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비 오는 날

by 천진의 하루

뚜벅이의 아침은 번거로운 일이 많다.

밖의 날씨가 어떤지를 나서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창 밖으로 보이는 모습은 대지를 촉촉이 적시며 비가 내려 있었다.

휴대폰 날씨 어플에도 연신 비를 내리는 모습이 표시되고 있었다.

육안으로 보는 빗방울은 그다지 세지 않았다.

이 정도면 비를 맞고 출근해도 될 듯 생각되었다.

우산을 손에 들고 다니지 않아서인지 불편하고 번거로울 것 같았다.

11시면 비가 그친다는 예보이기에 아침 출근은 조금 비를 맞고 가기로 결정했다.

실수다.

아파트를 빠져나와 거리로 나섰을 때 빗방울은 생각보다 굵었다.

다시 되돌아가 우산을 챙겨야 했다.

뚜벅이 인생은 작은 불편조차도 필요한 것이었다.

버스에 오르니 내 외부 기온차로 창문에는 습기가 서려 있었다.

어릴 적 비가 오면 친구들과 하던 장난이 생각이 났다.

주먹을 쥐고 습기에 찍었다.

검지 손가락으로 다섯 개의 점을 차례로 찍으면 예쁜 아기 발이 만들어진다.

하트를 그리기도 했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버스는 비가 내리는 거리를 달리고 있다.

나는 비 오는 날의 수채화라는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차창 밖으로 스치는 거리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봄날의 대지는 촉촉한 비에 숨죽이며 때를 기다리던 마지막 생명까지도 피워낼 것이다.

오늘 하루도 그렇게 내 소중한 작은 일상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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