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12V 전기는 예나 지금이나 캠핑의 핵심 에너지원이다.
특히, 에너지를 자급자족해야하는 드라이캠퍼 (Dry Camper - 에너지 공급없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면서 캠핑하는 사람) 들에게 12V 전기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다음과 같은 장비들을 12V 로 구동해야 한다 : 냉장고, 히터, 전기장판, 선풍기
12V 의 운영은 지난번에 살펴본 USB 전기운영 보다는 훨씬 복잡해서 꽤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크게 다음과 같은 구성요소들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1. 12V 배터리 : 과거엔 자동차용 배터리와 같은 종류인 납산배터리를 많이 썼으나, 지금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2. 배터리 컨트롤러 : 배터리는 매우 비싸고, 위험한 물건이다. 따라서 과전류나 고온, 극성을 반대로 꽂는 등의 다양한 환경으로 부터 보호를 해야하며,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현재 어느 속도로 충전이 되고 있는지, 어느 속도로 방전이 되고 있는지 모니터를 해야한다.
3. 충전장치 : 발전기나 캠핑장의 전기 콘센트를 통해서 충전하는 것이 그동안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태양열로 많이 충전한다.
4. 충전 컨트롤러 : 태양열 발전을 하는 경우 반드시 필요하다. 불규칙적인 태양에너지를 정제해서 배터리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크게 배터리 부분 (배터리 + 컨트롤러), 충전장치 부분 (충전장치 + 컨트롤러)
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가장 중요한 파트인 배터리에 대해서 좀 더 상세히 알아본다.
A. 자동차용 배터리 (Starting Battery) : 자동차용 배터리의 가장 큰 임무는 시동을 거는 것이다. 전기로 엔진을 잠시 돌리면서 엔진이 스스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주는 것인데, 당연히 순간적으로 높은 출력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자동차용 배터리는 용량대비 순간출력이 크도록 설계되어 있고, 오래가는 배터리는 아니다. 자동차가 움직이면 계속 충전하기 때문에, 차량을 세워놨을때에만 전기를 유지시켜 주면 될 것이다.
B. 캠핑용 배터리 (Deep Cycle Battery) : 캠핑용 배터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지속적으로 오래가는 전기를 출력해 준다는 것이다. 냉장고, 히터, 선풍기 등 가전제품은 순간의 고출력 보다는 적정 출력으로 오래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용량대비 오래가는 배터리라고 보면 된다. 최근에는 특히 AGM 배터리가 관리 및 효율이 좋아서 캠핑용으로 많이 쓰며, 미국에서 특히 인기있는 배터리는 골프카트용 6V 배터리를 직병렬 연결해서 쓰는 것이다.
A 와 B 는 모두 납산배터리 (Lead Acid Battery) 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내부에 용액이 들어있는 자동차용 배터리의 형태이다.
C. 리튬이온배터리 (Lithium Ion Battery) : 핸드폰, 노트북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배터리로서, 위에서 얘기한 2개의 배터리들 보다 무조건 좋은 배터리지만 그동안 가격이 비싸서 널리 사용되지 못하다가 최근에 가격이 떨어지면서 캠핑용 배터리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최근엔 특히 Phosphate 방식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캠핑용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것을 약자로 LiFePO4 Battery 라고 부른다.
아무 생각없이 자동차용 배터리를 사서 낚시나 캠핑에서 사용하는 분들이 계신데, 이건 정말 비효율적인 방법이 된다. 가격/용량/무게 대비 초라한 지속시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캠핑용 배터리는 Deep Cycle Battery, 그 중에서도 AGM 배터리가 수십년간 널리 쓰이고 있었지만, 이것 역시 장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구시대적인 제품으로서, 무조건 리튬이온배터리를 장만하는 것이 답이다.
그럼 왜 무조건 리튬이온배터리가 답일까?
- 딥싸이클배터리가 훨씬 크고 무겁다. '실효 용량' 으로 100Ah 인 딥싸이클배터리는 70Kg, 리튬이온배터리는 20Kg
- 리튬이온배터리가 충전이 더 빨리 된다.
- 딥싸이클배터리는 유지보수가 필요하고 실내에 놓으면 안된다. 약간의 유독성 기체가 소량 나온다.
- 딥싸이클배터리의 수명은 리튬이온의 1/2 ~ 1/4 밖에 되지 않는다.
- 리튬이온배터리의 유일한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었지만, 최근에 가격이 하락해서 딥싸이클배터리의 수명까지 고려하면 리튬이온배터리가 더 싸다.
시중가격은 100Ah 기준 딥싸이클배터리가 350불, 리튬이온은 1300불이지만, 딥싸이클배터리의 경우 100Ah 배터리로 50Ah 밖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이상의 용량을 쓰면 배터리 수명히 확 떨어진다. 따라서, 딥싸이클배터리는 용량의 50% 이하로 떨어지기 전에 충전을 해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2배의 용량인 200Ah 가 필요하게 되서 결국 700불이 된다. 즉, '실효용량' 대비 가격은 리튬이온배터리가 2배 비싸지만, 일반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가 딥싸이클배터리에 비해서 수명이 4배정도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절반가격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딥싸이클배터리는 수명이 500회 충전, 리튬이온은 2,000회 충전 정도이다.)
단순하게 100Ah 딥싸이클배터리와 100Ah 리튬이온배터리의 가격으로 비교하면 안된다. 이 착시현상 때문에 아직도 미국의 많은 캠퍼들이 딥싸이클 배터리를 구입하고 있다.
