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by 천진의 하루

프로 산책러가 되었다는 강세형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동안 많은 도전을 했고, 실패하기도 했으며, 계속해서 해나가고 있는 일도 있다.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도 야심 차게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침대나 소파에 누워 드라마를 보고 있는 내가 되곤 했다.


이백일 전, 나는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한동안은 정말 꾸준히 실천해 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새벽 시간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고, 스스로에게 핑계를 대며 점점 등한시하게 되었다.

늘 그렇듯 지속하지 못하는 습관은 자존감을 깎아내렸고, ‘나는 역시 안 되는 사람인가’ 하는 마음이 스며들었다.
의지가 약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이 들 무렵, 나는 새로운 목표를 하나 더 추가해 보기로 했다.

어제 읽은 책의 마지막 장에서 작가는 "건강한 것이 무기력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적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잠언이 진리처럼 다가왔다. 잠깐 운동을 했던 적이 떠올랐다.
이 블로그에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글을 쓰고 두어 달 정도 열심히 한 기억이 있다.
그때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나이가 들어서도 내 두 다리로 꼿꼿이 서서 걷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었다.

직장 생활 중 만난 연세 든 손님들이 제대로 걷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각성했었지만 그 다짐 오래가진 못했다.
오늘 아침에도 새벽 4시 반 알람은 여지없이 울렸다. 알람을 끄고 다시 침대로 기어들며 고민이 시작됐다.
전날 일찍 잠들었지만, ‘오늘은 휴일이고 몸에 조금 더 휴식을 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유혹이 속삭였다.

언제나처럼 포근한 침대와 달콤한 잠의 유혹은 거절하기 힘들다.
‘오늘부터 루틴을 바꾸자’는 다짐도 달콤한 속삭임 앞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무언가 달랐다. 쉽게 잠들지 못한 채, 머릿속 두 자아가 한참을 실랑이했다.
거의 한 시간을 뒤척인 끝에 침대를 박차고 일어나 새 루틴을 실천하기로 했다.

운동복을 꺼내 입고, 아내가 자는 방으로 살며시 들어가 양말을 꺼내려던 순간, 아내가 잠에서 깼다.
“뭐 하려고?”라는 물음에 “같이 운동 가지 않을래?”라고 물었지만, 아내는 헛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을 끄고 다시 눈을 감았다.
나는 혼자 운동하러 나섰다.

어떻게 하면 운동을 지속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오늘의 체중을 기록하고 운동 후 다시 재보는 방식으로 재미를 붙이기로 했다.
작은 변화라도 이유를 부여하면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한 달을 목표로 시작하기로 했다.

현관문을 열고 아파트 지하 헬스장으로 향했다.

새벽 6시의 헬스장엔 아무도 없었다.
하얗게 내린 눈 위에 첫 발을 내딛는 것처럼 기분 좋은 시작이었다.
우선 매일 30분 빠르게 걷는 것으로 결정하고 러닝머신 속도를 6으로 맞추었지만 5분도 안 되어 버겁게 느껴졌다.
속도를 5.5로 낮추니 그제야 조금 편해졌고, 빠르게 걷는 느낌도 났다.

20분쯤 지나자 ‘이쯤에서 그만할까’ 싶은 유혹이 다시 밀려왔지만, 꾹 참고 30분을 채웠다.
운동 후 몸은 땀에 촉촉이 젖어 있었고, 기분이 좋았다.
‘상쾌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그렇진 않았기에 그냥 ‘쏘쏘’라고 쓴다.
그래도 목표한 바를 해냈다는 성취감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샤워 후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오늘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다.
앞으로 30일 동안 지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해, 언젠가 강세형 작가님처럼 ‘프로 운동러’가 되길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체중계에 다시 올라보니 400g이 줄어 있었다.

누군가는 변화도 아니라고 하겠지만, '운동을 하면 몸이 반응한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다.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만들고 싶은 건 누구에게나 있는 로망이지만, 무엇보다 바라는 건 건강한 몸이다.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오늘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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