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1 : 마, 니 오늘 이거 하나 묵으라.
친구 2 : 뭔데? 빼빼로? (일단 입으로 가져간다) 웬일이고. 오늘 내 생일이가.
친구 1 : 뭐라하노. 오늘 11월 11일이다. 안 닮았나. 빼빼로랑 내 쭉 뻗은 다리랑.
친구 2 : 문디... 니 다리는 10월 10일이다. 가시나야.
곧 빼빼로데이다. 상술이니, 솔로 소외감 느끼는 날이니 말도 많지만 빼빼로데이 유래를 알고나면 귀엽다.
빼빼로데이는 1990년대 중반 부산 등 영남 지역 여중고생들 사이에 처음 생겨났다. 빼빼로처럼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자며 친구들끼리 주고받는 우정 선물이었다고 한다.
과거에 소녀였던, 혹은 소녀인 분들은 안다. 무엇이든 이유를 붙여 기념하고, 과자 나눠 먹는 재미가 얼마나 큰지 말이다.
‘빼빼로’ 제조사 롯데제과는 뒤늦게 이같은 새로운 유행을 발견했다.
일찍이 1996년 11월 13일 롯데제과 관계자는 “매년 11월 11일이면 소비자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한다”며 “내년에는 이날을 위해 빼빼로 생산량을 확대해야 할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전했었다.
롯데제과가 공식적으로 빼빼로데이를 기념하기 시작한 건 1997년부터다. 당시 롯데제과는 빼빼로 무료 증정행사를 벌이며 ‘빼빼로데이’ 탄생을 알렸다.
빼빼로데이가 제과업계는 물론 문화적으로도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제조사가 만든 것도 아니고, 외국에서 들어온 것도 아니다.
여고생들의 놀이 문화로 시작한 빼빼로데이는 자발적으로 만들어지고 확산된 국내 유일의 ‘먹을거리 이벤트’다. 서양 문화에서 비롯된 밸런타인데이, 일본에서 넘어온 화이트데이와는 이런 점에서 다르다.
이제 빼빼로데이는 영남 지방은 물론 전국을 넘어 해외에도 번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에는 미국 LA한인타운 등을 중심으로 주요 마켓과 카페에서 ‘빼빼로’를 무료로 나눠주거나 특별판매하는 이벤트가 열렸다. (관련기사)
2016년 올해는 20번째 빼빼로데이다. 그동안 롯데제과는 11이라는 숫자에 맞춰 ‘빼빼로’ 11종을 개발했다.
고소한 밀가루 과자에 초콜릿을 씌운 오리지널 버전부터 아몬드, 누드, 스키니, 다크, 더블딥 초코, 더블딥 딸기, 초코쿠키, 녹차, 바닐라블랙쿠키, 코코넛 등 다양한 재료로 더 달콤하고 더 새롭게 변신한 ‘빼빼로’들이다.
롯데제과는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매년 빼빼로데이에 ‘빼빼로’ 수익금을 이용해 사회공헌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다. 일명 빼빼로 기부다.
빼빼로 기부는 어려운 이웃과 각 사회단체에 전달된다. ‘빼빼로’ 판매 수익금 일부는 지역아동센터 설립에도 사용된다.
빼빼로데이가 계속해 나눔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도 열린다. (☞ 이벤트 페이지 바로가기)
올해는 빼빼로데이 20회를 맞아 아이돌 그룹 엑소(EXO)와 함께 이벤트를 펼쳤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