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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대만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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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일드멜론 Sep 17. 2018

타이뻬이 외노자의 일기 시작

뿌연세상에 산다는 것


1.

대만에서 생활한지 이미 1년이 지났다.

주재원생활, 외국인으로서의 생활.

학생때야 잠깐잠깐 외국에서 지내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오랜기간 사회인으로 외국에서 살아본 건 처음인지라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부분도 많은것 같다.


2.

대만이라는 나라.

사람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고, 안전하고 외국인에게 대체로 우호적인 나라이다.

그러나, 외국에서 산다는 자체가 '뿌연 세상'에서 사는 느낌이다.

내가 말한 것이, 저사람이 말한 것이 정확히 내가 이해하는 바가 맞는것인지에 대한 불투명성.  

내 행동이, 저사람의 행동이 이 상황과 문맥에서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불투명성.

음식을 시켜도 내가 기대했것이 아닐수도 있는 복불복스러운 불투명성.

이 불투명도가 내가 2년이 더 지난다고 하더라도 70에서 80으로 올라가는 정도가 되지않을까?


3.

학생때 외국에서 살때는 노는게 공부고, 친구사귀는게 공부였고

모두 어눌한 발음의 외국인 친구를 귀여워해주고, 아껴줬던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어눌한 발음의 띨띨한 상사 역할을 해야하는 건 여러모로 자괴감이 든다.

가끔씩 '내가 이러려고 대만에 왔나. 자괴감이 든달까' ㅋㅋ

 


4.

그치만 서두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좋은 나라다. 사람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다만 그사람들을 마음에 품을만큼 내 마음의 여유가 없는것 같다.


5.

이 글쓰기들이 내 마음의 공간을 조금이나마 열어 주기를.
이 곳의 사랑스러운 구석을 더욱 더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그래서 돌아갈때쯤 너무 아쉬운 마음을 안고 떠날수 있기를 

바래본다. 
대체로 그러했듯이.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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