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과일, 채소, 곡물에 존재하는 보라색 수용성 색소 '안토시아닌'
블루베리, 포도 등에 포함된 보라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이 자외선 때문에 노화된 피부를 회복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1일(현지시각) 중국 산시 대학 생물과학공학과의 웬 캉진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푸드'를 통해 블루베리와 포도 같은 보라색 과일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성분이 자외선으로 손상된 피부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며 색소 침착이 발생한다. 또한 탄력을 잃게 되는데, 이를 '광노화'라고 부른다.
자외선 A(UV-A)와 자외선 B(UV-B)는 피부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친다. UV-A는 진피층 깊숙이 침투해 염증을 증가시키고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분해한다. 반면 UV-B는 표피와 피부의 표면층에 변화를 일으킨다.
현재 광노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표준 치료법은 비타민 A 유도체인 레티노산을 투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 사용 시 피부염, 홍반, 박리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광노화된 피부를 회복시키기 위한 안전하고 자연적인 성분을 찾기 위해 안토시아닌의 효과를 분석했다.
안토시아닌은 다양한 꽃, 과일, 채소, 곡물에 존재하는 수용성 색소로, 보라색을 띤다. 블루베리, 블랙베리, 라즈베리, 포도, 체리, 자색 고구마 등이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이다.
연구팀은 구글 스칼라와 퍼브메드 같은 데이터베이스에서 '광노화', '자연 노화', '자외선', '피부', '안토시아닌' 등의 키워드를 사용해 관련 연구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안토시아닌이 자외선에 의해 유도된 활성산소종(ROS)의 수준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활성산소종은 피부 세포를 공격해 손상을 일으키는데, 안토시아닌은 활성산소종을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를 활성화해 산화적 손상을 줄이고 세포 사멸을 감소시켰다. 이러한 효과는 동물 실험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앞서 이탈리아 카타니아 대학 연구팀은 11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추출물을 절반에게 투여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위약을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실험에서 전체 피부 세포를 분석한 결과, 안토시아닌 추출물을 섭취한 그룹만이 피부 항산화 능력이 향상되고 자외선에 의해 유도된 지질 과산화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외선 노출로 인한 홍반도 효과적으로 완화됐다.
한국식품연구원 임태규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 역시 안토시아닌이 함유된 장미 추출물을 자원자들에게 적용한 결과, 미백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자외선 자극에 의해 유도된 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1(MMP-1)의 감소로 설명했다.
일본 연구팀도 16명의 참가자에게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뽕나무 추출물이 포함된 캡슐을 8주 동안 섭취하게 한 결과, 피부 톤이 밝아지고 홍반이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웬 캉진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안토시아닌이 광노화된 피부를 회복시키는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요약한 것"이라며 "안토시아닌은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추출 및 정제가 어려워 고순도 안토시아닌 추출 기술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