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나들이

by 천진의 하루

연휴 첫날인 토요일이다.

아침 알람에 망설이다 눈을 떠서 동영상 강의를 들었다.

비몽사몽에 들었는데 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느지막이 일어나 어찌할까 고민을 했다.

어제 냉동실에서 꺼내둔 찹쌀떡을 아침 대신에 먹었다.

나는 찹쌀떡을 참 좋아한다.

찰딱 속에 듬뿍 담긴 단팥의 달콤함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일정도다.

입가에 하얀 고물을 묻히고 맛나게 먹었다.

그렇게 허기를 달래고 읽던 책을 들고 안마의자에 앉았다.

요즘 이곳에 앉아 안마를 받으며 책을 읽으면 노곤하기도 하고 좋다.

아내가 임플란트를 위해 치료 중인 치과에 다녀오고 점심을 차려 주었다.

밖에 다녀오며 아내는 볕이 너무 좋고 날씨도 좋아서 나들이를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후 세시가 넘어서 아내와 나들이 길을 나섰다.

연천 구석기 축제를 보러 가기로 했다.

우리 집 강아지 마루를 데리고 나들이를 출발했다.

마루는 차를 타면 불안한지 가만있지를 않는다.

무릎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좋은데 뒷다리에 온갖 힘을 주며 앉지 않으려 버틴다.

가끔 창문을 내리면 불어오는 바람에 얼굴을 내밀고 킁킁거리며 바람 냄새를 맡기도 한다.

오늘 가는 길에는 도로 옆으로 늘어선 아카시아 꽃이 만발해 바람결에 차 안으로 향기를 전해 왔다.

삼십 분 정도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량들이 도로가에 늘어서 주차되어 있었다.

군중심리로 나도 그 차량 뒤에 주차를 했다.

축제 장소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다.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곳에 텐트를 치고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놀이터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우리는 마루의 리드줄을 풀고 잔디밭에 뛰어놀게 두었다.

내가 달리면 쫓아 달리고 뛰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축제 장소가 위쪽에 있다고 해서 다녀오기로 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축제는 거의 먹는 것과 노는 것이다.

연천에서 나는 농산물과 특산물은 너무 늦어서 거의 문을 닫았다.

길 건너에는 먹거리와 놀이를 위한 풍물거리가 펼쳐 저 있었다.

북새통인 그곳을 아내와 천천히 걸으며 두리번거리다 돌아왔다.

꼬불거리는 도로로 한 시간 이상을 와야 했던 이곳이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진 곧은 도로로 절반 이상 단축되어 있었다.

법정스님은 곧고 빠른 세상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하셨다.

그래도 곧은길은 시간을 단축해 또 다른 여유를 가져다주기도 했다.

어떤 것이 옳은지는 알 수가 없다.

느리게 걷는 것도 빠르게 걷는 것도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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