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는 꿈이 아닌, 이루는 꿈!
태양광 패널을 소나타에 설치해 본다.
앞서 23회에서 상세하게 살펴본 대로, 태양열 패널을 고를때는 다음을 잘 체크해 봐야 한다.
- 스펙의 용량이 실제로 다 나오는지
- 구름이 지나가도, 자동으로 전력생산이 재개되는지
- 무게, 크기, 가격
Renogy 100W 패널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상세한 소개는 23회 참고) 가격대 성능비가 가장 뛰어난 모델이기도 하며, 중고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은 관리만 잘하면 반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두께도 꽤 되고, 무게가 무거운 편이라, 소나타에 설치하려면 상당한 무리를 해야한다. 먼저, 차 지붕에 랙 설치는 기본이고, 그 위에 이 태양광 패널을 고정해야 하며, 패널을 떼서 각도를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급하게 충전이 필요해서 직사광선을 비춰야 하는 경우) 상당한 노가다를 해야한다. 캠핑을 출발할 때와 돌아왔을 때에도 이 노가다를 반복 해야한다. (도시에서 평상시에 태양광 패널을 소나타에 항시 달고 다니는 건, 미국에선 자살행위.)
이 제품은 휘어지는 재질로 된 패널이라서 승용차의 지붕에 설치하는게 용이하고, 엄청 얇기 때문에 무게도 가볍다. 기름값 절약도 생각보다 클 수 있다. 한번 구매하면 반 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장비인 만큼, 조금만 더 투자해서 '플렉서블 태양광 패널' 로 하기로 한다.
사이즈를 보니 소나타 지붕에 대략 2장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2장이면 200W 고, 하루 평균 5시간 풀출력이 가능하다고 계산하면, 하루에 발전하는 전력량은 1kWh 가 된다. (상세한 계산법은 23회 참고)
메인 배터리 충전에는 300Wh 가 필요하고, 냉장고는 평균 2A 즉, 시간당 24Wh 를 소모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24시간에 576Wh 가 필요하다.
1kWh 를 하루에 생산해서, 300Wh 로 배터리 충전하고, 냉장고는 276Wh 만 있으면 돌릴 수 있기 때문에 (냉장고가 필요로 하는 총 576Wh 중에서, 300Wh 는 태양광이 없는 밤 시간에, 충전된 배터리의 전력을 이용하는 것.) 결국, 600Wh 정도만 있으면 되니, 이론상으로는 충분해 보인다.
이건 실제 필드에 나가서 일주일만 지내보면 딱 답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큰 무리는 없어 보이니까, 이걸로 구축을 확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가서 또 고민해 보기로 한다.
한 두달 장터를 검색하다가 중고로 HQST 플렉서블 패널 100W 짜리 2개 구매에 성공. 가격은 2장에 $300. 중고라서 세금도 안 붙었기 때문에 약 34만원에 구매하게 됬다. 두껍고 무거운 Renogy 100W 제품과 거의 같은 가격에 플렉서블을!! 대박! (HQST Flexible 100W 의 신품 가격은 $200, 2장이면 $400, 세금 포함하면 $440, 한화로 50만원 정도 된다.)
먼저, 출력 용량 테스트가 제일 중요하다. 태양이 최고조인 낮 12시경에 160W (80W+80W), 해질녘엔 50W (25W + 25W) 정도가 나온다. 스펙대비 80%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러운 수치이다. (플렉서블이라 다소 효율이 낮을 줄 알았는데 왠걸, 효율이 너무 좋다. 대만족!)
이걸 우리가 구매한 배터리에 연결을 했더니, 130W 로 출력이 들어온다. 대박! (아래 사진은, 타이밍을 놓쳐서 해가 살짝 기울어진 뒤에 115W 가 나오는 모습)
130W 출력이면 과연 얼마나 되는 전기일까? 55인치 삼성 LED TV 를 구동하는데, 24W 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즉, 55인치 TV 5대를 풀로 동시에 돌릴 수 있는 막강한 화력이 된다.
피크타임에 160W 가 나온다는 말은, 130W 이상의 출력으로 낮 시간 3-4시간 이상 나온다는 말이 된다. 그럼, 배터리 만땅 충전하고, 냉장고 풀로 돌려도 남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피크타임에 160W 의 전기를 생산해서 130W 만 배터리로 들어가면 손실이 큰 것 아닌가? 태양광 패널을 너무 많이 준비한 것 아닌가? 아니다. 160W 는 단지 피크타임 때 뿐이다. 해질녘에는 2장 합쳐서 50W 까지 떨어진다. 넉넉한 용량으로 패널을 준비해 놓게 되면, 배터리가 받아들이는 최대용량인 130W 로 더 오랜 시간 동안 전력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배터리가 160W 를 입력으로 받을 수 있으면 더 좋다. 하지만, 현재의 배터리가 가진 장점을 다 가지고 있으면서, 160W 입력을 받을 수 있는 배터리는 없다. 따라서, 최선의 선택인 배터리를 가지고, 최대의 효과를 얻으려면, 130W 입력의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는게 아니고, 넘치더라도 충분한 용량을 가지고, 최대한 긴 시간 동안 130W 의 지속 전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현재의 설계가 정답이 된다.
