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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손에게 전할 보물 '서울미래유산' 10선

작명소, 양복점, 다방...후손에게 전할 보물 '서울미래유산' 10선

by 위키트리 WIKITREE

서울 살이 시민들에게 종로 피맛골은 강렬한 추억이다. 이제 더이상 피맛골은 없다. 재개발 바람 속 피맛골의 실종은 서울 시민들에겐 아픔으로 남아있다.


더이상 이런 아픔은 없어야 한다. '서울미래유산'이라는 프로젝트에 거는 기대다.


지금 당장은 그저 허름한 낡은 유산으로 보일지라도 후손들에겐 '보물' 같은 문화재일 수 있다. 우리는 100년 뒤 후손들에게 무엇을 전해줄 수 있을까?


'서울미래유산' 프로젝트는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지금 당장에는 문화재적 가치를 찾기 어렵지만 서울 시민들이 기억하고 추억하는 유·무형의 자산을 찾아서 지키고 보존하는 캠페인이다. 서울시는 우리 주변에 있는 '보물'을 100년 뒤 미래세대에게 전해 주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모두 372개의 '서울미래유산'을 지정했다. 그 중 대표적인 유산 10개를 소개한다. 너무 익숙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풍경 속에 후손들에게 전해줄 '보물'이 숨어있다.



1. 길상사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323)


img_20161019135913_20f7677d.jpg 이하 서울시



‘길상사’는 원래 고급 요정 ‘대원각’이었다. ‘대원각’은 과거 군사 정권 시절 3대 요정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떨쳤던 곳이다. 그 당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길상사’는 정치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기생에서 작가가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고 김영한(법명 길상화) 작가. 법정스님 ‘무소유’에 감명 받은 김영한 작가는 법정스님을 만나 대원각 건물과 부지를 시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정스님은 시주를 거절했지만 김영한 작가는 10여년 간 이 뜻을 굽히지 않았다. '길상사'는 법정스님을 향한 고 김영한 작가의 구애로 창건됐다.



2. 김봉수 작명소 (서울시 종로구 적선동 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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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작명소'는 1958년 금천교 시장에서 개업해 2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정·재계 인사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이름을 지어온 곳으로 서울 시민 생활을 기억할 수 있는 소중한 곳이다.



3. 종로양복점 (서울시 중구 수표로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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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6년 개업해 종로에서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과거 개성과 함흥에도 지점이 있었다. 한때 직원 수가 200명이 넘었던 조선에서 제일 가던 양복점이었다.


'종로 주먹' 김두한과 이시영 초대 부통령도 이용하는 등 서울의 역사를 품은 곳이다.



4. 학림다방 (종로구 명륜4가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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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국민주학생연맹은 민주화 운동을 모색하기 위해 첫 모임을 '학림다방'에서 가졌다.


당시 서울대 문리대가 있었던 동숭동 거리에 있다. 지금의 대학로다.


민주화운동뿐만 아니라 지성인들이 음악, 미술, 문학 등을 토론했던 커피보다 진한 역사가 있는 곳이다.



5. 송림수제화 (중구 을지로3가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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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신발 역사를 대표하는 곳이다. 1936년 '송림화점'으로 개업했다. 이후 '송림수제화'로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80년 동안 같은 장소에 머물고 있어 서울 시민의 시대적 모습을 추억할 수 있다.



6. 석파랑 (종로구 홍지동 122-2,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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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서예계 거목인 고 소전 손재형 선생의 옛 가옥이다.


'석파랑'은 1958년 손재형 선생이 흥선대원군 별장인 '석파정'의 부속 건물을 옮겨오면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손재형 선생은 이 집을 설계하고 재목을 모으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석파랑'을 보기만 해도 손재형 선생의 작품 활동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이유다.



7. 김성수 가옥 (종로구 계동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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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인촌 김성수 선생이 1918년부터 1955년까지 거주했던 가옥이다. 김성수 선생은 교육자, 경제인, 언론인으로서 민족 계몽 운동에 힘썼다. 지금의 고려대학교를 세운 장본인이다.

이곳은 2.8독립선언준비와 3.1운동의 초기 준비 단계 등 항일 독립 투사들이 모여 밀회가 이루어졌던 역사적인 장소다.



8.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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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만들어져 한 때는 예술인들 모임 장소, 한 때는 청와대 직원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80여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보안여관'은 시대적 변화를 떠올리게 해주는 곳이다. 지금은 더 이상 여관으로 활용되지는 않는다.



9. 구의취수장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1번지 외 60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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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보이지 않는 일꾼 '구의취수장'. 1976년 개장 이래 한강물을 하루에 약 100만톤 끌어들여 정수장으로 공급해왔다.


지난 2010년 가동을 중단했던 제1취수장이 예술 특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 2015년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현재 이 곳은 옛 산업건축물과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0. 태조감자국 (서울시 강북구 동소문동5가 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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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부암집'으로 개업해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감자국 전문 식당이다.


자체적으로 보수, 관리를 하면서도 식당 내부는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감자탕 역시 옛날 방식 그대로 고수하고 있어 음식을 먹는 그 순간 만큼은 서울의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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