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그게 뭔데?

하루의 단상

by 천진의 하루

오전 늦게까지 침대에서 뭉그적거리다 아내가 움직이는 소리에 일어나 나왔다.

아침으로 토스트를 굽고 커피 한 잔을 내렸다.

아내는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백설기를 전자레인지에 데우고 있었다.

다이어트 음식만 먹는 아내는 내 아침으로 백설기를 녹였지만 나는 토스트기에 호밀빵을 굽고 커피를 마시겠다고 선택한 것이다.


커피머신은 요란한 소리를 내면 캡슐 속의 커피를 추출했다.

커피의 향이나 맛을 판별하는 능력은 없지만 폼나게 마시고 싶은 마음이다.

토스트에 선물 받은 쨈을 바르고 식탁에 앉아 커다랗게 한 입 배어 물었다.

입 안에서 퍼지는 호밀빵의 바스락 거림과 과일 혼합쨈의 달콤함이 맴돈다.

커피는 시큼 텁텁한 맛이 나면서 진한 향이 느껴진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다시 이어폰을 끼고 유튜브를 튼다.

요즘 선거 기간이라 관련 뉴스가 나오는 것을 반복해서 듣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와 다를 바 없음을 느끼기도 한다.

아무튼 빨리 선거가 끝나야 유튜브 속을 빠져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아내와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면서 있다가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우리는 푸들 강아지와 함께 사는데 녀석은 요즘 서먹한 우리 사이를 재밌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다.


산책 가자는 말을 들으면 늘어져 있는 몸을 팔짝 일으켜 우리에게 뛰어든다.

우리도 옷을 갈아입고 문을 나섰다.

녀석은 나가자는 말에는 팔짝팔짝 뛰지만 정작 현관에 다가서면 바들바들 몸을 떤다.

어김없이 앉아달라고 아내와 나를 번갈아 가면서 부대낀다.

아내는 녀석을 안고 나는 리드줄을 준비해 아파트 화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밖에 나온 것이 얼마나 좋은지 학학 거리면서도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하늘이 맑고 좋다.

아파트를 따라 만들어진 화단에는 노란 민들레와 자주달개비가 꽃을 피워 올려 색을 빛내고 있다.

겨우내 숨죽여 있던 나무들은 녹색의 잎으로 옷을 갈아입고 가지마다 꽃을 피워내고 있다.

단지 정원을 아내와 나, 마루(강아지)가 걸으며 햇볕을 듬뿍 받았다.

아내와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입에 물고 담소를 나누며 웃었다.

작은 행복이 우리의 하루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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