사실, 이걸 좀 더 정확히 계산하려면, 하루종일 생산되는 전력량을 누적해서 측정해야 하는데, 이거 하려면 몇일간 노가다를 좀 해야한다.
일단 장비의 출력은 기대 이상으로 충분하며, 대략 감으로 볼때 하루 생산 전력량이 1kWh 나, 적어도 800Wh 는 넘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충분한 전력량을 만들어 낼 것으로 판단하고, 보다 상세한 측정은 필드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한다. 일단 합격.
구름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햇빛이 약해지거나 차단되었다가 복귀되었을때 충전이 자동으로 잘 복귀되는가? 이상없다. 역시 합격!
오~ 사이즈는 마치 태양광 패널을 소나타에 맞춰서 만든 것 처럼 딱 맞는다. (적당한 여유공간 까지)
하지만, 이런 젠장, 소나타 천정이 마치 구면같은 굴곡으로 되어 있어서, 플렉서블 패널임에도 불구하고 딱 달라붙지를 않는다. (공 위에다가 아크릴 판넬을 붙이는 것과 유사한 상황) 갑자기 가슴이 철렁. 결국, 천정에 루프를 설치하고 고정시켜야 하는 건가?
이리저리 패널을 움직이면서 뙤약볕에서 개고생하다보니, 약간의 방법이 생긴다. 차량 진행방향인 앞쪽만 매끈하게 붙이고 나면 뒤쪽은 좀 뜨더라도 주행에 문제가 없지 않을까? (리어 스포일러? ㅋ)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정말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안그러면 태양열 패널이 날라가면서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Home Depot (집 짓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와 장비를 파는 만물상) 에서 가장 튼튼하고 내구성이 강한 덕테이프를 사서 고정시켜 봤다. (For the Toughest Jobs on Planet Earth 라는 카피가 맘에 든다.)
완벽하진 않지만 생각보다 고정이 잘 되었고, 시험주행을 해봤는데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문제는 섭씨 50도의 사막을 달릴때, 테이프가 녹아서 물렁해 지지 않을까 좀 걱정이 되는데, 이건 필드에서 직접 타보고, 문제가 될 경우 덕테이프를 한번 교체해주면 될 것 같다. 일단 이것으로 태양광 패널 설치 완료!
패널 2개의 배선을 합쳐서 배터리로 보내야 한다. 이때 연결을 직렬로 할 것인가? 병렬로 할 것인가?
직렬로 하면 같은 전류에 전압이 2배가 되고, 병렬로 하면 같은 전압에 전류가 2배로 된다. 합계 출력은 동일하기 때문에 출력은 고민할 필요가 없고, 배터리에 어떤 전류/전압으로 집어넣는게 효율적일지 궁합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에 구매한 배터리의 매뉴얼을 보니, 입력전압이 14V 에서 40V 사이에 위치해야 한다고 한다. 태양광 패널의 출력은 보통 19V 정도 되지만 (우리가 구매한 제품도 그렇다.) 태양이 약해져서 전압이 14V이하로 떨어지면 충전이 중단될 수 있다. 즉, 병렬로 연결하면 합산 최대 전압이 19V 밖에 안되기 때문에 햇빛이 약할 경우, 해가 떠 있는데도 전압이 약해서 충전이 중단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반면, 태양이 최고로 내려쬐는 경우에도 직렬 연결한 2장 합계의 전압이 40V가 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직렬로 연결하는 게 정답이 되겠다. (더구나, 직렬 연결이 더 간단하고 배선도 적은 양으로 가능하다.)
배선을 위해서 연장선이 필요하다. 가격이 살짝 비싸지만 Anderson Cable 이라고 부르는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10미터에 $33 정도) MC4 라는 태양광 표준 플러그를 사용하고 있고, 이 플러그는 방수가 지원이 되며, 상황에 따라 뺐다 꼈다가 간편하기 때문에, 어중간하게 케이블 값 절약하려고 플러그 없이 배선을 고정했다가, 계획이 변경되는 순간 케이블을 통째로 다시 구입해야 하는 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
자동차 천정에 설치한 패널을 직렬로 연결하고, 이것을 차 뒷좌석 문을 통해서 실내로 유입했다. (배선의 깔끔한 마감은 나중에 실전에서 마무리 한다.) 트렁크를 통해서 선을 유입하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트렁크는 자주 열었다 닫았다 해야하기 때문에, 반복동작을 통해서 배선이 상할 수 있다. 반면 왼쪽 뒷문의 경우, 사용을 자제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에 이쪽을 사용하고, 이 문짝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
실내로 들어온 선은 뒷좌석의 틈을 통해서 트렁크로 나가며, 트렁크에 배터리를 위치하고 연결하면 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배터리가 잘 고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마구 흔들리면 배터리 손상 내지는 화재를 일으킬 수도 있다.
설치가 완료됬다. 태양이 좋은 대낮에 130W 의 전기가 쭉쭉쭉 배터리로 유입되는게 보인다. 이론적으로 많이 고민하고 충분히 준비한 결과로, 단 한번에 시행착오 없이 훌륭하게 설치를 완료하게 됬다.
다음 회에서는 소나타에 부엌을 설치해 본다.
1. 승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기 - 개요
2. 승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기 - 침대
3. 승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기 - 배터리
4. 승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기 - 태양광 패널
5. 승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기 - 부엌
6. 승용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기 - USB 발전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