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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트리 WIKITREE Aug 11. 2016

제습으로 정말 에어컨 전기세를 줄일 수 있을까?

사진과 기사는 관계가 없습니다 / Flickr



필자는 더위를 많이 탄다. 필자의 키는 180cm이고, 몸무게는 95㎏다. 덩치가 크니, 같은 행동을 해도 에너지 소모가 크다. 중형차가 경차보다 유지비가 높은 것과 비슷한 이치다. 


필자는 지난 5월 신형 에어컨을 구입했다. 중고 경차 한 대 값인 280여만 원을 줬다. "신형 에어컨은 구형과 작동 방법이 달라 전기세가 덜 나온다"는 직원 말에 덜컥 구입했다. 요즘에는 집에 있으면, 대부분 에어컨을 켠다. 불볕더위가 시작된 8월 초부터는 거의 24시간 가동한다. 


신형 에어컨과 구형 에어컨의 차이점은 뭘까? 업계에 따르면 흔히 '신형'이라 불리는 에어컨은 '인버터(Inverter)' 에어컨을, '구형'은 바람 속도가 일정한 '정속형' 에어컨을 뜻한다. 한 에어컨 제조사 관계자는 11일 "인버터는 희망 온도에 다다라도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고, 정속형은 희망 온도에 다다르면 에어컨을 자동 종료하는 방식"이라고 위키트리에 설명했다. 


2009년 이후 출시된 에어컨은 대부분 인버터 방식을 쓴다. 전기를 덜 잡아먹어서다. 인버터 에어컨은 주변온도가 희망 온도에 다다라도 계속 가동된다. 에어컨이 가장 많은 전기를 소모하는 순간은 에어컨을 켜고, 끌 때다. 인버터는 사용자가 원할 때 가동과 종료를 정할 수 있다.  


반면, 정속형 에어컨에는 이 '자동 종료 방지' 기능이 없다. 희망 온도가 되면, 에어컨은 알아서 꺼진다. 그러다보니 켰다, 껐다를 반복해야 한다. 전기를 더 잡아먹을 수밖에 없다. 관계자는 "인버터가 정속형에 비해 최대 80%까지 전기세를 아낄 수 있다"며 "다만, 에어컨 가동 상황에 따라 요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JTBC "냉방·제습 전기세 큰 차이 없다"...업계 관계자 "줄일 순 있지만, 냉방 기대는 힘들어" 


최근 SNS에서는 '에어컨 기사의 양심고백'이라는 글이 화제가 됐다. "에어컨을 켤 때, 냉방 대신 제습(습기 제거) 기능을 사용하면 24시간 틀어놔도 전기세가 1~2만 원대로 나온다"는 내용이었다. 



에어컨 기사의 양심고백...“에어컨 이렇게 사용하세요”.jpg | 유머4 게시판 | 루리웹



지난 10일 JTBC가 이에 대해 '팩트 체크'를 했다. 결론은 "냉방과 제습, 전기 소모량은 둘 다 비슷하다"였다. 


JTBC가 인용한 2015년 대한설비공학회 발표 논문에 따르면, 30평형대 아파트 거실에서 1등급 스탠드 에어컨을 희망 온도 24도(기존 온도는 27도)에 맞춰놓고 냉방과 제습을 번갈아가며 2시간씩 가동한 결과 전기량 소모는 비슷했다. 냉방이든, 제습이든 많이 쓰면 '요금 폭탄'을 맞는 건 마찬가지라는 게 JTBC 보도의 핵심이었다. (☞영상 바로가기



반면 업계 관계자는 "제습만 틀면 (어느 정도) 전기세는 줄어든다"면서도 "다만, 냉방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조금 다른 의견을 내놨다. 냉방과 달리 제습은 에어컨 밖에 설치된 실외기를 돌릴 필요가 없다. 다만, 냉방 기능이 포함돼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제습의 경우 실외기가 돌아간다. 실외기는 실내와 실외 공기의 열을 교환해주는 장치다. 


실외기는 에어컨의 '엔진'과 같다. 실외기 안에 있는 컴프레서(압축기)를 전기로 돌려 실내기의 냉방 기능을 작동시킨다. 따라서 실외기 가동 시간이 길어질수록, 전기세도 많이 나온다. 


몇몇 사람들은 실외기를 돌리지 않는, 즉 냉방 기능이 없는 제습을 켜놔도 "시원하다"라고 말한다. 왜 그럴까? 습기가 사라져서다. 관계자는 "온도가 35도인 중동보다 32도인 동남아시아가 더 덥다"며 "습기 때문이다. 중동은 그냥 '뜨겁'지만, 동남아시아는 뜨거운 데다가 습하기까지 하다. (상대적으로) 더 더위를 느낀다"고 위키트리에 말했다. 


관계자는 "냉방 기능이 없는 제습은 (아무리 틀어도) 주변 온도가 낮아지지 않는다"면서 "처음에는 냉방으로 작동한 뒤, 희망 온도에 다다르면 제습으로 바꿔 온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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