물론, 처음 시작할때 리튬이온배터리가 한번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부담감은 있다. 하지만, 캠핑카에 전용 배터리를 설치하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일년에 한두번 캠핑하는 사람은 아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낮은 가격이라는 메리트를 충분히 살릴 수 있다.
딥싸이클배터리에 대해서도 알아야 할 것들이 많지만 생략한다. 그냥 무조건 리튬이온배터리, 그 중에서도 LiFePO4 배터리를 쓰도록 한다.
2-3년전에 캠핑용 대용량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했을때에는 적절한 '배터리 컨트롤러' 를 매칭해서 연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까딱 잘못하다가는 고가의 리튬이온배터리를 날려먹거나, 화재 등 위험한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인데, 최근엔 이 배터리 시장도 많이 성숙되어 가는 상황이라 대부분의 배터리에 '배터리 컨트롤러' 를 내장하고 있다. 따라서, 배터리 컨트롤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 반드시, '배터리 컨트롤러' 가 내장된 배터리를 구매하는 걸로 한다.
자, 이제 나에게 필요한 총 전기의 양를 계산해서,
어느 정도의 용량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먼저 내가 구동할 12V 전기제품과 대략적인 소비전력은 다음과 같다.
I. 냉장고 : 캠핑에서 냉난방 다음으로 가장 큰 전기를 소모하는 제품이자. 저렴하고도 편리한 식사를 위해서 없어서는 안될 장비이다. 사무실 등에서 볼 수 있는 소형 냉장고 중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 정도의 크기로 하며, 용량은 미국단위로 1.7 큐빅피트. 시장조사를 해보니 평균 2A 정도를 소모하는 제품이 최상급으로 파악되고 있다.
24시간 구동해야 하기 때문에 2A x 12V x 24시간 = 총 576Wh 가 하루에 필요하다.
II. 히터 : 일단 히터와 에어컨은 정말 무지막지한 전기가 소모되기 때문에, 이걸 빵빵 쓸 수 있는 전기 시스템을 만드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따라서 잠깐 사용하는 예비용 정도의 운영만 하기로 한다. 아주 작은 미니 히터도 약 2A 를 소모하기 때문에,
하루에 10시간 정도 쓴다고 가정하면, 2A x 12V x 10시간 = 240Wh
당분간 추운 지역에서는 캠핑을 안하는 것으로 하고, 예기치 않게 갑자기 추운 경우에는 RV 파크 (유료 캠핑장) 에 들어가서 110V 전기를 끌어다 쓰는 걸로 한다.
III. 전기장판 : 이건 드라이 캠핑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고, 좋은 침낭을 구매할 것이기 때문에, 작은 용량으로도 충분한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실제로는 아래의 용량의 절반 정도로 충분하지 싶다.
4A x 12V x 10시간 = 480Wh
IV. 12V 선풍기 : 5V 선풍기도 준비하고 있지만 그건 너무 약하다. 따라서, 가벼운 더위에는 5V 선풍기를 사용하고, 다소 더운날만 12V 선풍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한다. 낮이 이정도로 덥게되면 밤에는 히터나 전기장판이 거의 필요없게 될 것이다.
3A x 12V x 8시간 = 288Wh
이 계산에서 중요한 것은 냉장고와 전기장판이다.
히터는 앞서 말한대로 비상용으로만 쓰도록 하고, 추운 곳에서는 캠핑을 안 할 것이기 때문에, 캠핑카에 방풍을 잘하고 좋은 침낭을 구비한다면 대부분의 환경에서 전기장판만으로 충분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전기장판을 풀로 써야하는 날은 선풍기가 필요없거나, 또는 필요하더라도 USB 선풍기로 충분할 것이고, 반대로 12V 선풍기가 풀로 필요한 날은 히터나 전기장판이 거의 필요없을 것이기 때문에 12V 선풍기는 계산에서 제외해도 된다.
결과적으로 냉장고와 전기장판을 합친 용량인 1.2kWh 가 필요한 용량이 된다. 실제로 제품을 구매해서 필드테스트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전기장판을 틀고 자는 동안에는 냉장고가 구동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1kWh 면 충분하지 싶고, 그 이하로도 생활이 가능하지 싶다.
일단 내가 하루에 필요한 12V 전력량은 1kWh 로 정해본다.
1kWh 는 어느정도의 전기량일까? 복습해보자. 1kW 의 순간전기 (소비전력) 가 필요한 가전제품을 1시간동안 구동할 수 있는 전기이다. 이것은 100W 짜리 가전제품을 10시간 구동할 수 있다. 보통 55인치 LED TV 가 50W 정도 하니까, 대형 TV 를 20시간 구동할 수 있는 전기이다. 상당한 양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정에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가만, TV 는 안 볼 것인가? 이미 지금 미국 가정에서는 케이블 티비를 설치하지 않는 것이 큰 트랜드가 되고 있다. 대신 넷플릭스 등 인터넷으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송을 보고 있는 것. 나 역시 집에서 TV 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밖에서도 아이패드로 원하는 방송을 시청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1kWh 짜리 리튬이온배터리 (LiFePO4) 를 구하는 것으로 한다. 보통 배터리 용량은 Ah 로 표기를 하기 때문에, (별로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편의상 Wh 와 Ah 를 계속 병행해서 쓰기로 하겠다.
100Ah 짜리 배터리를 구하게 되면, 1.2kWh 가 되고, (100Ah x 12V = 1200Wh = 1.2kWh) 보통 리튬이온배터리의 경우는 용량의 80% 이상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최소 1kWh 를 사용할수가 있게 된다. 그럼 다음회에서는 시장에 나와있는 리튬이온배터리들 중에서 쓸만한 것들을 살펴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