 발견했다.
A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지난 6일 오후 1시 37분쯤 사망했다. 해당 병원 담당 의사는 "A씨가 열사병 증상으로 뇌 신경이 손상돼 사망했다"고 밝혔다.
A씨 사망 사건에 대해 경찰은 "A씨가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특별한 야외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선풍기를 켜고 열대야를 견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A씨가 열사병 증상으로 사망한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름철 전기요금 문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7월과 8월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한 한시적 누진제 완화,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확대를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폭염을 특별재난에 추가하는 것 외에도 냉방기기 사용을 국민의 건강, 생명과 직결된 기본적인 복지로 보아 국민들께서 전기요금 걱정 때문에 냉방기기를 제대로 사용 못하는 일이 없도록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냉방 복지' 차원에서 에어컨 사용을 자국민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냉방 복지' 문제를 꺼내 관심을 모았다.
지난 6일 수석보좌관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 춘추관에서는 김의겸 대변인과 출입기자들 간의 질의응답이 있었다. 이때 한 출입기자는 문 대통령이 '에어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은 배경을 물었다.
해당 기자는 "에어컨 사용을 복지 측면에서 얼마 전에 일본 정부에서 밝힌 내용을 연상시키는데"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냉방기기라고는 표현을 쓰시면서도 에어컨이라는 단어는 사용을 안 하셨던데, 그것도 혹시 의미가 있으면…"이라고 질문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에어컨도 없는, 또는 에어컨을 가지고 있어도 전기요금 때문에 사용을 겁내는 분들에 대한 현실을 반영해서 말씀하신 것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