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8

일상은 단편이고 인생은 단편집이야. 그리고 난 네 편이야.

적자생존이라 하여 아등바등 생존법을 익혔건만 이제 와서는 그 생존법이 되레 나를 좀먹는 이 아이러니가 우습다. 아등바등은 어찌 되든 결국 아등바등이야.

이쯤 되면 진화하는 적응자가 아니라 무뎌지는 적응자다. 반복되는 상처에 딱딱하게 굳은 굳은 살을 보며 진화했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프겠구나, 참 많이 아프겠어 하며 흉터 같은 굳은 살을 어루만지거나 눈을 찌푸리며 손이 그게 무어냐 생각 없이 지껄일 뿐이다. 생존의 편린보다는 내가 여지껏 살아오며 받은 무수한 상처들의 편린 같아 기분이 또 이상해지곤 한다.

늘 입에 달고 살던 맥락, 맥락 파악이 중요해요. 팩트도 맥락에서 파악해야죠. 거대한 콘텍스트 안에 팩트가 있는 거예요.

유식한 척 유려하게 내뱉던 그 말을 내게 적용하자니 비참하기 그지 없다. 맥락을 파악하면 할수록 비참해지는 팩트입니다. 나는 어찌 이렇게 되었는가? 그 맥락을 파악해보면요.